사람만 보면 “보물”··· 방방곡곡 도움주는 ‘전도특공대’
주말 잊은 본교회 성도들
고양 오솔길교회 첫 지원
나비섬-헤세드교회에도
전도지-물품 들고 ‘출동’
5년간 목회수기 공모 등
작은교회 돕는 열정 빛나
“앗, 보물이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이자마자 본교회(조영진 목사) 전도팀이 쏜살같이 달려갔다.
“저기 보이는 건물에 오솔길교회가 있어요. 좋은 세미나도 열리니까 꼭 한번 와보세요.”
행인에게 전해준 전도 물품에는 오솔길교회(김범기 목사) 소식지와 건빵, 샤워타올이 들어있다. 건빵과 타올 때문인지 몰라도 전도 물품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오솔길교회가 5월 25~26일 진행한 ‘우리 마을에 패밀리가 온다’ 행사 안내문도 홍보차 끼워 넣었다.
본교회 성도들이 교회에서 멀리 떨어진 고양시 오금동에 모인 것은 작은교회인 오솔길교회 전도를 돕기 위해서다.
앞서 본교회는 본지와 함께 지난 1~3월 작은교회 전도지원 사업을 공고해 총 32개 교회의 신청을 받았다. 심사를 거쳐 8개 교회는 각 200만원, 나머지 24개 교회는 각 100만원을 지원하고 전도팀도 파송키로 한 바 있다. 그 첫 전도지원 교회로 오솔길교회가 꼽혔다.
전도할 사람 찾기
오솔길교회 전도 지원에 나선 5월 18일, 본교회 김선정 목사와 이인석 장로 등 3교구 5공동체 소속 전도팀 12명은 주말도 마다하고 오솔길교회로 달려갔다.
본교회 카페 사장 전현정 권사는 이날 가게 문을 닫았다. 논술교습소를 운영하는 한선녀 집사도 석 달 만에 찾아온 주말의 달콤한 휴식을 포기했다. 모두 쉬운 걸음은 아니었지만 함께 모이니 반갑고 힘이 났다. ‘복음전도’라는 막중한 사명 앞에 주눅 들지 않고 소풍을 떠난 초등학생처럼 즐거워했다.
전도 지원에 나선 오솔길교회는 지난해 5월 국선위와 강서교회(이덕한 목사)의 작은교회 지원 사업에 선정돼 49.586㎡(15평)에서 현재의 신도시 상가건물 165.289㎡(50평) 규모의 교회로 이전했다. 교회 바로 앞에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으로, 내년 후반기에는 교회 주변에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솔길교회 담임 김범기 목사는 43살의 나이에 파킨슨병을 진단받고도 절망하지 않고 교회를 개척했다. 하지만 파킨슨병 진단 10년 차가 되면서 병세가 악화되어 현재 말은 하지만 타인과 소통은 힘든 상태다. 지난해 KT에서 제공하는 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알게 된 김 목사는 지난해 10월부터 AI 설교를 시작했다. 김 목사가 설교문을 입력하면 김 목사의 음성으로 변환시켜준다. 비록 AI 설교지만 김 목사가 성도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말씀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은혜다.
본교회 전도팀은 2개 조로 나뉘어 1팀은 교회 주변에서, 1팀은 승합차로 이동해 교회 인근 둘레길에서 전도했다. 쉴 새 없이 이곳저곳을 돌며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아직 교회 주변에 개발이 한창이라서 지역 주민보다 공사장 인부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교회 인근에 대규모 물류센터들이 있어 센터 직원들과 자주 마주쳤다.
사람만 나타나면 반가운 이웃을 만난 듯 쪼르르 달려가 전도 물품을 건넸다. 손에 든 전도 물품이 하나하나 줄어들 때마다 마음도 가벼워졌다.
건빵과 샤워타월, 교회 소식지 등 전해
전도물품 패키지를 받아 든 사람들도 선물을 받은 것처럼 작은 미소를 띄었다. 그렇게 2시간여 전도 활동을 한 뒤 다시 오솔길교회로 모여 다과를 나누었다.
김범기 목사는 전도팀에게 지난 1~4회 ‘노을음악회’ 편집 영상을 틀어주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솔길음악회의 감동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성악을 전공한 김범기 목사가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자신이 좋아하는 찬송가도 들려주었다. 찬양할 때는 전혀 파킨슨병 환자인지를 모를 정도로 발음이 정확하고 우렁차다.
오솔길교회를 떠나기 전 함께 손을 잡고 오솔길교회 사역과 김범기 목사의 건강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전도팀 박윤식 안수집사는 “김범기 목사님과 오솔길교회를 보면서 내 안의 작은 달란트도 크게 쓰임 받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도움을 주기 위해 왔다가 오히려 큰 감동과 도전을 받고 간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인 홍정자 권사는 “오늘 직무교육도 빠지고 왔는데 오솔길교회가 작지만 큰 교회라는 걸 알았다”며 “부흥회를 다녀온 것처럼 큰 은혜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본교회는 이날 오솔길교회 전도 지원 이후 5월 25일 청주 나비섬교회(이상준 목사)와 대전 헤세드교회(허재만 목사)에도 전도팀을 파송해 전도 지원에 나섰다.
나비섬교회는 플리마켓 부스를 설치해 이웃주민들과 접촉하면서 전도하고 있는데 본교회 전도팀은 플리마켓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을 위해 전도물품을 전달하며 나비섬교회를 홍보하고 전도를 지원했다. 헤세드교회는 어린이 친구초청잔치를 진행했는데 본교회 청년 1부 10명의 청년이 함께 참여해왔다. 허재만 목사는 “본교회의 작은교회 전도 지원사업이 헤세드교회 사역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본교회는 전도지원 대상 나머지 교회들도 순차적으로 개 교회 사정에 맞추어 전도팀을 파송할 계획이다.
본교회의 섬김사역
한편 본교회는 본지와 함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작은교회 목회수기 공모전을 열어 작은교회의 목회 사례를 발굴하고 부흥 의지를 북돋워 주는 데 힘써왔다.
올해는 목회수기 공모전을 대신해 ‘한 성도 한 영혼 주께로!’라는 표어 아래 진행된 교단 전도운동에 기여하고 작은교회의 전도 의지를 북돋우고자 전도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조영진 목사는 “작은교회들은 전도를 하고 싶어도 인력이나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런 작은교회들이 전도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게 이번 사업의 취지”라면서 “이러한 취지에 앞서 본교회가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타 교회와 나누고자 하는 게 보다 근본적인 이유이다. 어려운 이웃과 교회가 손 내밀기 전에 우리가 먼저 찾아가서 돕고 나누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목사는 “본교회는 14년 전부터 소속 지방회 또는 타 지방회의 작은교회를 찾아가 지역을 섬기며 전도하는 사역을 펼쳐왔다”며 “이런 경험과 노하우는 본교회 안에 특별한 전도팀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거의 경험을 해봤기 본교회 거의 모든 성도를 전도 지원팀으로 나누어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