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힘-내일이 더 강한 교회, 생애주기 설문조사 발표
신앙생활 만족 영향 끼친 요인은 ‘가정’
청년·장년·중년·노년 등 맞춤 사역 필수
다음세대를 살리고 가정의 회복을 위해 노년세대에 초점을 맞춘 사역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설문조사가 결과가 발표돼 귀추가 주목된다.
더펠로우십(재)한국IFCJ 가정의힘(이하 가정의힘)은 공익신탁 ‘내일이 더 강한 교회’(실행위원장 우창록 변호사, 실행위원 김병삼·이규현·이영훈 목사)과 함께 지난 4월 전국 개신교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애주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가정의힘은 청년(19~34세), 장년(35~49세), 중년(55~64세), 노년(65세 이상)으로 연령층을 구분해 각각 500명씩 총 2,000명에게 일상생활 관심사, 신앙 관심사 및 만족도, 교회로부터 받고 싶은 교육, 교회의 도움이 필요한 생애주기 과제, 개인 신앙 성숙도 등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가정의힘은 “한국교회의 희망은 노년이라는 사실이 이번 설문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며 “개신교인 노년(만 65세 이상)은 자기평가, 일상생활 만족도, 가정생활 만족도, 신앙생활 만족도 등 모든 항목에서 긍정지수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앙의 주요 관심사를 묻는 문항에서 다른 세대는 모두 ‘마음의 평안과 위로(청년 19.3%, 장년 22.5%, 중년 20.0%)’를 1순위로 꼽았지만, 노년만 유일하게 ’성령충만과 영적 성장(20.1%)‘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6.9%)‘과 ’성도의 교제와 공동체 신앙 형성(5.6%)‘등 공동체와 관련된 영역에서도 다른 세대보다 노년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웃의 고통과 사회문제 해결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가?‘를 물었을 때도, 젊은 세대(청년, 매우 만족 11.2% + 약간 만족 51.4%, 장년 9.2% + 59.2%)보다 노년(27.8% + 60.2%)이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삶의 중요한 결정에서 신앙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강한 긍정을 답한 것도 노년층(가장 결정적 27.5% + 상당히 중요 43.5%)이었다.
가정의힘은 “이번 설문 결과는 지금까지 교회가 취해 온 전략에 역발상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 교회가 젊은 세대와 다음세대를 돌이키려면, 다음세대보다 그들의 부모·조부모세대인 노년을 출발점으로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며 “은혜의 경험과 삶의 지혜를 축적한 ’황금세대‘인 노년을 다시 일깨우면, 그들의 선한 영향력이 자녀와 손주 세대까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앙교육과 관련해 가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도 나왔다. ‘신앙생활 만족에 영향을 준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모든 연령층이 ‘가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모든 연령층에서 40% 이상이 ‘가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순위와 2순위를 합하면 61.7%가 가족의 영향을 꼽았다.
생애주기별 교육의 시급성도 제기됐다. 일상생활 전반과 신앙생활 관심·만족도에서 세대별로 다른 특성이 뚜렷이 드러났다. ‘평소 자신의 관심사’를 묻는 질문에, 모든 연령에서 건강이 공동 1위였지만, 2순위부터는 청년기(배움·자기계발·학업), 장년기(자녀양육·교육), 중년기(은퇴 및 노후대비), 노년기(신앙생활·영적성장)의 우선 관심사가 각각 확연히 달랐다.
또한 자신의 관심사와는 별개로 ‘내 연령대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물었을 때, 청년기는 1순위 일·취업, 2순위 배움·자기계발 순이었고, 장년기는 1순위 자녀양육·교육, 2순위 재테크 순이었으며, 중년은 1순위 건강, 2순위 은퇴·노후대비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두 질문 모두에서 ‘신앙생활·영적 성장’이 삶의 우선순위라고 답한 연령은 노년기가 유일했다.
가정의힘은 “청년~중년기 개신교인들은 다른 급하고 치열한 문제들에 비해 신앙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회가 젊은 세대를 양육하려면 각 세대별 주요 관심사가 신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적극적인 참여와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성도들이 씨름하고 있는 치열한 삶의 문제에 성경이 어떤 의미와 답을 주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교회 교육에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내일이 더 강한 교회’와 가정의힘은 지난 5월 14~15일까지 제주 MJ리조트에서 ‘한국형 생애주기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워크샵을 열고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교회 각 세대가 가진 신앙과 생활의 실제적 필요와 관심사를 진단하고, 생애주기 교육의 전환을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워크샵에는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 단혜향 교장(독수리기독학교), 최영우 대표(도움과 나눔), 박상진 석좌교수(한동대), 김기철 교수(감신대) 등이 참석했다.
지난 1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년세대가 한국교회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김병삼 목사는 “한국교회의 노년세대는 교회의 성장과 부흥을 경험한 ‘은혜의 세대’이고, 여전히 교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힘과 자원을 가진 ‘황금세대’다. 노년 세대가 깨어나면, 그 자녀 세대인 중년, 장년, 손주세대인 청년, 청소년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한국교회의 아랫세대가 노년세대에 겸손하게 요청함으로 노년의 영적 불꽃이 아랫세대의 불꽃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실제 만나교회는 노년세대가 주축이 된 합창단 ‘골든 싱어즈’ 사역과 함께 청년세대가 노년세대를 위해 봉사하는 ‘새벽기도 카풀’, 노년세대가 청년세대를 위해 집밥을 만들어 주는 사역을 진행하면서 세대 간 장벽을 허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노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12주 과정의 인생 플러스 사역을 펼치고 있는 이규현 목사도 “수영로교회는 모든 세대가 철야기도로 자연스럽게 모여서 기도와 말씀을 통해 영적으로 하나 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딱딱하고 무거운 집회의 형식이 아닌 축제와 같은 시간”이라며 “세대를 통합하는 일은 억지로 하기 쉽지 않다. 철야기도를 통해 갓난아이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어우러지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내일이 더 강한 교회’는 “교회는 어떤 교육적 방법론이나 프로그램 이전에, 하나님이 가정과 부모에게 주신 힘을 믿고 가정을 세우고 부모를 교육하는 일에 모든 자원과 지혜를 총동원해야 한다”며 “청년은 청년의 문제에, 장년과 중년은 각각 다른 현실적 문제에, 성경이 어떤 의미와 답을 주는지 알고 싶어한다. 이제 교회가 각 세대별로 씨름하고 있는 문제들을 성경적으로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안내해 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년과 부모 세대를 깨워 자녀세대에 신앙을 전수해야 한다는 원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순종과 결단의 문제”라며 “우리가 순종의 자세로 지금부터 함께 기도하고 지혜를 모으고 지속적 실천을 이어가면, 적어도 30년, 50년 후에는 이 땅에 큰 부흥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가정의힘은 이번 설문조사와 워크샵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9월 9일 분당만나교회와 9월 30일 수영로교회에서 ‘한국교회 생애주기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목회자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