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자살로 이어지는 악순환
건강한 가정공동체 재건 필요
대인관계 회복해야  ‘중독’ 탈출
결국 핵심은 직장 갖게 하는 것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고립·은둔 상태에 놓여 있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전국 단위의 첫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한국의 2030세대 중 5%에 해당하는 약 54만명이 ‘은둔형 외톨이’로 드러났다.

‘고립·은둔 청년’은 6개월 이상 제한된 공간(방이나 집)에서만 생활하는 등 사회활동이 거의 없거나 위급할 때 기댈 사람이 없는 이들을 뜻한다. 서울시에만 고립·은둔 청년이 13만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서울시가 2022년 발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거주 청년 중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비율은 4.5%(12만 9000명)로 나타났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로는 45.5%가 ‘실직 또는 취업의 어려움’을 꼽았고, ‘심리적·정신적 어려움’(40.9%)과 ‘대인관계 어려움’(40.3%)이 뒤를 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만 19~39세 8,8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6360명(75.4%)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2년 일반 청년 조사에서 ‘자살 생각’ 응답률이 2.3%였던 것에 비하면 약 33배나 높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임석순 목사)는 지난 5월 10일 은혜광성교회에서 ‘위태로운 다음세대 해법은 있는가’를 주제로 5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진행하고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며 고독사의 위험예 빠지거나 중독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교회 차원의 지원 방안은 무엇인지를 살폈다.

곽혜원 교수(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대표)는 “매우 우려스러운 문제는 고립·은둔의 삶을 살아가는 많은 청년이 홀로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청년 고독사’가 급증하는 현실”이라며 “과거에는 고령층에게만 있을법한 일로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청장년의 고독사가 그리 낯설지 않게 됐다”고 했다.

청년세대의 고독생·고독사 문제해결을 위한 한국 사회의 한국교회의 과제로는 △사회 안정망 강화 및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 보호 △사회경제적 공평과 정의의 정착 △상생과 연대하는 공동체 회복 △건강한 가정공동체 재건 등을 제시했다.

곽 교수는 “성공과 출세라는 무한경쟁에서 도태되고, 생존 기반이 무너진 사회구성원들을 보듬지 않고는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와 정의와 평화가 다스리는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할 수 없다”며 “사회적 약자들이 한을 품고 세상을 등지는 상황 속에서 사회구성원 상호 간에 생존과 협력을 독려하면서 공평과 정의를 정착시키는 일은 21세기 한국기독교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충차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가정으로 파고든 중독의 심각성에 대해 발표한 조현섭 교수(총신대 중독재활상담학과)는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선 대인관계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하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조 교수는 “외롭고 고립된 이들을 돕는 사업의 핵심은 직장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34년 동안 알코올, 도박, 마약, 미디어 중독 문제를 연구하면서 내린 결론은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거다. 직장이 없으면 계속 방 안에 있을 수밖에 없고, 스마트폰과 게임, 인터넷을 하거나 술을 먹고 마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교회 차원에서는 건강한 영적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가운데 부모가 자녀의 생애주기별로 수행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교육하는 일과 중독 관련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상담을 위해서라도 교인 중에서 상담 전공자나 상담에 관심 있는 이들을 성경적 중독상담전문가로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중독 문제는 자기의 의지만으로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교회는 정기적으로 학부모나 교사, 직분자들을 대상으로 중독의 현황, 폐해와 부작용, 예방 방법을 교육해서 중독 문제를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서도 일상 생활 속에서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자녀들은 스마트폰이나 미디어 사용에 대해 부모가 하는대로 따라가기 마련”이라며 △스마트폰으로 영어성경 읽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휴(休)요일 △침묵일지 작성 등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할 수 있도록 지도할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