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호 교수 “교회 내 각 세대가
한 몸 같은 ‘온세대교회’ 이상적 
예수님처럼 ‘식탁공동체’ 이뤄야”
고립 심화 사회 교회역할 고민

나홀로 사는 1인 세대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4월 10일 발표된 행전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전국 1인 세대 수는 1002만1413세대로 전체 2400만2008세대 중 41.8%를 차지해 5가구 중 2가구가 1인 세대로 나타났다.

핵가족마저 쪼개는 1인 세대의 증가를 ‘핵개인’의 등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핵개인’이라는 용어는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교수가 올해 초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를 펴내면서 널리 쓰이고 있다. 핵개인은 자립과 다양성을 무기로 △탈권위주의 △독립적 개인의 자유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비대면 소통 등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핵개인도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외로움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예방 실태조사 연구’에서는 고독사 고위험군이 2.6%, 중위험군 19.8%, 저위험군 56.4%로 위험군에 속하지 않는 경우는 21.2%에 불과했다. 혼자 사는 10명 중 8명은 고독사 위험군에 속한 셈이다.

기독교인도 마찬가지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4 조사’에서도 ‘교회 안에서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자주+가끔 있다)’는 응답자가 36%로 집계됐다. 또 이들 중 61%가 소그룹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편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일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에서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원장 박영호 목사)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신현호 교수(장신대)는 핵개인 시대의 외로운 크리스천들을 위한 대안으로 교회 구성원들이 환대와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를 돌보는 ‘온세대교회’를 제시했다.

이날 신 교수는 “교회 안에서 ‘외롭다’라는 말은 단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교회 됨의 정체성과 소명을 상실한 것”이라며 “교회는 영·유아부, 아동부, 중고등부, 청년부, 청장년부 이렇게 다양한 세대가 한 몸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어느새 교회가 같은 건물에 있을 뿐, 이 세대들이 마치 각각의 세대를 이루는 ‘다세대교회’가 됐다. 소통 없이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이라는 정체성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인 외에 다른 세대 청년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5명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다른 세대가 예배드리는 곳에 방문해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한 경험이 있는지 △다른 세대가 어떤 영적인 여정을 걸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기도제목을 나눠봤는지 등을 체크리스트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만일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면 지금 다세대교회에 속한 확률이 높다”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하나님 나라의 화평과 화해, 평강의 사역을 감당하지 못하는 다세대 교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을 때는 다세대교회가 아니라 온세대교회로 부르셨다”며 서로의 기쁨과 슬픔에 민감히 반응하는 식탁공동체의 회복을 통해 온세대교회로 거듭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께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불러 모으실 때 식탁이라는 자리를 활용하셨다”며 “교회 현장에서도 단지 음식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삶의 자리에 ‘어떻게 더 다가갈 수 있을까?’ 질문하며 진정한 식탁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할 때, 외로움의 그늘이 사라지고 온세대교회가 될 줄로 믿는다”고 했다.

김주용 목사도 “작년에 혼자 사시는 한 성도님이 돌아가셨는데,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게 의아해서 집에 찾아간 구역장이 돌아가신 걸 발견하게 됐다. 만약 그분이 교회를 다니지 않으셨다면 그분의 죽음은 수일이 지나서 알려졌을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소외와 고립, 외로움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나눠야 하고, 신학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현장에서도 계속해서 서로 대화하는 가운데 교회가 해야 될 역할들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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