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연, ‘한국교회 보수화 정치참여’ 주제로 포럼 개최
특정 정당 ‘무조건 지지’ 반성, ‘전광훈 현상’ 극복 요청
4월 5일부터 6일까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교회의 정치참여 문제를 성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신승민 목사)은 지난 4월 4일 서울 서대문구 공간이제에서 ‘한국교회 보수화 정치참여’를 주제로 제2차 에큐포럼을 개최했다.
김진호 목사(전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장)가 ‘극우주의 시대 그리스도교 정치의 가능성’을 주제로 발제하고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이사장), 남재영 목사(대전 빈들공동체교회)가 논찬했다.
김진호 목사는 한국교회에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극우주의와의 결별을 요청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기후위기 시대를 맞은 지금, ‘우리’의 범위를 확장하는 ‘살림의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 목사는 “개신교를 포함한 그리스도교 신앙은 오랫동안 장벽을 쌓으면서 발전해 온 역사를 갖고 있다. 장벽은 타자와 우리를 구별하는 무수한 장치들을 통해서 작동된다. 그런 장벽을 허물어 내는 일은 오늘날 우리에게 요청되는 성찰적 과제”라며 “그리스도인의 정치는 모든 존재들과 상생의 관계를 만들어 내고, 우리 문화 속에 내재된 죽임의 관계를 극복하려는 살림의 정치로까지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교형 목사는 논찬에서 “이념적 극우가 아니라 ‘바꿔 봐도 소용없더라. 그럴 바에야 그냥 욕망으로 달리자’는 실망 속에서 극우 정서가 호소력을 갖는 건 아닌가”라며 “요즘 한국사회는 온통 정치 밖에는 없다. 우상이 된 정치화다. 보수와 진보로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사연을 오직 이념적 보수와 진보로만 표현하는 비정함, 메마름에 국민은 지치고, 병든다”고 지적했다.
구 목사는 “정치에 대한 거듭된 실망으로 비인간화, 몰인간화, 극우화되는 한국사회에서 주의 마음을 다시 배우려는 노력이 그리스도 교회가 할 일”이라며 “진보개혁 진영부터 땀과 눈물의 진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논찬한 남재영 목사는 한국교회에 극우 개신교로 대표되는 ‘전광훈 현상’의 극복을 요청했다.
남 목사는 “한국 개신교가 ‘전광훈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상생의 정치란 불가능하다. 에큐메니컬 진영이든, 복음주의 진영이든 개신교는 수구보수적인 전광훈 현상에 깊숙하게 오염되었다”며 “(한국교회 부흥 과정에서) 결정적인 개신교의 과오는 사회적 약자를 품는 몸이 망실(亡失)된 종교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럴 때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정치는 당연히 무화(無化)될 수밖에 없다. 전광훈 현상은 영성적으로 파산 상태일 때 나타나는 징후”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