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 안하기도 하나님 창조세계 보전
2018년 교단 첫 ‘녹색교회’ 지정
15년째 6월 중 환경주일예배
일회용기 안 쓰고 소비 줄이고
몸에 배게  작은 것부터 실천
작년엔 유초등부 아이들 참여
음원 유튜브 공개해 몽골 돕기
이수경 목사 “사중복음 신앙은
이론뿐 아니라 실천력 갖게 해”

기후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전에 비해 지나치게 따뜻해진 겨울, 봄과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 버리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슈퍼 엘리뇨 현상으로 폭염과 폭우에 시달리거나 세계 바다의 평균 해수면 온도 역시 연일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3월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공개한 미래의 기상예보에서는 “2050년에는 전 세계 어린이의 94%가 폭염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야외에서 뛰어노는 건 이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며 극심한 가뭄으로 더 이상 농작물을 수확할 수도 없을뿐더러 기후 재난으로 인한 세금 부담도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 교단도 117년차 총회에서 ‘환경주일’ 제정 안건을 통과시켜 교단 차원에서 환경문제와 기후위기 관련 이슈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개교회 차원에서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아끼거나 사순절을 기간 동안 탄소 금식 캠페인과 녹색기도 운동에 동참하는 교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교회 안에서 성도들과 함께 기후위기 문제를 고민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우리 교단 소속 교회로는 최초로 ‘녹색교회’로 선정된 서울북지방 새사랑교회(이수경 목사)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녹색교회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가 주최가 되어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온전히 가꾸고 보전하기 위해 생태환경 활동에 힘쓰는 교회들을 선정해 매년 환경주일연합예배에서 발표된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114개 교회가 녹색교회가 선정됐으며, 우리 교단에서는 2018년 새사랑교회(이수경 목사)와 2020년 서울강서지방 푸른교회(박규남 목사)가 선정되었다.

새사랑교회를 ‘하나님의 형상의 회복과 더불어 내면의 성숙함을 이루어 하나님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자연을 사랑하는 교회’로 소개한 이수경 목사는 “2010년부터 6월 중에 한 번의 주일을 택해 환경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환경에 대한 각별한 책임은 하나님을 창조주로 고백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사명임을 온 성도들과 함께 지켜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주일 예배에서는 미래세대인 어린이들과 함께 연합으로 드리면서 예배 후에는 온 성도들이 직접 만든 환경 피켓을 들고 동네를 한 바퀴 도는 ‘초록 발자국 행진’도 진행한다.

이수경 목사와 성도들이 녹색교회로의 첫걸음 뗀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2010년 현재의 장소(노원구 상계동)로 교회를 이전하면서 친환경 강대상을 직접 만들기 위해 찾아간 목공소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을 지낸 이진형 목사(군포 청지기교회)의 공방이었다. 같은 해 새사랑교회는 환경선교를 담당하는 담당자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환경선교에 참여하게 됐다.

환경선교를 한다고 거창한 일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세계를 보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지극히 작은 실천들인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하지 않기 △텀블러나 개인컵 사용하기 △장바구니 가지고 다니기 △쓰지 않는 물건 서로 공유하며 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적당히 음식 먹기를 통해 탄소배출 줄이기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태달력 사용하기 등부터 생활화했다.

최근에는 교회가 자리한 상계동 주민들을 위한 제로웨이스트샵을 구상 중이다. 제로웨이스트샵은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고, 생태계에 위협을 주지 않는 자연식물이 주원료인 제품들을 판다. 또 세제를 리필해서 필요한 만큼만 사고 쓸 수 있다. 이 목사는 새사랑교회가 제로웨이스트샵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삶의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새사랑교회 협동목사인 박창규 목사는 현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집행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성도들은 녹색교회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환경선교와 기후위기에 대한 정보 교환부터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에는 새사랑교회 초등부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유년부 아이들이 앨범 커버 참여한 ‘아야 지구 아파요’라는 음원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수익의 90%는 사막화가 일어나는 몽골의 숲을 살리기 위한 ‘한국교회 몽골 은총의 숲’ 프로젝트에 기부해 의미를 더했다. 교단 차원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환경선교와 기후위기 문제에 대응해 나가길 기대했다. 그는 “지방회 내에 환경선교부를 개설해 녹색교회로의 전환을 돕는다면 기후위기로 인해 불안해하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희망이 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중생, 성결, 신유, 재림’ 사중복음의 성결인들이 창조세계 보전에 힘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성결교단의 사중복음 신앙은 이론뿐만 아니라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준다고 믿는다”며 “거듭나면 탐심에서 벗어나 정결하게 살아가고 절제와 자족할 줄 아는 삶의 자리로 나아가게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기후위기 앞에서 성결인들이 침묵하면 지구가 병들어 죽음의 길로 갈지도 모르겠다”며 “땅이 우리가 걸어갈 때 길이 되는 것처럼 기후위기 시대 속에 환경선교를 통해 온 세상을 녹색으로 물들여 가는 귀한 여정에 우리 모두 함께 걸어가기를 바라는 것이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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