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끔찍한 성폭행 사건과 아무에게나 흉기를 휘둘러대는 칼부림 범죄와 살인 사건들이 잇달아 터지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18일 의정부역에선 유모(39)씨가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공업용 커터칼을 휘둘렀고, 22일엔 김모(30)씨가 전에 다니던 서울 여의도의 회사 앞에서 퇴근하는 직장 동료들과 말리는 시민들에게 칼부림을 했고, 또 18~22일 사이에 전국에서 성폭행과 칼부림 사건 10건 이상이 터졌다. 알고 보니, 의정부역에서 난동 부린 유씨는 휴대폰·신용카드도 없이 10여 년간 여인숙을 전전하며 사는 떠돌이 신세였고, 여의도 칼부림을 저지른 김씨는 회사에서 쫓겨난 후 가족과 왕래마저 끊긴 채 고시원에서 1년 넘게 은둔 생활을 해왔다. 이들 대부분은 사회에서 낙오된 외톨이들로서 끔찍한 묻지 마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는 융성의 시기에 이런 사회적 폭력 범죄들이 멈추지 않고 오히려 빠르게 늘어난 까닭이 무엇인가. 우선 우리의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사회의 도덕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가 침체하면 사람들의 심성이 거칠어진다. 최근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많은 실업자들을 거리로 내몰아 범죄에 직접 영향을 미쳐 세계가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인성(人性)에 대한 잘못된 이론이 범죄를 키우고 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이 후천적으로 결정된다는 ‘빈 석판(blank slate)’ 이론은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널리 퍼져, ‘범죄는 개인의 책임보다 사회의 책임’이라는 주장이 우세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불운을 사회 탓으로 돌리고 남에게 분풀이하려는 성향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사법부의 판결은 너무 너그럽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약 20만명으로 추정된다는 이런 은둔형 외톨이 집단들의 실태를 전문가들을 동원해 다각도로 조사하여 그들을 정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지역의 복지관과 봉사단체들은 물론 ‘세상의 빛과 소금’됨을 지향하는 우리 크리스천들은 더욱 책임을 느끼고, 울분과 절망 속에서 사는 외톨이들의 친구가 되어 복음으로 사회와 관계의 끈을 만들어 주도록 계속 노력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