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주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이 선거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4년 동안 국민을 대변하며 입법활동을 할 지도자들을 선출한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기독교계는 우선 총선을 앞두고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기독교 지도자들은 성경적 진리를 기반으로 정치권에도 예언자적 메시지를 선포해야 하고, 정치가 부당하게 종교 자유를 침해하거나 연약한 국민들을 핍박한다면 그에 맞서야 한다. 그러나 예를 들어 강단에서 대놓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은 성경적 행위도 아닐 뿐더러 공직선거법에 따라 형사처벌까지 이를 수 있고 선교에도 지장을 줄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실제 헌법재판소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처벌을 받은 2명의 목회 자가 “종교 기관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위헌”이라고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합헌을 선고했다. 이 목회자들은 과거 “지역구는 2번 찍으세요. 황교안 장로 당입니다”, “이재명이 분명히 공산주의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가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둘은 각각 재판과정에서 위헌 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됐고, 헌법소원까지 청구했었다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특정 후보들을 지지 또는 비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기독 정치인들을 훈련시키고 계몽하는 일이다. 역대 국회에서 기독교인의 비율은 40% 안팎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았다. 이는 일견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요즘은 기독교인들조차 이러한 소식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가. 기독교인 정치인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신의 종교(신념)보다는 사리사략·당리당략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능력으로, 정책 으로, 실제적 성과로 자신의 종교(신념)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점점 같은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지지하기보다, 실제 자신에게 유익이 될 만한 정치인을 지지하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독 정치인들은 달라져야 한다.
국민들이 선거철에만 시장을 찾거나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 정치인들을 좋아 하지 않듯, 기독교인들도 선거철에만 기독교인 코스프레를 하는 기독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행실과 정책과 성과에서 자신의 신앙과 신념을 입증해야 한다. 기독 정치인이라면 당리당략이 기독교 가치관과 배치된다면 단호히 맞서야 하고,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청렴결백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독교인들 또한 달라져야 한다. 기독교계는 마땅히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정의롭고 공정하며 정직하고 능력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단순히 지역과 정당만을 보고, 혹은 인기영합주의와 거짓 공약 등에 속아 가볍게 처신해선 안 된다.
투표도 중요하지만 투표 이후가 더 중요하다. 뽑힌 사람이 어련히 다 알아서 잘하리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정치인들에게 끊임없이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다하여, 부패와 나태를 막아야 한다. 타락한 정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국민들의 무관심이다. 기독교인들은 정치를 “거룩하지 못한 것”, “타락하고 부패한 자들이나 하는 것”으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건강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이는 선교를 위해서도 매우 중대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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