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를 준비하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길을 내시고
살리는 사명을 주실 것을 믿는다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한 성도들은 주기도문을 외울 때 특별하게 애를 쓰지 않아도 무의식 중에도 외울 수 있다. 오랜 시간 반복함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몸에 축적되는 것처럼 하나님이 은밀하게 빚어가시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성경 속 모세의 삶을 통해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창22:17)”라고 약속하신다. 출애굽기를 보면 이스라엘 자손이 번성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다(70명에서 60만명). 이렇게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었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요셉 때처럼 평화롭지 않았다. 요셉으로부터 약 400년이 지난 시점에는 노역과 종된 신분으로 고난과 환란을 겪었다.

하지만 이러한 고난은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벼 모종을 먼저 하우스에서 인큐베이팅하여 나중에 논으로 옮겨 심어도 죽지 않는 것 같이, 하나님께서 400년의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을 영적인 비닐하우스에서 인큐베이팅하시며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셨다. 그리고 이제 논에 옮겨 심는 시기가 되었기에 고난과 환란을 겪으면서도 버티는 것이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40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준비되었고, 이제는 백성들을 애굽에서 이끌고 나올 준비된 리더가 필요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애굽의 왕자 신분으로 40년 동안 제국통치전문가 훈련을 시키셨고, 이후 도망자 신세가 되지만 광야에서 광야전문가로 40년을 훈련시키신다.

이렇게 하나님의 섭리 안에 준비된 모세를 바라보며 한가지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은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에게 기다림을 요구하기도 하시고,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며 살아가는 훈련과정을 통해 우리를 은밀히 빚으시고 성취하신다는 사실이다.

2. 하나님과의 개인적 직면
하나님은 삶의 전환점에서 우리를 자극하고 말을 걸어오신다. 

모세의 이야기에도 80년 인생을 완성할 ‘생의 전환점’과 ‘하나님의 말 걸어오심’이 잘 드러나고 있다. 그것은 모세가 광야에서 40년을 보내며 드디어 광야의 전문가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떨기나무에서 모세를 부르셨다는 것이다(출 3:1-5). 그리고 모세는 하나님께서 보낸 사인에 반응하였고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게 되었다. 우리 인생에서도 이런 하나님과의 개인적 직면은 신앙생활에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사건이 된다. 

3. 하나님과의 공동체적 직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간 광야 생활하면서 첫 번째로 건넜던 홍해도, 두 번째로 건넜던 요단강도 사실 반드시 건너야 할 강은 아니었다. 

원래 이스라엘 백성이 지도상 가장 최단 거리로 이동하게 된다면 홍해와 요단강은 건널 이유가 없었지만 아직 믿음을 갖추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와 요단강을 건너야만 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출애굽 하였지만 추격해 오는 애굽 군사들과 길을 가로막은 홍해 앞에 결국 불평과 원망을 쏟아 놓는다(출 14:10-16).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홍해를 가르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마른 땅 위로 건너게 하신다. 사도 바울은 이 홍해 사건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집단 세례를 받은 사건이라고 해석한다(고전 10:1-4). 더 이상 애굽의 백성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험하여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집단 세례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은 이제 돌아갈 길이 없어졌다. 이들은 하나님을 의지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걸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첫 번째 강을 건너게 하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널 때는 요단강이 범람하는 추수철이었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믿음과 순종으로 요단강을 건너간다. 그리고 모든 백성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해야 하는 할례를 행한다. 이제 가나안 땅의 모든 민족과의 전쟁을 앞둔 위중한 시간에 어이없이 할례를 행하여 군사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스라엘 백성이 범람하는 요단강을 건넌 사건과 요단강을 건넌 후 집단 할례를 행한 사건 모두 무모하고 이상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행동은 광야 40년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은밀히 빚으셨고, 이스라엘 백성은 드디어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의 성숙을 이루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은밀히 빚으신다.’ 모세라는 탁월한 지도자를 은밀히 빚으셨던 것처럼 반드시 우리에게도 길을 내시고 또한 살리는 사명을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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