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재산을 복음 전파에 바친, 순수하기 이를 데 없는 
무소유의 성직자, 그의 삶은 하나님이 책임지시고 있다

올해 95세의 노종, 김성호 목사님의 이사를 축하하기 위해 아내와 같이 나섰다. 도착해서 목사님을 모시고 근처 식당으로 갔다. 뜨끈한 복 맑은탕이 시원하다. 옆자리에서 먼저 식사를 마친 두 분이 식사비를 내겠다며 정중히 인사하고 나간다. ‘원 이런 고마운 일이 있나?’ 목사인 줄 알았나 보다. “두 분 목사님들 사역에 100배의 결실을 주소서.”

찻집, 목사님은 라떼 잔을 두 손으로  잡은 채 몇 년째 섬기는 요양원 얘기를 신나게 하신다. “처음엔 우울증으로 고개도 안 들던 분들이, 한 분씩 기도해드리며 사랑한 덕에 지금은 다 같이 노래 부르고 기뻐하며, 세례도 여러분 받았어요. 더욱 감사한 것은 기적이 일어났어요. 40여 명 할머니 할아버지들, 코로나 몇 년 동안에 한 분도 병원에 가거나 돌아가신 분이 없어요.” 영적으로, 심리적으로 회복되니 이적이 나타난 거라고 하신다. 95세 노인의 섬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내 목회는 기적의 연속이었어요. 59년에 군목 제대하고 길음동, 지금의 성북교회, 참 가난했어요. 여러 날 말도 안 하고 먹지도, 자지도 않는 어느 청년이 있었는데, 찾아가 끌어안고 듣거나 말거나 몇 시간을 기도해주니 입을 열어요. 미음을 끓여줬어요. 후에 신학교에 가게 했지요. 사랑이 능력이죠. 기적을 일으켜요. 이번에도 아파트로 이사한 기적이 일어났어요.” 

목사님은 은퇴자금에 얼마를 보태 5억 원을 가지고 몽골 마을에 우물을 파주며 교회를 두 곳이나 세우고 예배당을 지었다. 10년 만에 후임자를 세우고 귀국하셨다. ‘법인 예수마을’을 세워놨기에 몽골 정부의 박해가 있는데도 이 두 교회는 존속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귀국 후 전셋집에서 나가야 하는 것. 당시 전세금으로는 다시 집을 얻기 어려워 전전긍긍하는데, 신학교에서 가르친 어느 제자가 안부 전화를 했다. 사정을 듣더니 사업상 쓰던 십정동 창고에 방을 꾸미고 이사하게 해서 이제까지 거기 거주해오셨다. 단 얼마짜리 전셋집이라도 있으면 안 되는데, 그것도 없고 재산도 없어 이번에 정부 지원 대상이 된 것이다. 

 목사님 아파트에 왔다. 국가가 임차인으로, 목사님은 매월 20만 원씩 집값만 낸다. 관리비도 무료다. 또 가정 도우미가 주 3회 와서 살림살이를 돕는다.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땀 흘린 세대의 노고에 감사한다. 

목사님 말씀대로 기적이다. 내 집 장만할 줄도 모르고 다 털어 복음 전도에 바친, 순수하기 이를 데 없는 무소유의 성직자, 김 목사님의 생애를 하나님께서 책임지시는 것이 아닌가? “여호와께서 또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 기업도 없겠고 그들 중에 아무 분깃도 없을 것이나,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네 분깃이요, 네 기업이니라(민18:20)” 아들에게 목사님을 뵙고 온 얘기를 했다. “가난한 고령층을 돌보는 건 국가의 책무죠. 세금 내는 보람이 있네요.”

올 때 군고구마 몇 개랑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과 너 어떻게 살래』를 선물로 주신다. 어르신과 정겨운 대화, 만나면 만날수록 존경스러운 목사님, 그리고 덤으로 만난 멋진 젊은 목사님들, 참으로 멋지고 은혜로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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