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가 먼저 행복해야 성도들도 행복해진다

 20개 구역 모임 개편해 22개 소그룹 ‘나눔’ 체제로
 1인 1만원 헌금해 이웃돕기··· 성탄 장식비도 기부
‘인구 절벽’ 중 소도시 다음세대 교육 위해  무한지

설립 34년을 맞은 경북 김천시 모암교회는 지금의 원로이신 김문부 목사님이 개척하셨습니다. 2대 담임목사인 저는 ‘어떻게 모암교회를 이끌어 나갈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34년 동안 지켜온 교회의 전통과 시스템, 분위기를 지키면서 10년에 걸쳐 조금씩 교회를 변화시켜 왔습니다. 훌륭하게 목회를 하고 은퇴하신 원로목사님에 대한 존중이자 교회를 부흥시켜온 성도님들의 성과를 인정하는 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모암교회에서의 10년
#예배- 설교를 통하여 은혜받는 예배가 아니라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설교 중심의 전통적인 예배에서 찬양과 말씀, 그리고 참여 중심의 예배로 전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도시 중형교회의 예배이지만 역동적이고 경쾌한 예배를 지향하고 있으며, 20분가량의 찬양팀과 뜨거운 찬양, 사도신경과 대표기도, 묵도송과 찬양대 찬양, 성도들의 특별감사를 소개하는 나눔, 그리고 20분 정도의 설교, 헌금봉헌과 광고, 송영과 축도로 이어지는 예배는 자연스러움과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추구합니다. 외부에서 예배를 드리러 온 타교회 성도들이 놀랄 정도로 좋은 분위기의 예배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말씀- 설교자로서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는 오직 복음만 전하겠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성도들이 원하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는 말씀을 전하겠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성도들이 이해하기 쉬운 설교를 하겠다는 것이고, 네 번째는 짧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으로 10년 동안 설교를 하였습니다. 성도들은 ‘우리 목사님은 성경만 이야기해’라고 이야기합니다. 성도들이 설교를 삶 가운데서 온전히 적용할 수 있도록 반복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같은 주제로 2달 동안 설교하기도 합니다. 주일에 선포되었던 말씀에서 인용한 구절을 새벽기도 때 다시금 반복합니다. 수요예배와 금요기도회에도 주일 설교와 연관하여 말씀을 전합니다. 따로 성경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다양한 주제와 심도있는 내용을 전하기 위하여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 교육을 위하여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오후 찬양 예배와 연계하여 장년부를 위한 ‘학교’를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간증학교, 중보기도학교, 바나바학교, 기도학교와 같은 ‘학교’를 오후찬양예배를 통하여 개설하여 1차 강의를 진행하고, 찬양 예배 후에는 심도있게 같이 배우고자 하는 성도들을 따로 모아 2차로 교육하였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하여 많은 성도님들이 담임 목사와 교회가 추구하는 바를 공감하게 되었고, 지식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부서를 위하여서는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요구하였습니다. 우선 각 부서의 전담교육자를 확보하였습니다. 지방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교역자를 수급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유치부, 유초등부,  중고등부에 전담교역자를 세울 수 있었고, 이를 통하여 전문적인 다음세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교육관을 리모델링하여 아이들이 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으며, 재정적으로 부족하지 아니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눔- 모암교회에 부임하여 보니 20개의 구역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신년이 되어 구역을 조정하려 하니 각 성도 간의 관계를 알 수 없었기에 감히 손을 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수년 전, 전면적인 소그룹 모임으로 전환을 시도하였습니다. 예배에서 소그룹모임에 대한 중요성과 의미를 여러 달 동안 선포하고, 성도들이 원하는 대로 사람들을 모아서 소그룹으로 ‘나눔’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소그룹 활동인 ‘나눔’을 지원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행사와 홍보를 병행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그냥 이름만 있는 구역이 아니라 실제로 활동하며 교제하는 22개의 ‘나눔’이 있습니다. 이 ‘나눔’은 식탁을 나누고, 기도를 나누고, 삶을 나누는 귀한 모임이며, 성도님들이 자발적으로 편성하고 운영하고 보고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섬김-부임한 2014년 하반기부터 ‘이웃사랑헌금’이라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세례교인 한 명당 만 원씩 헌금하여 힘없고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섬기자’며 선포하고 한 달 정도 모금을 하여 이웃을 위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첫 해에는 연탄을 1만장 구입하여 전달하였습니다. 그리고 매년 주민센터와 상의하여 그 지역에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불을 전달하기도 하였고, 생필품 박스를 만들어 전달하기도 하였으며, 재작년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행복세탁소’를 만들어 세탁기와 건조기를 지원하였습니다. 작년에는 난방비 걱정 때문에 춥게 지내시는 소외계층을 위하여 탄소매트를 지원하였습니다. 성탄절 성전장식비용을 수년째 지역장애인단체에 기부하였고, 꾸준히 경찰서, 소방서와 같은 곳을 섬기며 그들의 수고를 격려하였습니다. 이런 모암교회의 조용한 섬김은 지역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으며 작년에는 이러한 섬김사역을 인정받아 김천시장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모암교회를 위해
모암교회의 주보에는 아주 독특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복음이 있는 교회’, ‘섬기는 교회’라는 문구와 함께 ‘화목한 교회입니다’라고 자랑합니다. 모암교회는 하나님과 사람간의 화목함이 있으며, 목회자와 성도 간의 화목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도들이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기로 으뜸인 교회입니다. 아름다운 예배, 화목한 당회, 웃음이 넘치는 나눔모임이 모암교회의 모습입니다. 예배를 드리러 와서 마음이 뜨거워지며, 하나님께 찬양과 기도를 마음모아 드리고, 봉사자들이 그 봉사로 인하여 기뻐하며, 다음세대들이 웃고 즐거워하는 모두가 행복한 모암교회를 만들기 위하여 2024년도에도 온 교회와 사역자들과 성도들이 마음을 모을 것입니다.


더 큰 행복을 향하여 : 과제
#건축- 2019년 송구영신 예배를 통하여 모암교회 성장의 정체를 선언하였습니다. 이유는 공간적인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예배 시간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자리가 없어 맨 앞자리로 가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낡고 노후한 건물로 인한 불편함이 계속되었습니다. 평신도들이 휴식하거나 나눔 모임을 할 만한 장소는 거의 없었으며, 교육부서의 예배와 활동을 위한 공간은 많이 협소하였습니다. 이에 건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준비하기 위하여 당회를 통한 건축 준비 소위원회를 만들었으며, 코로나 시국에도 건축을 위한 주차장 부지를 구입하여 건축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다음세대- 김천시는 다른 지방의 중소도시와 마찬가지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도시입니다. 인근에 있는 모암초등학교는 한때 일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니고 있었지만, 지금은 한 학년에 한 반이 겨우 구성되며 20명이 넘지 않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청년들은 대도시의 대학교로 진학을 하며, 취업을 위하여 많은 청년들이 김천이 아닌 대도시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젊은 인구의 감소는 교육부서의 감소로 이어졌고, 다음세대의 성장과 성숙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모암교회는 이를 위하여 다음 세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서의 요구를 단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으며, 교육부서를 위하여 전 성도가 특별 재정을 편성하고자 모금하면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나의 목회 : 행복합니다
선후배 목사님들이 안부를 물을 때 저는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너무 행복해서 죄송합니다” 
처음 부임했을 때 3억 원 초반 재정이 작년에는 6억 원을 돌파하였습니다. 세례교인도 400명이 넘습니다. 당회는 평안합니다. 성도들은 웃으며 예배를 드립니다. 그러나 그래서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저런 문제와 어려움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좋은 사람들을 붙여주시고, 좋은 기회를 허락하시고, 좋은 미래를 보여주시기 때문에 행복합니다. 

목사로서의 행복은 큰 건물, 많은 재정, 성도의 숫자로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에 따라 귀한 동역자들과 함께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목사가 행복해야 성도들이 행복하고 하나님께서도 행복하시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2024년에도 목사로서 먼저 행복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김천의 복음화를 위해 아름다운 교회를 세워가고 있는 모암교회를 위해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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