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비교적 안전하지만 
전쟁 초기엔 로켓 공격 받기도 해
피란 권고에도 끝까지 남아있기로
어려운 이웃과 음식-말씀 나누며 
믿음 동역자들과 그저 기도할 뿐

성지순례객들의 발길이 1년 내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나사렛, 베들레헴 그리고 예루살렘 등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립니다. 특히 베들레헴 탄생교회에는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방문하여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전쟁 중, 슬프고 우울한 연말
전 세계가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며 마음이 설레는 계절, 12월에 유대인들은 하누카 명절을 지킵니다. 하누카는 성전봉헌을 축하하는 유대인들의 민족 고유의 명절입니다. 올해 하누카는 12월 8일부터 15일까지입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준비와 하누카 명절이 겹쳐 있는 이스라엘은 어느 때 보다 활기차고 행복 가득한 모습이어야 하지만 올해 이스라엘 전역과 예루살렘은 슬프고 우울한 연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7일 장막절 마지막 날 샤밧에 시작된 남부지역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많은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이 사망하고, 납치되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언론을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듯이 지금 이스라엘은 전시상황입니다.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민족 고유의 명절이 끝나는 샤밧(토요일 아침)에 가자지구의 하마스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벌써 전쟁이 시작된 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고, 물질적인 피해도 상당합니다.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와 인도주의 지원이 계속 요청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한발도 물러서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태는 더욱더 악화하여 가고 있습니다. 휴전은 아직 요원한 상황입니다. 물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인질송환을 위한 휴전에 합의하고 240명의 인질 중 일부를 석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135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억류된 상태입니다.

 

전쟁으로 모든 순례 일정 취소, 성지 출입 어려워
매년 이스라엘 장막절을 전후하여 전 세계 각국에서 성지순례를 위해 방문객이 많습니다. 그러나 전쟁 이후로 모든 순례 일정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전쟁 여파로 인해 모든 성지에는 순례객들을 찾아볼 수가 없고, 순례객들과 함께 하던 대형버스들도 멈추어 서 있습니다. 

서안지구에 있는 성지들은 통제 상태로 출입이 원활하지가 않습니다. 이로 인해 현지인들이 겪는 고통은 말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현재 사태가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서안지구 내의 상황입니다. 그동안 서안지구는 가자지구의 하마스보다는 이스라엘에 대해 온건한 노선을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 이후로 서안지구 내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이스라엘 군경과의 빈번한 충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자지구는 생활 터전의 파괴로 인해 주민들이 겪는 고통도 극심합니다.  특히 12월이 우기인 이스라엘은 지금 겨울폭우와 추위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12월의 비는 사망자와 실종자의 가족과 친족들, 그리고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나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는 마음의 슬픔과 고통을 더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쟁 시작 초기에 이스라엘은 전시상황이라 모든 학교와 관공서가 휴업과 재택근무를 했습니다. 학교 수업도 거의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현재는 예비군에 돌아오기 시작하는 분위기라 조금씩 이스라엘 사회가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부 가자지역 근처와 텔아비브 인근에는 계속되는 로켓 공격으로 피신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거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북쪽 레바논과 국경을 마주한 지역도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계속되는 로켓 공격으로 많은 주민이 대피한 상황입니다.

 

계속되는 집회와 테러로 연말 분위기 사라져
이스라엘 곳곳에서 인질송환을 촉구하는 집회와 반전 집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테러도 일상을 불안하게 합니다. 11월 30일 테러리스트에 의한 예루살렘 버스정류장 총기 난사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건의 테러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가장 큰 지지와 지원을 해준 미국에서조차도 인도주의적인 휴전이나 작전의 전환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속으로 표출되는 혼란스러움과 불안함은 숨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 가정도 예년 같으면 하누카 명절과 섬기는 교회와 함께 크리스마스 준비로 분주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상황 앞에 때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전쟁 초반에 상황이 악화하고 있을 때–비교적 안전한 예루살렘까지 로켓 공격을 받았던 상황- 안전한 이웃 나라로 대피하라는 권고도 받았지만, 이 땅에 놓여 있는 주님의 자녀들을 생각할 때에 저희 가정은 대피할 수가 없었고, 그들과 끝까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한 후 저희 가정은 지금까지 주님께서 주신 사명–광야소리의교회, 텔아비브 긍휼 사역, 대학교 캠퍼스 사역-을 감당하면서 예루살렘에 남아 있습니다. 모든 상황이 속히 종료되어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기를 이스라엘 현지에서 믿음의 동역자들과 함께 기도할 뿐입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이웃돌봄 사역’ 계속
우리 교회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함께 축하하는 대신 전시상황이라 필요한 것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하여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현재 교회 대표가 전장에 나가 있고, 우리 교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예수그리스도의 사랑과 돌봄이 더 필요하기에 저희는 적극적으로 교회 이웃과 기관에 ‘사랑과 돌봄 사역’을 전개하였습니다. 믿음의 동역자들은 두려움에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습니다. 다음으로 전쟁과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 이웃들에게 음식 재료와 성경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유념할 것이 있습니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은 분명 구분해야 합니다. 하마스로 인해 가자에 있는 무고한 팔레스타인 시민이 피해를 겪어서는 안 됩니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깨뜨리고 서로에 대한 증오심으로 보복의 악순환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야곱과 에서와 같은 극적인 화해가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상황입니다(창 33). 우리가 원하고 기도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슬픔을 이 땅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음을 깨닫기를 원합니다. 

 

야곱과 에서와 같은 극적인 화해와 기도 필요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가 이 땅 이스라엘 베들레헴에 예수님이 왜 태어나셨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는가를 다시 한번 전쟁을 통해 깨닫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이스라엘 가자 전쟁이 속히 종료되어 집에 돌아오지 못한 다수의 인질들이 속히 돌아오고, 부상자와 사망자의 가족이 속히 주님의 사랑으로 위로 받고 치료받기를 원합니다. 

조국의 부름을 받고 전투현장에 나가 있는 청년과 가장들이 학교와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참혹한 전쟁, 겨울 추위와 폭우로 수없이 많은 무고한 시민과 약자들이 오갈 곳 없이 추위와 배고픔으로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루살렘을 위하여 평안을 구하라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는 형통하리로다 ”(시편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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