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분포-영적 성숙도 살피고
재정과 시설도 완벽히 파악해
가장 성경적인 교회론 정립하여
성령 부흥 일어나 성장 이뤄야

교회의 1차 선교 영역은 지역
동네 사정 살펴 맞춤 처방해야
복음은 영원해도 환경은 변화
교회도 그에 발맞춰 달라져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거리 두기와 비대면 사회 현실은 이제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팬데믹 사태는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와 교회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고, 그로 인해 새로운 목회 환경이 조성된 것만큼은 분명하다. 기독교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내년도 목회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전문가에게 내년도에 중요하게 짚어야 할 목회키워드를 들어본다.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라
자신이 처한 현실을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목회의 첫 번째 원칙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진단부터 한다. 문제가 있는 영역과 요소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을 컨설팅이라고 하는데, 방향과 방법을 찾기에 앞서 먼저 목회 상황을 진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굳이 비용을 들여 전문 컨설턴트에게 맡기지 않아도 된다. 교회가 영역별로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점검해 보라는 얘기다. 필요하다면 건강한 교회를 말하는 책을 읽고 그 책에서 말하는 지표들을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크리스티안 슈바르츠가 쓴 『자연적 교회성장』을 읽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책에는 건강한 교회를 가리키는 8가지 질적 특성이 잘 설명되어 있다. 

그 밖에도 교회의 인구학적 특성, 세대별 분포, 교인들의 성숙도, 교회의 재정과 시설 등도 진단해야 한다. 이런 요소들은 미래 목회계획 수립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변수들이다. 교회의 내적 조건뿐만 아니라 교회가 처한 사회적 현실도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 사회가 처한 문화적 현실, 지역사회의 조건들은 교회가 세상을 향해 선교적 교회로서 기능하고자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자신의 교회론을 재검토하라
무엇을 만들든지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목표와 목적에 대한 분명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 목회도 마찬가지다. 매년 사무총회를 하고 내년도 목회계획을 세우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교회를 세우려고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내가 세워야 할 교회의 모습이 교회론이다. 그러므로 교회론을 분명하게 정립하는 일은 목회의 기초에 해당한다. 

무엇보다도 성경적인 교회를 꿈꾸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고 헌신한 것은 권력이나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단지 먹고사는 문제에 집착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붙들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해서 분골쇄신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목회가 아니었던가! 교회론을 다시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필요하다면 교회론에 관한 책을 읽기를 권한다. 최근에는 선교적 교회론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다. 필자의 졸저 『미셔널 처치』도 교회론에 관한 책이다. 교회론이 튼튼해야 방향을 잃지 않고 장기 목회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때로 비뚤비뚤하며 가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선이 반듯하게 갈 수 있다. 부흥성장을 꿈꾸라
성경적인 관점에서 가장 멋진 바람직한 성장 모델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인도하시는 성장이다. 우리는 그것을 가리켜 부흥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침체해 있다고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부흥성장이 필요하다. 부흥성장은 부흥에 의한 성장을 뜻한다. 

종종 부흥과 성장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단어는 서로 다르다. 부흥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심으로써 신자들이 영적 각성을 경험하는 현상을 말한다. 성장은 교회가 자라나는 것을 말하는데, 양적인 성장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회심 성장, 곧 불신자들이 회심하고 교회에 등록함으로써 성장하는 현상이다. 

부흥이 원인이고 성장은 결과다. 부흥이 일어나 신자들이 영적으로 각성하고 열정을 가지고 복음 전도에 힘쓰면 불신자들이 주께로 돌아오는 역사가 나타난다. 

지역사회를 품는 목회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선교적 교회론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지역교회의 일차적인 선교 영역은 지역사회라는 것이다. 지역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선교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 특별히 지역사회 선교를 위해 요구되는 선교 방식은 지역사회 봉사다. 사회봉사는 복음 전도와 함께 선교의 중요한 두 방법이지만, 오늘날과 같이 복음에 대한 수용성이 낮은 한국 사회에서 더 강조될 필요가 있다. 

최근에 마을 목회 개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마을 목회는 목회의 대상을 교회에 등록한 사람들에게 한정하지 않고 교회가 속해 있는 마을 전체로 확대하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자역사회를 품고 그들 가운데 예수님의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 주민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지역사회를 위한 교회의 사역을 정할 때 교인들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들도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이 결정되면 성육신적인 자세로 그들을 섬겨야 한다. 

어떤 교회는 교인들이 뜻을 모아 반찬 가게를 만들어 수익금을 지역의 홀몸노인들을 돕는 데 사용한다. 어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지역의 아동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와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어떤 교회는 지역의 노숙자들을 위해 매일 식사를 준비하여 대접하며, 어떤 교회는 요양원을 운영하기도 한다. 지역사회를 위해서 어떤 사역을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앞에서 언급한 교회론과 지역사회의 필요 조사에서 나온다. 교회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공동체 안에서 존재감과 정서적 안정을 느낀다.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외로움을 느낀다. 소속감과 타인에게서 인정받으려는 욕구는 현대인들에게 더욱 절실하다. 이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다양한 친목 단체, 스포츠 동우회 등을 통해서 외로움을 극복하려 애쓰지만, 근본적인 해갈을 맛보지 못한다. 

그런데 교회는 본래부터 공동체적인 특성이 있다. ‘에클레시아’(ekklesia)로 명명되는 교회는 예수그리스도를 통해서 거듭난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영적 공동체로서 존재해 왔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초기 교회는 단순히 영적으로 하나된 공동체였을 뿐만 아니라 마음과 정서를 나누고 경제적으로도 서로 돕는 물질적인 협력 공동체였다. 하지만 이런 따뜻한 공동체의 특성은 오늘날의 교회에서 많이 상실되었다. 

교회들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교회 본연의 특성인 공동체성을 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 공동체성은 교인 전체가 모이는 대그룹, 일정한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중그룹, 소수가 모이는 소그룹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소속감과 인정, 삶을 나누고, 형제애와 우정을 나누는 공동체들은 파편화된 사회에서 뚜렷한 대안적 집단이 되어야 한다.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라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변화가 없는 집단은 생명과 동력을 잃고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교회는 본래부터 변화하는 공동체였다. 교회가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은 종교개혁의 기본적인 정신이었다. 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복음은 변하지 않지만, 교회가 처한 사회문화적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교회의 미래는 단기, 중기, 장기 계획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 그 일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화인류학자 빅터 터너(Victor Turner)는 공동체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호성 또는 방향감각 상실의 특성을 ‘경계성’(liminality)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이 경계성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목회자다. 결국 목회 리더십이 교회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는 셈이다. 

공동체가 변화하기에 앞서 자신부터 변화해야 한다. 이것이 목회의 제일 원리다. 신자들을 목회하기에 앞서 내가 주님의 목회를 제대로 받아야 한다. 헨리 나우웬(Henry Nouwen)에 따르면 인도를 받은 경험을 하는 만큼 목회자는 누군가를 인도할 수 있다. 

 새해에는 변화된 목회자에 의해 평신도를 세우는 리더십이 발휘되고, 건강한 공동체로 세워져 복음으로 세상을 밝히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들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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