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교회 ‘희망의 담쟁이’
20년간 파주 보육원 정기 방문
홀몸노인 반찬 봉사로 뻗어가

자립준비 청년 돕는 김재훈 목사
버거 등 판매 카페 만들어 청년 고용
서울지방회 교회들도 적극적 지원

국내 네팔인 돕는 박성규 선교사
한글학교 운영하고 기도모임
쉼터 소개하고 일자리도 찾아줘

사랑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성결인들의 따뜻한 사랑나눔이 강추위가 불어닥친 연말연시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고아와 과부, 나그네들을 환대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성결인들도 세상이 줄 수 없는 사랑과 위로, 궁극적으로는 구원의 소망을 갖게 하신 예수님을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행전’을 써 내려가고 있다. 

'희망의 담쟁이' 보육원 사역
'희망의 담쟁이' 보육원 사역

신촌교회 20년째 ‘희망의 담쟁이’로 온기 전해

신촌교회(박노훈 목사) 사회봉사팀 ‘희망의 담쟁이’는 가정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도 전에 세상에 내던져진 아이들을 위해 2003년부터 파주의 한 보육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섬기고 있다.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라는 고민의 씨앗은 ‘희망의 담쟁이’로 발아해 올해로 20년째 사역이 이어지고 있다. 

희망의 담쟁이 사역 창립 멤버인 김가은 집사는 20년 동안 사역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름도 빛도 없이 기도와 물질을 후원해준 교인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보육원에 찾아가면 아이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요. 그 중에는 아이로 만났다가 그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복지사가 돼서 보육원 선생님으로 다시 만난 친구들이 있어요. 아이들이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나눠주는 모습에 보람도 느끼고, 감격스러웠어요.”

‘희망의 담쟁이’ 사역은 그 이름대로 담쟁이처럼 홀몸노인을 위한 봉사로도 뻗어 나갔다. 결혼 후 보육원 방문이 어려워진 성도들이 중심이 되어 벌써 17년째 반찬 나눔을 펼치고 있다. 처음엔 아이들의 봉사 활동을 위해 반찬 나눔을 시작했다는 홍수해 집사. 중학교에 입학했던 아이가 대학교에 가서도 어르신들을 돕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2주에 한 번씩 방문하니까 아이들도 어르신들을 걱정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주중에 한 번씩은 연락드리고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확인하고 있어요. 한번은 할아버지 한 분이 어린이날이라고 애들한테 용돈을 주신 거예요. 한사코 거절하면서 대치까지 하는 상황도 벌어졌어요. (웃음) 어떤 분은 성탄절에 아이들 간식도 챙겨주시면서 크리스마스 카드도 넣어주신 거예요. 내용이 없는 빈 카드이긴 했지만, 어르신의 마음이 느껴져서 아이들과 같이 울컥했던 기억이 나요.”

서울지방 교회들, 자립준비 청년돕기 힘모아

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에서 생활하던 보호아동이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된다. ‘어른’이 되어 홀로서기를 해야만 하지만, 당장 학업이나 취업부터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다. 

14년 동안 아동양육시설에서 원목과 사회복지사로도 활동했던 김재훈 목사(우리교회)는 의정부 지역에서 막막한 상황에 놓여 있는 자립준비 청년들을 위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서울지방회 동두천교회(장헌익 목사), 본교회(조영진 목사), 도봉교회(조병재 목사), 월광교회(이기철 목사)의 지원으로 버거와 커피 등을 판매하는 ‘블리스 카페’를 설립하고 자립준비 청년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김재훈 목사는 “자립준비 청년들도 교회가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전도의 대상이고,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정말 큰 약자이다. 어른인 우리와 이 땅의 교회가 짊고 가야 할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립준비 청년들의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교회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설에 있을 때 한 아이가 ‘목사님 딸하고 저하고 물에 빠지면 누구 먼저 건지실 거예요?’라고 질문한 적이 있어요. 당돌한 질문이죠. 제가 대뜸 ‘너부터’라고 그러니까 그 친구가 이상하게 쳐다보는 거예요. ‘목사님 아이는 구해줄 사람이 많다. 너를 구해줄 사람도 많겠지만, 목사님은 목사님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너를 구할 거야’ 그런 마음으로 사역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신앙적으로도 성숙하고 건강한 멘토들이 많이 필요한데, 젊은 성결인들의 참여를 요청하고 싶어요.”

블리스 카페에서 일을 돕고 있는 한 자립준비 청년은 “퇴소하고 인생의 첫걸음을 떼는 순간에 앞에서 끌어줄 사람이 없다 보니까 막막한 게 사실”이라며 “원래는 운동선수가 꿈이었지만 부상이 심해서 진로를 바꿔야 했다. 앞으로 목사님과 함께 자립준비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좀 더 많이 늘리는 게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 콜택시 사역
장애인 콜택시 사역

이해영 목사, ‘장애인 콜택시’로 남다른 봉사

샘물장애인복지회 대표 이해영 목사는 ‘장애인 콜택시’라는 개념도 생소하던 1990년대부터 승합차를 개조한 차량을 운행하며 장애인들의 외출 지원을 돕고 있다. 때론 ‘임종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운전에 나서는가 하면, 이제 막 결혼한 장애인 부부의 손과 발이 되어 신혼여행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기도 했다.

“전동 휠체어 2대가 탑승할 수 있게 카니발을 개조했어요. 고향이나 부모님 산소에 가고 싶은 사람, 목욕탕 가고 싶은 사람, 그때그때 신청을 받아서 같이 가는 거죠. 행복해하는 모습들을 볼 때 이 사역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교회 안에서 찾으면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훈훈한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우리사회에 관심과 사랑이 닿지 못하는 곳이 너무 많다. 사회적으로 외면받고 소외된 교회 밖 이웃들에게 지금 우리의 위로와 격려, 도움이 필요하다.

예승선교센터 네팔 청년
예승선교센터 네팔 청년

이주민이 선 땅이 곧 선교지

최근 벌어진 한신대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은 수많은 이주민 사역자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15년간 네팔 선교사로 사역하다가 2014년부터 국내에서 네팔인 대상으로 선교하는 박성규·남인숙 선교사(예승선교센터)는 “현재 인구의 5% 정도인 250만 명이 이주민들이다. 이주민들이 있는 곳이 선교지이고 땅끝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선교사는 “우리 센터에서 디네쉬와 라주라는 청년을 평신도 선교사로 네팔에 파송했다. 한 친구는 마약까지 했던 친구인데, 복음을 듣고 말씀을 공부하면서 변화가 됐다”며 “올해에 네팔 단기선교를 간다고 하니 네팔 형제들이 100만원을 선교비로 선뜻 후원했는데, 고되지만 열매를 맺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승선교센터에서는 매주 네팔어로 주일 예배를 드린다.  한글학교와 말씀 기도 모임, 이주민 전도도 진행한다. 주중에는 네팔 이주민 심방과 상담도 하고, 필요할 때마다 병원심방도 한다. 거주할 곳 없는 이들에게는 쉼터도 소개하고, 취직 알선 등 긴급한도움을 주는 일도 하고 있다.

이태원참사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이태원참사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교회 밖 ‘고난받는 이웃’ 위한 기도

조금만 시선을 밖으로 돌려보면 성결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가 필요한 ‘고난받는 이웃’들이 있다. 이태원 참사 유족도 그중에 하나다. 희생자 최재혁 씨 어머니 김현숙 권사(예장합동)는 참사가 발생한 지 420일이 지난 지금도 하나님을 원망하는 일과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아직도 현실이 믿어지지도 않고 부정하고 싶은 시간들이에요. 아들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두 아이의 다정한 아버지였어요. 10월 29일은 한 달에 한 번씩 옛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이 있었던 날이에요. 술도 마시지 않았던 아들이 동료들을 다 보내고 전철을 타러 가다가 참사를 당한 거예요. 아들을 보내고 나서 모든 게 자신이 없어졌어요. 40년 신앙이 흔들리는 혼란 그 자체였고요. ‘왜 하필 제 아들인가요? 하나님 그때 어디 계셨죠?’ 묻고 또 묻고 기도하고 또 날마다 물었어요. 아들의 부르심을 보고 ‘늘 깨어서 기도하라’는 말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저희 유가족들의 바람은 진상규명이 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는 거예요. 예쁘고 착하고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죽게 됐는지 답을 찾을 수가 없어요. 성탄의 기쁨 속에서 소외되고 아픈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한국교회가 억울하게 희생된 우리 젊은이들의 죽음에 관심을 갖고 손잡아주시기를 부탁드려요.”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인천의 한 아파트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인천의 한 아파트

전세사기로 고통받는 청년들도 관심 필요

날벼락처럼 갑작스럽게 당해버린 전세사기로 인해 평생의 노력이 담긴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전세사기 피해자도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이자 부동산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전도유망한 청년으로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이철빈 씨(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전세사기 앞에서는 눈 뜨고 코를 베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계약을 했던 집은 서류상으로 흠잡을 곳이 없었다. 임대인도 정부가 공인한 민간 임대주택 사업자였지만, 고액의 세금을 체납해 보증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었던 상태였다. 현행 제도 안에서 세입자는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나 보증보험 가입 자격 상실 여부는 접근할 수 없다. 그렇게 이 씨는 한순간에 ‘빌라왕 김대성’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통과되긴 했지만, 피해자로 인정받기가 무척 까다로운 게 현실이라 피해자들은 특별법의 효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특별법 개정은 정부나 여당은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논의조차 잘 안 되고 있고요.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LH의 피해 주택 매입도 6개월이 지났지만 0건이에요. 대환 대출마저도 은행마다 지침도 다르고 6개월마다 심사를 받아야 해요. 지금 ‘희년함께’랑 피해자들의 채무조정 지원 사업을 계획 중이에요.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대다수 청년이 세입자로 살아가고 있어요. 청년들이 언제라도 전세사기를 당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고민도 함께해줬으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