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3000만 무슬림 속으로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저의 가정에는 반복적인 고난이 많았습니다. 감내하고 또 감내했지만 마침내 무너지는 시점에 이르렀을 때, ‘도피’라는 단어가 제 삶을 지배했습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고, 스스로를 포기하고 싶은 감정에도 사로잡혔습니다. 그때, 공교롭게 교회의 청년부에서 단기선교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선교지는 바로 인도네시아였습니다. 그렇게 방문한 인도네시아는 제게 온통 새롭고 신선했습니다. 사탕 하나에도 공손히 받아서 맛있게 먹던 사랑스러운 아이들, 이슬람권에서 신앙을 지켜내는 사람들, 순수하고 열정이 넘쳤던 신학생들 등등 이들을 바라봄에 자연스레 미소를 머금게 만들어줬고, 가슴은 뜨거워졌습니다.

귀국한 후에 저는 인도네시아에 대하여 제 인생에서 전무했던 감정과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그 나라, 그 민족, 그 영혼들을 거듭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그 나라에 대한 열망을 주셨음을 확신했습니다.

그해에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도 우연히 첫 방문하게 되었을 때, 그 옛날 푸른 눈의 선교사들이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했다는 문구와 스토리는 당시에 인도네시아에 대한 사랑과 열망을 키우고 있던 저에게 큰 감동을 주면서 “나도 그렇게 살겠노라”는 결단을 하였습니다.

지난 3년간 인도네시아 협력 선교사로 거주하면서 이러한 감정과 분위기, 사랑과 열망이 틀림없었음을 느꼈고, 또한 어려움이 아예 없었던 것을 결코 아니지만 이런 상황마저 극복하는 원동력과 추진력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사랑 때문임을 느꼈습니다. 복음이 서진하는 가운데 마치 요충지와 거점 같은 곳이 인도네시아라는 것을 강력히 설파하셨던 故이재정 선교사님의 말씀은 여전히 저의 뇌리에 뚜렷합니다. 이 마음 소중히 붙잡고 그 걸음을 저 역시 이어가고자 합니다.

약 2억 3천만 명이 이슬람 인구인 인도네시아! 절망적인 게 결코 아닌 만왕의 왕, 만주의 주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 반드시 돌아올 이들이 많은 소망의 나라입니다. 그 땅에 밀알이 되길 원하는 저의 동역자와 동행자가 되어주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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