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공동체가 많은 내부 갈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주님의 몸 된 교회 성도들이 세상에 빛으로, 소금으로 드러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갈등과 다툼으로 주목받는 모습을 보면 참담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공동체의 평화를 깨뜨리고 주님의 한몸 됨을 부정하며 교회의 거룩성에 도전하는 일이다. 사도바울은 분문을 통해서 주님의 이름으로 세워진 건강한 신앙공동체를 향한 교훈과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본문 빌립보서 2장 1절은 건강하고 성숙한 공동체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잘 작동되고 있어야 할 신앙덕목들이다. 권면이나 사랑의 위로나 성령의 교제나 긍휼과 자비는 공동체 안에서 성도들과의 신앙생활에서 당연히 있어야 하고, 권장되어야 할 신앙의 모습이다. 아울러 이것은 하나님이 공동체에 주신 은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사로 주어진 선행들이 실행되기 전에 반드시 점검되어야 할 조건이 있음을 본문은 가르쳐 주고 있다. “마음을 같이하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 마음을 품어”(빌 2:2)에서 보여 주듯이 하나 됨의 정신이다. 이것은 노력하라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 된 상태에서 권면하고 위로하고 교제하라는 뜻이다. 하나가 되지 않은 상태의 권면은 정죄가 될 수 있고, 불쾌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위로는 우월함으로 나타나고 비참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같은 마음으로 하나 됨을 이룰 때 공동체의 선행이 성숙한 열매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3절에서는 인간의 왜곡된 본성(에리데이아, eritheia)에 기인한 경쟁심이나 다툼, 이기심을 배척하고 겸손과 존중으로 서로 세워주라고 권면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잘 해왔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이기심을 앞세고, 다툼에 팔을 걷어붙이는 경우들을 보게 된다. 오랜 신앙 경륜도 본성이 힘을 얻으면 “교회 바로 세우기”라는 명목으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무너뜨리는데 열심을 내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내 생애 마지막 날까지 공동체를 위해 선을 행할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우리가 힘써 왔던 공동체가 우리 자신에 의해 너무도 쉽게 혼란에 빠지고 분열의 위기를 맞게 되는 것들을 보게 되는데, 어떻게 이 문제들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마주하게 된다.

이에 대하여 사도바울은  공동체가 온전함을 유지하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 위해 “너희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라.”(빌2:5)고 권면하고 있다. 6~8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어떻게 드러났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동등하게 여기지 아니하시고,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셨을 뿐만 아니라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따라서 너희도 예수의 마음을 본받으라고 강력히 권면하고 있다.

이것이 공동체가 성숙하는 길이요, 혼란에 빠져든 공동체가 살아나는 길이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예수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면 모든 혼란과 문제는 사라지게 된다. 성령 안에서 하나 됨을 이루지 않은 왜곡된 본성을 가지고, 권면하고 위로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 것인가를 대가를 치른 후에 깨닫는다면 실로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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