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올바른 주일관

지난 6월, 성결교회 목사를 사칭한 사람이 주일이 아니라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성경적이라는 글을 주요 일간지에 게재하며 기성교회를 도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공격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대부분의 교인들이 안식일과 주일의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교인들은 안식일과 주일을 혼용해 이해하고 있고, 실질적으로는 안식일의 개념으로 주일을 지킨다. 일부 ‘극 보수적’ 신앙인들은 주일에는 사먹지도 않고 취미생활도 하지 않는다. 과연 그것이 성경적인가?

안식일에 대해
사실 우리가 안식일의 개념과 규정으로 주일을 성수하려면 우리는 주일에 절대로 일하면 안 된다. 안식일에 나무하다 발견된 자를 하나님께서는 돌로 쳐 죽이라고 하셨다(민 15:32 이하). 일이나 운동은 고사하고, 주일에 식당봉사나 차량봉사하는 것도 다 안식일 위반이다. 다 돌로 맞아 죽을 죄를 진 것이다. 우리가 안식일의 개념으로 주일을 지킨다면 이 세대에 살아 있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우리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다. 믿음과 은혜의 법 아래에 있는 성도들은 구약의 수많은 금기들에서 해방을 받았다. 제사예법, 정결법, 할례, 그리고 날과 달을 지키는 모든 금기 등으로부터 자유함을 얻었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진정한 유익을 줄 수 없고 우리를 온전케 하지 못하는 것들이므로 폐하여졌다(히 7:18~19). 그 모든 것들은 장차 올 좋은 일의 그림자들일 뿐이며(히 10:1, 8), 그 모든 그림자와 비유의 실체인 예수님이 오셨고, 따라서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을 지킬 필요가 없다. 그리고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면 안 된다.

바울 사도는 갈라디아서에서 그러한 규례들을 지키려하는 것은 다시 초등학문으로 돌아가 종노릇 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책망한다. 그리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너희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니 내가 너희를 위하여 수고한 것이 헛될까 두려워하노라”(갈 4:9~11). 우리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다!

주일에 대해
주일은 2000년 전까지는 전혀 특별한 날이 아니었다. 다른 요일과 마찬가지로 한 주간의 첫날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함께 그 날은 교회와 모든 인류에게 특별한 요일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요한복음 20장에는 부활 당일의 사건과 함께, 그 후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또 한 번 나타나신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이후에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계셨으나 구체적으로 나타나 보이신 사건에 대해서는 기록이 많지 않다. 그런데 요한은 그 날을 “여드레를 지나서”(요 20:26)라고 명시하고 있다. 무슨 말인가? 유대인들은 일반적으로 그 날을 포함해서 날의 기간을 계수한다. 그래서 이 “여드레를 지나서”란 바로 ‘일주일 후’라는 표현이다.

다른 날이 아닌, 부활의 주일로부터 바로 일주일 후인 주일에 주님은 제자들을 다시 찾아오셨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그 날, 일주일의 첫날은 부활하신 주님과 관계되는 특별한 날로 제자들에게 각인된다.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이 있다. 교회를 실재적으로 탄생케 했던 성령강림의 사건은 언제 일어났는가? 그 요일이 바로 주일이다! 오순절은 유월절 둘째 날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신 날은 유월절 첫째 날이었으며, 요일은 금요일이었다. 그러므로 그 다음날인 안식일(토요일)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이 오순절이었으므로, 그 요일은 주일이 된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일주일의 첫날은 제자들에게 어느 날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히 의미 있는 날로 인식되게 된 것이다.

그 때부터 그들은 한 주의 첫째 날을 성찬식도 행하고 예배도 드리는 주님의 날로 지켰다. 그래서 사도행전에 보면, 바울 전도단이 드로아에 갔을 때 그 날은 그 주간의 첫날로서 그들은 떡을 떼려하여 즉 성찬식을 위해 모였다고 증언한다(행 20:7). 그리고 그들은 그날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고 말씀을 강론했다

(행20:7~12). 또한 바울 사도는 “매주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수입에 따라 모아 두어서 내가 갈 때에 연보를 하지 않게 하라”(고전 16:2)고 요청한다. 그들은 매주 첫날이 하나님이 정하고 구별하신 특별한 의미가 있는 복된 날로 인정하고 정기적으로 모인 것이다. 그리고 예배하고 헌금했다.

‘주님께 속한 날’
그러면 주일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사도요한은 그가 계시 받은 날을 “주의 날”(계 1:10)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물론 이 날은 일주일의 첫날인 주일을 지칭한다. 이 “주의 날”이라는 표현이 ‘주일’의 성서적 기원이며, 또한 우리는 이 구절을 통해 1세기 말에는 이미 주일이 초대교회 사회에서 정착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주의 날에”라는 표현이 아주 중요하다. 헬라어 원어로는 εν τη κυριακη η’μερα이다. 여기에 쓴 용어는 단순한 소유격 “주의”가 아니라 “주님께 속한”이라는 구체적 형용사다. 영어로는 the Lord's Day 보다는 보다 정확하게 “the day belonging to the Lord,” “주님께 속한 날”이다. 주일은 Sunday가 아니다. ‘주님께 속한 날’이다. 주님이 주인이시고 주님께 소유권이 있는 날이다. 주님에 의해 제정된 날이다. 주님을 위한 날이다. 단순히 주님의 아침이나 낮이 아니고, 날 전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일을 잘 지켜야 한다. 안식일 법처럼, 안 지키면 벌받을까봐 두려움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다. 기쁨으로 지킨다. 영적 유익을 위해 지킨다. 주일을 지키면서 성도들은 주님의 부활을 인정하는 것이다. 주님의 나의 참 주 되심을 고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주님을 구주로 영접한 성도들은 당연히 주님의 날에 주님의 전에 나아와야 한다. 주님께 속한 날이니 마땅히 지켜야 한다. 그런 고백으로 주일을 잘 지킬 때 풍성한 생명을 얻는다. 영적인 성장을 한다. 이 날을 거룩하고 온전히 지켜 진정한 주님의 날, 주님 안에서의 하루가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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