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년 복지예산만 10조원 넘어
인구감소 극복 위한 특단 지원 필요
아동돌봄청 신설 -의료비 전액지원 등
한교총-기공협도 정책 17개항 제안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들어맞는 국내 저출산 문제에 대해 기독교계가 팔을 걷어붙였다.

신혼부부에게 자녀 2명 출산을 조건으로 출산장려비 2억원을 무상 지원하는 파격적 복지정책을 정부에 제안하고 교회 등 종교시설의 유휴공간에 육아시설을 설치하는 입법 청원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국가적 재앙’으로 인식되는 저출산 문제에 기독교계가 적극 나서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교계가 제안하는 내용들이 구호로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재원 마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가장 핫이슈로 떠오른 것은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사장 조일래 목사, 이하 한사연)이 제안한 신혼부부에게 6년간 자녀 2명 출산을 조건으로 정부가 2억 원을 무상 지원하자는 정책이다. 한사연은 이를 위해 범국민 1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이번 저출산 대책에 대해 한사연 출산장려운동본부장 김춘규 장로는 “작금의 상황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야 될만큼 절박하다”며 “재원 마련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복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고, 실제로 서울시 복지 관련 예산만 10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김 장로는 또 “결혼만 하면 무조건 2억원을 준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출산 등을 감안하여 20~35세 결혼 적령기의 신혼부부에게 혜택을 주고, 필요한 예산은 정부가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추후 정책이 받아들여지면 세부적인 지원안을 더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억원을 융자받았으나 출산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부부에 대한 대비책도 설명했다. 

김 장로는 “의학적으로 출산이 불가능한 경우, 입양이라도 하면 출산한 것으로 인정하고, 그마저도 못하는 부부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의 연대보증을 받는 방안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한사연은 신혼부부에게 출산장려비 2억원을 지원하는 정책 서명운동과 함께 무료 결혼식 사업운동도 벌이고 있다. 무료결혼식 사업은 예비 부부가 원할 경우, 예식장소와 피로연, 식장장식, 예복대여, 주례 등을 한사연과 개 교회가 공동으로 무상 지원하는 것이다. 혼수 및 신혼여행 경비는 축의금으로 충당하고 자원봉사자 및 친정부모 결연을 통해 신생아 보호 및 양육운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무료결혼식 사업은 함께 공감하는 교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실행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10일 치러질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저출산 극복 정책을 주문하는 교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독교계가 제안하는 저출산 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는 실행 전략도 세우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이하 기공협은2021년 제20대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해 답변을 받아냈던 ‘초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 제안’을 지난달 28일 재차 성명으로 발표했다.

기공협이 발표한 저출산 극복 정책 제안에는 △돌봄 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해 아동돌봄청 신설 △신생아 출산 산모에게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대통령의 이름으로 축하서신과 육아용품, 축하금 등 선물하기 △종교시설을 출산과 돌봄보육센터 활용 △버려지는 신생아 구조를 위한 종교시설에 베이비박스 설치 허용 △신생아에서 만 8세까지 의료비 국가가 전액지원 △영유아기 전 기간 보육, 교육비 전액 지원 △다자녀 출산시 인센티브(교통, 육아용품, 교육, 복지 등) △아동수당 지원 △신생아 환영수당 및 집단적 보육정책 △아동간병휴가 및 급여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에 종교계 인사 참여 △온종일 돌봄특별법 제정과 돌봄전담사 양성 위한 돌봄전문센터 설치 △공공산후조리원 확대하여 저소득층에 우선 배려 등 17개 항목이다.

기공협 사무총장 김철영 목사는 “국가의 최대의 과제는 평화통일과 저출산 극복이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이 이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계의 목소리를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하기 위해 제안한 정책 내용을 상기시켜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를 바라면서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CBS·CTS 등 기독교 방송사들은 교회 등 종교시설의 유휴공간에 유아돌봄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아동돌봄 입법청원’ 서명운동을 전개 중이다. 지난달까지 20만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번 서명운동을 전개 중인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본부장 감경철 장로)는 “영유아 돌봄을 하기 위해 교회공간을 사용하려면 제도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번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법개정을 통해 종교시설을 주중에는 다음세대를 위한 돌봄터로 활용하고 주일에는 상황에 맞게 종교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한편 서산교회(김형배 목사) 신길교회(이기용 목사) 신촌교회(박노훈 목사) 중앙교회(한기채 목사) 등 개 교회들도 출산을 한 부부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며 저출산 극복에 동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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