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 취미도, 운동도 함께해야 제 맛”
뭐든지 함께하는 특별한 부부
결혼 40주년 맞아 ‘동행’ 전시회
남편은 시, 아내는 그림 선보여
“우리는 뭐든 함께해요. 같이 해야 더 재미있고, 하고 싶으니까요. 앞으로도 우린 계속 함께할 거예요”
올해로 결혼 40주년을 맞은 하정수 장로와 안호경 권사 부부(대전 유일교회)는 동네에서 소문난 ‘잉꼬부부’다. 부부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부러워하며 ‘공공의 적’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은 항상 마주 보고 웃고 있다.
이 부부는 충남대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한 후 지금까지 그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사랑’이라고 하면 쑥스러울 만도 하지만 이 부부는 다르다. 당당하게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뭐든 같이하고, 어디든 함께 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요즘 ‘결혼 지옥’, ‘결혼과 이혼 사이’, ‘우리 이혼했어요’ 등 TV 프로그램이 결혼과 부부 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 하 장로 부부를 보면 그런 건 딴 세상 이야기다.
하정수 장로는 “부부가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며 자식 잘 키우고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게 뭐 있냐?” 되묻고는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서로 의지하며 동행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렇게 함께 신앙생활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아들 형제를 키웠다. 큰아들 하헌정 집사 가족들은 현재 대전 유일교회(김현석 목사)에서 함께 신앙생활 하고 있고, 작은아들 하헌준 목사는 천안 하늘평안교회에서 부목사로 시무하고 있다.
사실 애 낳고 40년을 같이 살면서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일. 하 장로 부부도 그런 과정을 다 거쳤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부부와 다른 점은 ‘함께’라는 전제를 꼭 붙들고 있었다는 점이다.
안호경 권사는 “우리 부부도 왜 안 싸웠겠나 말싸움도 하고, 갈등도 있고 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싸워도 우리의 인생 모토인 ‘동행’에서 멀어지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은 하정수 장로도 마찬가지였다. “에베소서 4장 26절에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셔서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기분이 좀 좋지 않아도 ‘함께 하기로 한 약속’은 끝까지 지켰다. 화난다고 약속도 깨고 대화를 단절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갈등도 금세 해소되고 화난 마음, 상처받은 마음도 금방 아물었다. 또 서로 먼저 용서하고 품어주었다. 이런 깊은 사랑과 신뢰는 이 부부를 ‘특별히 사이좋은 부부’로 만들었다.
아내 안호경 권사는 “신앙생활도 취미생활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 둘이 훌쩍 여행도 가고, 자전거 라이딩도 하고 마라톤도 하고, 둘이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렇게 40년 동안 함께한 부부는 이번엔 이번에 전시회도 함께 연다.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시회는 대전MBC 갤러리 M에서 8월 30일에 시작해 9월 5일까지 열린다. 전시회는 하 장로의 자작시 9편과 안호경 권사의 그림 22점을 선보인다.
하 장로는 공학박사, 안 권사는 고등학교 수학 교사 출신으로 예술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둘이 만나 함께 예술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하 장로는 안 권사를 만난 대학 때부터 시 쓰기를 즐긴다. 『새벽 날개를 치며』 『누리마루 동인 시집』 등을 시집 2권을 출간한 시인이다.
두 사람 중 예술에 더 큰 재능을 보인 사람은 안호경 권사다. 자녀들 다 키워놓고 20년 전 처음 미술 공부를 시작한 이후 계속 그림에 정진하며 미술가의 길을 걷고 있다. 안 권사는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우수상을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대전, 천안도솔미술대전 등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했고, 이번 전시회 메인 작품 ‘아름다운 동행’은 올해 대전시립미술대전에서 특선작으로 선정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실 이 부부의 공동전시회는 이번이 두 번째다 15년 전, 결혼 25주년을 기념해 은혼식 겸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주제로 첫 전시회를 열었다. 당시에는 서로 아마추어였고 전시회도 은혼식 행사 이벤트로 진행했는데, 이번엔 정식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작품을 선보이는 목적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안호경 권사는 “이번 전시회는 ‘살아가면 시가 되고 사랑하면 그림이 되는 전시회”라면서 “부부간에 화목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어 전시회를 찾아오는 분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정수 장로는 “말로 하지 않아도 작품을 통해 전해지는 감동이 있다. 작품 속에 깃든 가족 사랑과 신뢰, 믿음 같은 감정이 관객들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