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전후로 중국에 체포·구금된 탈북민이 2,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들을 강제 북송할 계획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사회와 인권운동가들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탈북민을 수감하고 있는 북중 국경 근방의 6개 구금시설의 시설이 확장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구금된 2,600여명의 재중 탈북민을 전격적으로 또 은밀하게 북송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예견된다. 앞으로 약 한 달여가 이들을 구출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탈북자들이 강제북송당한 뒤에는 고문과 강제 노동 내지 공개 처형 등 끔찍한 처분을 받게 된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일관적이고 공통된 증언들로 입증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탈북자들을 ‘불법체류자’ 취급하며,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강제북송을 서슴지 않고 반복적으로 자행해 왔다. 따라서 이번에도 역시 강제북송을 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이로 인해 재중 탈북민들은 현재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계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천하보다 귀한 이 생명들을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그들이 우리와 한 민족이기 때문임을 넘어서, 기독교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일이다.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라고 하신, 그리고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바로 내게 한 것이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길이다.

북녘 땅에서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존엄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기독교가 흥왕했던 그곳은, 3대 세습 독재를 거치며 죽음의 땅으로 전락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있는 우리들은, 그 압제 하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단 한 명이라도 더 구원하고자 해야 한다.

중국은 1982년 9월 24일 유엔난민협약, 1988년 10월 4일 유엔고문방지협약에 가입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다. 이 협약들에 따르면, 중국은 마땅히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보호하고, 또한 그들이 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더욱이 중국은 전 세계에서 지도자적 역할을 해야 할 위치에 있고, 그 스스로도 패권국가로서의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도력과 패권은 단지 그 국가가 가진 경제력과 군사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진정으로 전 세계의 지도자 국가가 되고자 한다면, 약자들을 보듬고 정의를 바로세우는 일에 그 힘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 정부도 이 문제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재형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주관한 ‘재중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기자회견 및 세미나’에서 “정부는 한국으로 오길 희망하는 탈북민을 전원 수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제 우리 정부도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 때, 또한 특별히 중국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국제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이 때야말로, 태영호 의원이 말한 대로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를 놓치지 말고 한국교회가 가진 민간 외교 역량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 모세가 애굽의 바로 앞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온 마음과 뜻을 모아 “내 백성을 가게 하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히 선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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