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보고서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역사 … 연대기적 서술 돋보여

하나의 신에 의해 다스려지고 두 민족의 수도이며 세 종교의 사원이 각축을 벌이는 예루살렘, 그곳은 신의 축복과 함께 인간의 탐욕이 공존하는 도시다.

다윗 왕 이전 살렘왕의 땅, 여부스 민족의 도성이었던 예루살렘은 다윗의 왕도로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하여 수년간 영광을 누렸으나, 이후 식민의 도시로, 수년간 파괴와 건설을 반복해야 했다.

최근 출간된 ‘예루살렘 전기’(시공사)는 주인이 무수히 바뀌는 수많은 분쟁의 땅이면서도 동시에 매력 넘치는 도시인 예루살렘의 장대한 역사를 자세히 개괄해 나간다. 유대인으로 어린 시절부터 예루살렘을 배회해온 저자는 예루살렘의 이름있는 가문 출신으로 자신이 보고, 배우고, 느낀 그 예루살렘을 온몸으로 증언한다.

그는 수많은 예루살렘 관련 책을 보았지만 사실에 가장 가깝고 예루살렘의 속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책은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하고 오랜 시간 방대한 자료조사를 하고 교수, 고고학자, 가문들, 정치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고고학 유적지를 찾아 발품을 팔면서 예루살렘의 생생한 역사를 하나 둘 씩 기록해 나갔다.

그렇게 해서 이제껏 한 번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예루살렘의 속살을 있는 그대로 서술, 오늘의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한권의 ‘전기’가 완성된 것이다.

저자는 성스러운 그 땅에 살아가고 배회한 수많은 개인과 민족, 나라의 역사를 되짚고 있으며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대기적으로 이야기를 서술, 예루살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능케 한다.

물론 난해하고 어려운 점이 있고 분량 또한 한 번에 읽어가기엔 부담이다. 때론 너무 자세한 서술로 인하여 예루살렘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보이지 않는 불편함도 느껴진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번은 예루살렘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자세히 보고 느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 의미가 크다.

저자는 예루살렘은 성서 이전 역사를 간략히 언급한 후 구약과 신약 성서 시대 예루살렘, 헤롯 시대, 십자군 시대, 이슬람 지배 시대, 영국령 예루살렘 시대 등을 차분하게 살펴 나간다. 또 당시에 벌어졌던 역사적 상황과 인물들, 사건들을 차분하게 설명해 간다.

특히 저자는 성서시대, 고대와 중세의 이야기 뿐 아니라 21세기 예루살렘까지 이야기를 넓힌다. 1917년 영국이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지지한 벨푸어 선언과 이를 전후로 한 시온주의자들의 움직임, 예루살렘의 건국과 팔레스타인과의 전쟁 등의 역사를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예루살렘은 도서관 속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1993년 이후 오늘도 길게 이어지고 있는 현재 예루살렘과 인근 지역의 현실로, 미래를 조망하는 근거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시공사/964쪽/3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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