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차병원 난임센터장 한세열 장로
35년간 난임 9,000쌍 치료 … 56세 산모 출산도
세계최대 난임학회 최우수논문상 등 ‘지구촌 명의’
2001년부터 의료선교… 외국인근로자 진료도 앞장

갈수록 결혼을 늦게 하고, 출산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 흐름은 아기가 잘 생기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난임’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난임 부부에게 희망을 주는 성결인이 있다.  

국내 난임 치료계에서 명의로 손꼽히는 일산차병원 난임센터장 한세열 장로(신촌교회·사진)다.  한 장로는 1988년 차병원에서 난임 치료와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35년간 난임 치료 외길을 걸어온 국내 난임 전문의 1세대다. 난임 치료 초기부터 지금까지 한 장로에게 난임 치료와 시술을 받고, 세상에 태어난 아기가 9,000명에 이를 정도다.

한세열 장로는 “과거에는 ‘불임’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난임’이라고 한다. 난임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서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면 다양한 난임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도 불임 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인공적으로 추출하여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후 배양된 태아를 엄마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시험관 시술’이나 배란기에 남편의 정액을 자궁 속으로 직접 주입하는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수가 증가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난임 진단을 받은 사람은 26만 명이 넘고, 이중 난임 시술자는 7만 8,575명이다. 또 2021년에 태어난 26만 500명 중 8.1%에 해당하는 2만 1,219명이 난임 시술을 통해 태어났다. 신생아 12명 중 1명 꼴이다. 

어떤 사람들이 ‘난임’ 치료를 받는 것일까? 한세열 장로는 “여성 기준으로 20대의 정상적인 부부가 아기를 갖고 싶어 하는데 1년 이상 임신이 안되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35세 이상이거나 자궁내막증 진단이나 개복수술 등을 한 경우는 6개월을 기다려도 임신이 안되면 검사가 필요하다”면서 “40세 이상일 경우 자연임신을 해도 40%는 유산이 된다. 출산까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난임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가장 많이 하고, 또 성공률이 높은 치료는 ‘시험관 시술’이다. 요즘은 기술이 고도로 발전해 미리 여러 개의 배아를 만들어 냉동시킨 후 자궁이 착상하기 최적의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술해 성공률을 높이고, 특히 배아 상태에서 장애 여부도 확인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한 장로는 “태아가 장애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보통 4개월에 양수검사, 12~16주에 혈액검사로 기형 여부를 검사하는데, 시험관 아이는 배아상태에서 이 검사가 가능해 건강한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 장로는 56세 고령 산모의 출산을 성공시키기도 했고, 상당수 40대 후반 산모들의 출산의 꿈을 이뤄주는 등 ‘고령 산모’들의 희망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나 한 장로는 기술의 이면을 바라볼 것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이 눈부시지만 오랫동안 난임치료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생명은 우리의 소관이 아닌 하나님의 영역이라는 점”이라며 “결국은 하나님의 허락하셔야 새생명을 얻는 은혜를 누릴 수 있다”고 고백했다. 

이런 신앙고백을 하는 한세열 장로는 값없이 나누는 선교에도 오랫동안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항상 빚진자의 심정으로 산다”는 그는 1996년 장로장립 직후부터 교회 내 의료인들을 모아 의료선교를 준비했다. 직접 엽서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기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2000년부터 소규모로 의료선교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신촌교회의 의료선교가 이때 처음 시작되었다. 처음 의사 3명으로 시작한 의료선교는 20년 넘게 이어오며 현재 의사 10명이 참여하는 사역으로 성장했다. 또 이미용선교와 어린이 사역, 건축수리 봉사까지 함께하는 사역으로 확대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장로는 2019년까지 매년 여름, 베트남과 라오스, 네팔 등 의료선교팀을 꾸려 무료 진료사역을 진두지휘했다. 또한 그는 이미용 팀과 2001년 인천 남동공단에 외국인선교회 시작과 함께 10년 넘게 한 달에 한번 무료진료를 하는 등 의료사역에 앞장서 왔다. 

한편, 한세열 장로는 1988년부터 지금까지 ‘난임’ 전문의로 활약하며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부소장, 대구차여성병원 병원장, 차의과학대학교 구미차병원 난임센터장을 두루 역임했으며, 차의과학대학 교학처장 등으로 후학양성에도 힘썼다. 또 1998년 그가 참여한 차병원 연구팀이 세계 최초 유리화난자동결법을 개발해 세계 최대 난임 학회인 미국생식의학회(ASRM)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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