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중심에서 사람 중심 선교로 변화해야”
‘2023 평창 선언’ 발표…선교 개념 변화 제시
물량주의 선교 지양, 현지인 중심 선교로 전향

 

“이전의 '선교'는 해외로 가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장소에 상관없이 복음을 전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한다. 물량 중심 선교를 내려놓고 현지인 중심 선교로 변화해야 한다.”


한국 선교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이하 엔코위)가 지난 6월 16일 폐막했다. 5년 만에 열린 이번 엔코위는 600여 명의 목회자와 선교사, 교수와 청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그곳에서’라는 주제로 13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 강대흥 선교사 · 이하 KWMA)가 주최한 제8회 엔코위에서는 한국교회 선교가 ‘선교사 중심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장소 중심에서 타문화 사람들에게 복음전하는 행위 자체’로 변화하겠다는 선언이 나왔다. 

엔코위 마지막 날 발표된 제8차 NCOWE(세계선교전략회의) ‘2023 평창 선언’에 이 내용이 담겼다. 선언문에서는 “물질과 힘에 의한 선교를 지양한다”고 밝히고, “세계 교회와 진정한 파트너로 함께 선교하기 위해 자기중심적 태도를 내려놓고 경청과 인내, 우정과 교제, 환대와 나눔, 하나됨과 존중의 태도를 갖겠다”고 밝혔다.

또 장소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천명했다. 선언문에서는 “선교가 해외로 가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의 경계를 넘어가는 것임을 확인한다. 우리 곁에 있는 이방인들을 환영하기 위해 한국교회 성도 모두가 창의적인 방식으로 선교에 참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또 다음세대와 여성도 한국선교의 주역이라는 것을 간과해 왔음을 인정하고 기성세대와 다음세대,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한국선교의 주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KWMA와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 한인세계선교사회(KWMF)는 지난 6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3 평창 선언’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재정과 프로젝트 위주의 서구주의적 선교 방식에서 벗어나 교회에서부터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성숙한 선교를 지향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경제 발전에 따라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였지만 파송받은 선교사는 선교지 문화를 이해하고 섬기는 일에 소홀히 하였고 오히려 ‘후원교회의 선교 철학’을 더 중히 여기는 사례가 있음을 고백한다”고 반성하고 “성육신이 보여주는 대로 더욱 ‘현장 중심의 선교’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선교가 해외로 가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의 경계를 넘어가는 것이며, '지역'이 아니라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국내 거주하면서 다른 문화권 속에 있는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이들에게 사역하는 목회자들을 동역자로 섬기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이주민들을 환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개 단체는 또 △‘선교사 중심의 선교’를 지양하고, ‘현지교회의 필요성’ 중시 △‘현지인 리더’를 세우고, 프로젝트 사역을 지양하고, 현지인들이 '교회 개척'을 하도록 힘쓸 것 △‘지속 가능한 선교’를 하기 위해 현재의 선교 방식을 성찰하며 물질과 힘에 의한 선교 지양 △현지인 성도 중심의 교회 부흥이 일어나도록 협력할 것 등을 다짐했다.

한편, 제8차 엔코위에서 주제강연한 한철호 선교사(미션파트너스 대표)는 “이 시대는 세계화와 인구 이동으로 인해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고, 선교도 서구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것에서 벗어나 다중심적이고 쌍방향적 혹은 전 방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선교연구원 홍현철 원장은 한국 선교사의 고령화에 따른 연합적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원장은 “한국 선교사의 평균연령은 53.1세로 고령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고령화의 문제는 선교 전반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선교사 은퇴 준비 등의 대비를 위해 파송교회와 선교단체, 선교사가 유기적으로 참여해 정책을 세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이번 엔코위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내용 중 하나는 ‘현지인과 동역하는 선교’로의 변화이다. 기도와 재정 후원 방식 위주의 한국교회 해외 선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차드에서 22년째 선교하는 김영섭 선교사는 “선교사는 할 수만 있으면 흩어져 현지인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교회와 센터를 짓는데 집중한 선교보다 현지 문화와 언어 등을 이해하기 위한 제자양육과 성경번역 사역 등에 대한 선교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종석 성경번역선교회(GPT) 선교사는 “현지인들이 권위를 갖고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고 복음을 힘있게 증거하는 독립된 공동체로 나가도록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올해 NCOWE는 한국선교 관련 10가지 주제별 토론도 활발했다. 국내 이주민 선교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온라인을 활용한 선교의 활성화, 여성 선교사의 역량 키우기, 교회와 선교사 소통 확대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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