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대현동 주택가에 강행되고 있는 이슬람 사원 건축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대구대현동국민주권침해범국민대책위원회(대국위)가 5월 20일(토) 오후 2시 대구 반월당네거리에서 개최한 해당 사원 건축 규탄 집회에서 대현동 주민들이 눈물의 호소를 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아서다.

홍 시장은 석가탄신일을 맞아 자신의 SNS에 게시한 글에서 종교적 관용을 강조하며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을 에둘러 옹호했다. 그는 5월 30일에는 대구 동인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하며 일부 종교 세력의 반대에 함몰돼선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광역시의 시장일 뿐 아니라 한때 강력한 대권 후보로까지 꼽히던 그가 이처럼 민감한 사안인 이슬람 문제에 대해 크나큰 오해와 무지를 보일 수 있는지, 또한 자신이 행정 책임을 맡고 있는 도시의 시민들이 겪고 있는 엄청난 고통에 대해 외면하고 무관심할 수 있는지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먼저 이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홍 시장이 말하는 것과 같은 종교 갈등이 아니다. 대구 북구청이 지난 2020년 9월, ‘주택이 밀집된 지역’에 이슬람 사원(모스크)의 건축을 허가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북구청은 뒤늦게 2021년 2월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으나, 무슬림 건축주가 북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3선에 도전하던 구청장은 지방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대현동 주거 밀집 지역은 그 어떤 종교시설도 들어설 수 없는 곳인데, 건축과장이 아무 생각 없이 건축 허가를 했다”고 위중한 행정 실수를 자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소송은 무슬림 건축주 측의 승소로 종결됐다.

또한 홍 시장이 외대 여교수로부터 배웠다는 이슬람에 대한 지식은 그야말로 이슬람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한, 객관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그는 이슬람 중 80%는 온건 수니파이며 강경 이슬람인 시아파 중에서도 극단적인 이들은 0.1%도 되지 않는다고 했으나, 이슬람 극단주의는 수니파나 시아파 어디서나 나타난다. 오히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은 대부분 수니파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무슬림 전체를 테러리스트라고 매도해서는 않되지만, 그렇다고 이슬람 내의 극단주의자들과 그들에 의한 극단적 사건들의 빈도가 유독 많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는 없다. 무슬림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국가와 사회에서 이슬람이 아닌 다른 종교인들이 박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슬람권에서 당연시되는 여성 인권 탄압, 타종교·타문화에 대한 불관용, 그리고 폭력적 방식의 신념 강요 등의 문제들도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의 다문화는 이미 실패했고, 유럽 각국은 무함마드를 풍자했다가 테러를 당하는 일들이 빈번할 정도로 이슬람 극단주의의 위험 지역이 돼 버렸다.

선교 전문가들은 서구권에서 아랍계 이민자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차별대우 때문에 극심한 좌절을 겪고 있고, 그에 대한 분노로 점점 더 이러한 테러들이 잦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역시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과 무슬림 유입이 차츰 활발해지고 있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이 같은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대응이 필요하다. 단순히 평화와 관용이라는 감성적 접근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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