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교단 되기 위한 개혁의 끈 놓지 말아야”

총무의 재정과 인사권 이제 환원해야 할 때 
총회본부 재건축, 전문가 통해 결단 내려야

작은교회를 위한 보다 강력한 지원책 필요
총회선거권 지방회 대의원까지 확대 바람직

총회장과 임원들이 계속하여 개혁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어느새 우리는 주님 앞에서 일등 교회, 일등 교단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목사이다. 이전에도 목사이고 이후로도 목사다. 목사가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열심히 목회해서 북교동교회 성도들이 두고두고 기억해주는 그런 목사가 되고 싶다

 

지난 1년간 소회를 말씀해 달라.
총회장으로 수행하던 수많은 일들 가운데 대과(大過) 없이 잘 마칠 수 있도록 힘주시고 능력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평생 목회만 하던 사람이 교단 정치의 한가운데 발을 디디는 것 자체가 크나큰 모험이었다. 정치의 자리기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처지에 따라 네 편과 내 편이 나뉘게 되는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지만 최대한 공정하고 공평하게 업무를 처리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여러 오해를 받으며 인간적으로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총회장의 숙명이고 내가 짊어질 멍에라 생각하며 묵묵히 한 해를 걸어왔다. 이제 한 회기를 마치며 총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나에게 이 멍에가 평생 간직할 자랑스러운 명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총회장 취임하면서 여러 정책과 사업을 추진했는데, 이중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총무를 보선하는 일은 가장 시급한 일이었다. 116년차 총회가 제게 위임한 그 많은 일들을 수행하기 위해서 총회본부의 도움이 꼭 필요한 데 그간 총무의 부재로 인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총회본부 직원들의 동요를 잠재우고 정상적인 교단 행정이 가능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고, 지금도 잘 한 일이라고 자부한다. 

대대적인 총회본부 인사이동도 오랫동안 적체되었던 총회본부 인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작업이었다. 너무 오래 한 부서에 머물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무사안일에 빠지고 복지부동을 하게 되는데, 직원 재배치를 통해 일하는 총회본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하던 유지재단을 이사회의 동의로 새롭게 구성한 것은 총회본부의 투명성과 건강함을 회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였다.

오래되어 낡고 곳곳에 물이 새고 있는 총회본부를 대대적으로 수리하기 시작한 것과 별관 1층에 지저스 커피와 와플대학을 유치하여 총회본부를 방문하는 분들이 머물 곳을 마련한 것도 작지만 참으로 뿌듯한 일이다. 

부총회장인 임석웅 목사님과 함께 한 정책포럼도 교단의 인재풀을 구성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정책포럼은 117년차 총회에서 구성할 교단 창립 120주년 위원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취임 후 줄곧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셨는데 기대했던 만큼 성과를 이루었는가?
개혁에는 인내와 꾸준함이 필요하다. 개혁을 시도하던 많은 이들이 결국 실패하게 되는 것은 조급함 때문이다. 나 때에 무엇인가를 이루어내고자 할 때 자칫 독선과 아집으로 빠지기 쉽다. 그래서 더 큰 개혁을 위한 디딤돌을 놓는 것이 116년차 총회장으로서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했다. 유지재단을 개혁하고 성결신문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발행인의 자격으로 지도를 한 것도 더 큰 개혁을 위한 바닥 다지기의 일환이었다. 116년차 총회장이 놓은 이 개혁의 징검다리를 밟고 117년차 총회장이 전진하기를 바란다. 뒤를 이어 118년차, 119년차에도 총회장과 임원들이 계속하여 개혁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어느새 우리는 주님 앞에서 일등 교회, 일등 교단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도 교단을 위해 더 개선돼야 할 점은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총무의 인사권과 재정권을 환원하여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했는데 거기까지 이루지 못해 아쉽다. 내부 승진을 통해 총회본부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4국 1과로 유지해온 총회본부의 조직을 유연한 조직으로 변경하는 것도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총회와 총회본부의 인적, 물적 자원을 재배치하는 일을 시급하게 해야 한다.  조급해서는 안 된다. 숙고와 토론으로 다수가 합의하는 체제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로드맵을 작성하여 총무 중심으로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성결신문도 더 좋은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총회장이자 발행인 자격으로 교단법에 따라 행정지도를 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문제다. 심정적으로는 공감을 한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지금도 이런 생각에는 변함 없다. 

한국성결신문은 몇몇 사람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위원을 총회 공천부를 통해 공천받아야 한다. 그래야 교단지 운영진으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교단지라면 어려운 교회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작은교회를 위해 무료로 지면을 할애하고 광고비를 대폭 낮추어 교단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사장이 결단하여 월급을 반납하면 광고비가 내려갈 수 있지 않겠는가. 개인적으로는 비상근, 무보수로 봉사하면 더 명예로운 직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회본부 경리과를 통해 재정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며, 헌법 개정을 통해 한국성결신문이 교단지 임을 명시해야 한다고 본다. 만일 허수로 발행하는 부수가 있다면 현실화하고 불필요한 경조사는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 이런 부분을 반영해서 정관과 운영규정을 수․개정해서 명실상부한 교단지가 되었으면 한다. 

제117년차 총회에서 ‘이것만은 꼭 통과되었으면 하는 사안이 있다면? 
목회자 이중직 문제는 오래된 현안이다. 이 문제는 공론의 장에서 치열하게 논의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자들의 연구와 목회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취합한 후 결정을 내려도 늦지는 않지만, 너무 늦어져서도 안 될 것이다. 더불어 작은교회를 위한 보다 강력한 지원책을 제도화하여 꼭 필요한 목회자와 교회에 성도들의 헌금이 잘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목사와 장로의 정년 문제도 중지를 모아 결정되었으면 좋겠다. 올해 정년 문제가 갑자기 불거져 여러 혼란을 초래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었지만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70세 되는 날에 은퇴하는 것은 어쩌면 불합리하고 유능한 인력을 낭비하는 일일 수 있다. 이 문제는 성결교회 미래세대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한두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전체 성결 가족들의 중지를 모아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항존부서를 매년 1/3씩 공천하자는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그 뜻은 좋으나 실천 방법에서 조금 설득력이 떨어진다. 불필요한 정쟁을 줄이자는 선한 의도를 잘 빚은 그릇에 정성스레 담아 대의원들에게 내놓으면 결과도 선할 것이라 믿는다. 

총회 임원선거도 이제는 변화할 필요하다. 선거권, 즉 참정권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가령, 총회대의원뿐만 아니라 지방회 대의원들이 총회 임원과 총무선거에 참여하면 지금 선거의 여러 문제점도 줄일 수 있고, 대의정치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개정과 선거관리위원회 운영규정을 통해 선거제도를 정비해서 5,800여 명의 대의제도로 확대되면 선거문화가 정책선거로 바뀌고 금권선거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총회본부 재건축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고 있는가?
총회본부는 우리 교단의 거의 유일한 재산이다. 그런면에서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 총회본부를 건축하신 선배님들의 혜안이 대단하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나 낡고 오래되어 어떤 형태로든 해결해야 하지만 몇 년의 연구에도 아무런 결론은 내릴 수 없었다. 총회 대의원과 총회본부 직원까지 모두의 생각이 다르기에 하나의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참으로 지난한 일이다. 그렇다고 손만 놓고 있을 수만 없다. 지체될수록 비용은 계속 상승하게 될 것이다. 해결책은 한가지라고 본다. 전문가를 중심으로 연구하여 전권을 가진 위원회가 재건축 혹은 매매 후 이전 등 어떠한 형태로든 결론을 내리게 해야 한다. 그리고 대의원들은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주어야 해결될 수 있다. 

본지 직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인 급여 내역이 무단 유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온·오프라인 상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철저하게 진상을 파악하여 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총회본부 직원들의 급여문제가 민감한 개인정보이냐에 대해서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교회에서도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직원들의 급여가 공개되고 있다. 우리 교회에서만 보더라도 최소한 5번은 공개된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투명해져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의견을 개진해 본다. 

퇴임 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북교동교회를 섬기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성도들을 만나고 미루어 왔던 가정 심방도 하려고 한다. 총회 일이 너무 바빠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이 죄송할 뿐이다.  

나는 목사이다. 이전에도 목사이고 이후로도 목사다. 목사가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열심히 목회해서 북교동교회 성도들이 두고두고 기억해주는 그런 목사가 되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나를 위해 기도하고 변함없이 사랑해주신 북교동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은퇴하는 날까지 예수님이 가신 그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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