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88% 욕설·비속어·은어 사용, 가정회복 등 구조적인 해결 방법 필요

“청소년=외계인(?)”
미전도종족보다 못한 복음화율 3~4%에 해당하는 한국의 청소년들, 그들을 가리켜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미로 ‘외계인’이라고 부르곤 한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청소년과 기성세대의 간극을 가장 넓히는 것 중 하나는 소통의 문제다. 청소년들이 하는 말 중에는 어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많고 시간이 흘러 어른들이 알아들을 때쯤이면 그 단어는 이미 구세대의 것이 되고 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최근 은어, 비속어, 욕설 등 청소년들이 또래 집단에서 사용하던 언어가 교회 속으로도 들어오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소년 88% 대화 중 욕설 사용
국립국어원의 조사(2011년)에 따르면 요즘 청소년들 중 88%가 대화 중 욕설을 사용하며, 비속어 사용은 초등학생은 97%, 중고등학생은 9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욕설사용이 대화 중 20어절에 한번 꼴로 등장한다는 조사도 있었다. ‘조사’와 ‘대명사’등을 제외하면 욕설과 비속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비속어, 욕설, 은어 등의 사용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주로 쓰는 은어, 비속어로는 △찐따(진짜 왕따), △느그엄마(너의 엄마의 비하형), △에바(오버하다의 변이형), △오크(오케이), △솔까말(솔직하게 말해서), △바막(바람막이), 커버처주다(보호해주다), △멘붕(멘탈 붕괴), △지돈(지존), △듣보잡(갑자기 등장한), △열폭(열등감이 심하다) 등이 있다. 이밖에도 수백가지의 언어들이 청소년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빈번해지면서 줄임말이 상당히 늘어났고, 왕따, 빵셔틀 등 아이들의 슬픈 학교생활을 담은 언어들도 많다.

청소년 언어, 문화 아닌 문제
일각에선 청소년들의 잘못된 언어사용문제는 최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의 문화로 인정하고 바라봐야 한다는 시선도 많다. 기성세대들도 어린 시절 그들만의 언어를 만들어왔으며, 시간이 지나면 정식 국어사전에 속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청소년들의 언어는 빈번한 비속어, 은어, 욕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이 점은 기성세대와의 갈등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문제로 봐야 한다는 시선도 많다. 또한 이러한 말들이 교회 안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높다.

한 고등부 교사는 “아이들이 저를 놓고 자기들끼리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갑자기 화가 나서, ‘선생님한테 함부로 말하는 거 아니야’라고 주의를 줬는데, 아이들이 한참을 웃더니 제 욕을 안했다고 이야기했다”며 “그 이후부터 아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귀를 기울여 해석하려고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고 거센 발음 때문에 욕을 하는지 칭찬을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청소년들과 기성세대 사이의 문제가 교회 안에서도 반복되자 청소년들과의 소통에 앞장서기 위해 최근 모 사역자 사이트에는 ‘청소년 은어 사전’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소년 사역에서 언어가 놓인 위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정 문제 해결 등 구조적 접근 필요
청소년들의 언어습관의 문제점 중 하나는 어감이 좋지 않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점이다. 교회 안에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청소년들의 은어 사용이 자칫 신앙의 문제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박종석 교수(서울신대 기독교교육과)는 “사람이 감동받고 격려받고 힘을 얻고 하는 것은 모두 듣기 좋은 말에서 나오는데, 은어, 비어, 욕설 등 청소년들의 언어는 부정적인 생각을 낳는다”며 “청소년 복음화율이 3~4%라고 하는데, 이러한 무분별한 언어 사용은 결코 복음화율을 높이는데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청소년기의 좋은 언어습관을 가져야 하는 중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교회가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언어 생활을 지도하는 것보다는 가정회복 관련 사역 개최 등 구조적으로 문제해결에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소년들의 언어 실태조사’(국립국어원, 2011)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비속어, 은어, 욕설 사용의 원인에는 가정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으며, 가정이 어렵고 불우할수록 욕설과 은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교회가 청소년들의 언어 개선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가정 회복을 위한 사역과 가정관련 설교를 진행하면 결과적으로 청소년 언어 습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소년들이 행복해진다면, 청소년들의 언어생활도 더욱 따뜻해지고 사랑이 넘쳐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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