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이며,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갈구하게 돼 있다. 따라서 하나님을 떠나 타락한 인간은 그 빈 자리를 헛된 것으로 대신 채우려 하나, 그것은 그야말로 헛된 시도일 뿐이다. 마치 바닷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더 큰 갈증을 느끼듯, 우리 영혼을 하나님이 아닌 다른 존재로 채우려 할수록 더 큰 허무와 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인간은 계속해서 잘못된 중독 속에 빠져든다.

현대인들은 그야말로 다양한 중독의 위험 속에 놓여 있다. 알코올, 도박, 미디어, 게임, 쇼핑, 포르노 중독 등 온갖 형태의 중독들이 현대인들의 영혼과 육체를 좀먹고 있다. 이러한 중독들은 기독교인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삶을 잘 절제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중독에 빠져 하나님과의 관계마저 파괴돼 버릴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들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마약 중독이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마약 청정국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갑작스럽게 마약 관련 범죄들이 급증하고 있고, 마약에 대한 접근성 또한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강남의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가 유포되는가 하면, 한 군소 정당의 대표가 대마를 흡연·소지한 혐의로 입건되고, 주말 대낮에 캠핑장에서 마약을 투약한 젊은이들이 난동을 부리는 사건도 있었다. 공항에서도 마약이 잇달아 적발되며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마약 유통에 개입한 조직폭력배들과 10대 마약상이 검거되기도 했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상황은 조금 나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소위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에, 이를 넘어서는 신종 마약까지 확산되면서 마약과의 심각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1년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년 동안 약 7만 5천 명이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사망해, 18~49세 미국인 사망원인 중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러한 마약 중독은 수많은 사람들의 정신과 육체를 파괴하는 것을 넘어, 국가와 사회 전체를 붕괴시키는 흉악 범죄다. 입법·사법·행정의 모든 지도자들은 이 점을 명심하고, 마약 문제를 발본색원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마약을 생산·유통하는 자들과 그들을 비호하는 자들의 카르텔을 완전히 분쇄하고, 그 책임자들을 엄히 처벌해야 한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가 있어선 안 된다. 얼마 전 야당의 한 의원이 국내 마약 실태에 대해 “5년 사이에 불과 5배 늘어난 수준”이라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정권의 과도한 권력 행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는 하나, 정치에는 금도가 있는 법이다.

기독교계도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중독 문제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주변인들의 조력이 매우 중요하다. 교회는 소그룹과 상담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해, 중독에 빠진 이들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기독교인들 역시 언제든 이 같은 중독 문제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항상 주변을 잘 보살펴야 한다.

누군가가 마약이 됐든 다른 어떤 대상이 됐든 무언가에 중독된다는 것은, 그의 영혼이 심각한 결핍과 갈증을 느낀다는 의미다. 교회는 그러한 이들이 잘못된 대상에 중독되기 전에, 하나님을 만나고 복음으로 그 영혼과 육체가 진정한 만족과 쉼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궁극적이면서도 유일한 중독 문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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