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 소소하지만 적극적인 실천
쉬운 아이디어로 지구를 살린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교회에서 실천하는 소소한 행동으로 탄소 배출량 절감에 앞장서는 성도들이 있다. 가속화되는 창조 질서의 파괴 속에 교단 차원에서 선도적인 움직임을 펼치던 것을 넘어 이제는 의식적인 성도들의 자발적인 실천이 교회 내 문화를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교단·교회의 차원에서 개인의 차원으로
이전까지 탄소 중립, 지구 환경 보호에 관한 움직임은 교단과 교회 전체적인 차원의 탑 다운 방식 캠페인이 주를 이뤘다. 

우리 교단은 2021년과 2022년 사순절 ‘경건한 40일, 탄소 금식’ 캠페인 등을 실시한 바 있고, 총회 본부에서는 ‘종이컵 사용 NO NO’ 캠페인 운영으로 직원의 개인컵 사용과 각종 회의 시 다회용 컵 사용 또는 생수병만 이용하기로 했다. 총회 임원회 회의는 종이 대신 태블릿PC로 자료를 공유하며, 직원 예배 주보지도 디지털로만 사용하고 종이를 나눠주지 않은 지 오래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이철 감독회장) 제35회 총회가 작년에 '2050 탄소 중립 선언'을 채택하고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결단을 하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소속 회원 교단과 단체들이 탄소 배출 중장기 감축 방안을 담은 ‘한국교회 2050 탄소 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교회 차원에서도 교회가 주도하고 성도가 동참하는 형식으로 이산화탄소 절감의 노력이 이루어졌다. 중앙교회(한기채 목사)는 에너지 절약 운동의 일환으로 교회 옥상에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고, 일회용품과 쓰레기를 줄이는 ‘플라스틱 제로’ 운동을 펼쳤다. 음식물 쓰레기와 전기를 절약하며 ‘아나바다’ 운동을 이끄는 등 생명 운동 캠페인을 펼쳐온 것이다. 


성도들이 쉽게 실천하는 탄소 저감 행동
교회 내 탄소 중립의 노력은 이제 보다 개인적인 차원의 자발적이고 의식적인 실천으로 그 양상이 바뀌고 있다.

아현교회(손제운 목사)에서 시무하는 표은영 권사는 “오염되는 환경을 볼 때 매우 안타깝다”라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잘 보존하여 다음 세대에 전해주어야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표은영 권사가 환한 복도에 불필요하게 켜진 불을 끄는 모습.

표 권사는 시시때때로 교회 곳곳에 낭비되는 자원이 없는지 살핀다. 불을 켜지 않아도 교회 복도가 환한 시간이나 예배와 예배 중간 시간에 예배당 불을 끄고 다니기로 목회자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하다. 그녀는 “교회가 밝게 빛나서 성도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이 꺼져 있어도 환한 시간이나 예배당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일부러 불을 켜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표 권사가 일하는 교회 사무실 모습. 커피전문점에서 받은 종이 캐리어에 성도들이 자주 찾는 봉투, 펜, 선교 소식지 등을 꽂아두었다.

표 권사가 일하는 교회 사무실에는 곳곳에 재활용품으로 만든 수납함이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받은 종이 캐리어에 성도들이 자주 찾는 봉투, 펜, 선교 소식지 등을 꽂아두었고, 규격이 동일한 A4용지 상자를 활용해 마스크, 파일 등 물품 보관함을 만들어 사무실을 깔끔하게 정돈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사이트는 재활용품을 사용하여 폐기물 발생량을 감소시키면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소비되는 에너지와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준다. 예를 들어 표 권사와 같이 종이를 재활용하면, 나무를 베어 원료로 사용하는 것보다 약 4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대략 1톤당 1.5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로 이어진다. 

 

아가페 찬양대 연습시간, 대원들이 종이컵 대신 개인컵을 사용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아현교회에서는 많은 인원이 모이는 각 부서의 모임 시간에 성도들의 개인컵 사용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아가페 찬양대의 연습 시간, 찬양대원들은 자신이 가지고 다니는 개인컵을 들어 올렸다. 찬양대 총무인 강지형 집사는 “우리 대원들에게 개인컵을 들고 다니는 일은 이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종이컵을 하루 100개 덜 사용할 경우 연간 400kg의 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30년생 원목 3.5 그루를 벌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중등부 교사로 봉사하는 장예일 청년도 중등부에서 개인컵 사용하기를 제안했다. “교회에서 버려지는 종이컵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교사분들과 다음세대인 학생들에게 중등부실에서 개인컵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목사님과 동료 교사분들이 공감하고 함께 참여해 주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회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환경에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제 건강과 교통비 절감에도 좋기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자기 행동이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구와 다음세대를 살리는 성도들의 노력
죽음에서 다시 사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신 것처럼 우리도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개 교회별로 진행되는 참여 기반 캠페인과 성도들이 교회에서 쉽게 실천하는 소소한 탄소 배출량 절감의 행동이 자연스러운 교회 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성도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내 자녀와 다음세대에 아름다운 지구를 온전히 물려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에 스스로 움직인다. 성도들이 앞장서는 자발적인 문화의 힘이 실제로 교회와 환경을 변화시키는 큰 힘으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현교회 성도들이 추천하는 탄소 절감 아이디어  

자전거 타고 교회 가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불필요하게 켜진 예배당, 복도 불끄기
튼튼한 일회용품을 수납함으로 
재활용하기
부서 모임 시간에 종이컵 대신 
개인컵 사용하기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