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운교회
화재로 전소 되었으나
더 좋은 예배당 신축

하정교회
태풍으로 쓰러진 예배당
2년여 걸쳐 직접 수리

재난의 깊은 상처는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아픔이고, 잊혀지지 않는 상처이다. 그러나 재난에 절망하지 않고 희망으로 다시 일어선 교회들이 있다. 화재와 태풍으로 무너진 교회당을 다시 세우고, 다시 부활의 생명으로 나아가는 교회들을 찾아본다. 시련을 이겨낸 교회는 고통도, 그것을 치유하는 것도 결국은 하나님이시다고 고백했다. 

 

귀운교회, 화재로 전소된 교회 신축


강원지방 귀운교회(김준수 목사)은 2015년 12월 1일, 유난히 찬 겨울에 발생한 화재로 예배당이 전소됐다. 건축한 지 40년이 넘어 건물 노후화로 인한 전기합선이 원인이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고 불길이 다른 곳으로 번지지 않았으나 한꺼번에 집어삼킨 화마에 예배실과 각종 성물, 집기가 전소되어 큰 재산 피해를 입었다. 

화재가 난 이후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은 것만 같았다. 당장 주일예배를 드릴 예배처소가 없었다. 더욱이 작은 농촌교회가 무슨 수로 엄청난 복구비를 감당해 낼 수가 있을까 싶었다. 앞이 막막했지만 마을회관을 임시예배 처소로 삼고 예배를 드리며, 김준수 목사와 성도들은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보며 고통의 시간을 견디었다.   

기대와 소망은 헛되지 않았다. 귀운교회의 안타까운 소식이 본지 등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고, 소속 지방회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리고 귀운교회는 바로 기적과 같은 일들을 몸소 체험했다. 한우리교회(윤창용 목사)가 1억 2,000만 원을 건축비로 지원했다. 강원서지방 소속 모든 교회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총 1억 6,000만 원이 귀운교회의 건축비로 모였다. 한우리교회 김일용 원로장로도 건축헌금 6,000만 원을 드렸다. 귀운교회 전영길 안수집사는 신축 예배당 부지를 기증했다. 그런 도움에 힘입어 귀운교회는 2016년 8월 예배당 신축 기공예배를 드렸다. 화재로 예배실이 전소된 지 8개월 만이었다. 아무것도 남김없이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좋은 교회당이 기다리고 있었다.   

각계의 정성에 힘입어 귀운교회는 마침내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원대골길10에 새 성전을 세웠다. 2층 규모 264.4㎡(80평)의 성전은 불타기 이전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웠다. 1층은 카페로 꾸몄다. 성도들은 물론 마을 주민들도 들러 쉬어가는 마을을 쉼터가 되었다. 2층은 하나님을 찬양하기에 가장 적합한 예배실로 자리 잡았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교회당은 아름다운 교회로 소문이 났다. 무엇보다 화재 후 성도수도 늘어났다. 

김준수 목사는 “당시 예배당이 전소되면서 순간 깊은 절망감에 빠지고 앞날이 막막했지만 이 모든 고난은 하나님의 기적과 은혜를 체험하는 통로가 되었다”며 “우리처럼 어려움을 당하는 교회, 이웃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교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난 속에 피어난 희망은 고통을 축복으로 바꿨다. 그러나 그것은 혼자의 힘이 아닌 여럿이 돕고 나누면서 함께 일군 아름다운 기적이었다.

 

하정교회, 태풍으로 쓰러진 예배당 보수

경북 포항의 하정교회(이석찬 목사)도 지난 2020년 9월 영남지역을 강타한 가을 태풍에 십자가 및 예배당 지붕이 큰 파손을 입었다. 사택의 바람을 막기 위해 세웠던 시설물들도 다 무너졌다. 수리비만 1억 5,000만 원이 필요했다. 이석찬 목사와 성도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금액이었다.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이던 순간 돕는 손길이 나타났다. 교단에서 수해복구 지원금을 보내왔다. 지방회에서도 힘을 보탰다. 수리비 전체를 감당할 만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아픔에 동참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었다. 수리 업체에 맡길만한 여력은 안 돼 이석찬 목사와 성도들이 직접 팔을 걷어 붙였다. 부족한 자금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자체 공사는 힘겨웠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조금씩 보수에 나섰다. 느헤미야가 무너진 성전을 세우듯이 그렇게 나서서 성전보수를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당시 코로나 상황에서 주일예배는 온라인으로 드리고 있던 상태라서 예배당 보수에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멈춘 듯 했지만 공사는 단 한차례도 중단되지 않았다. 예배당도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갔다. 복구를 시작한지 2년여만에 마침내 2022년 가을경에 예배당 보수를 마쳤다. 보수작업을 하면서 예배당 내부와 화장실 공사도 실시해 태풍 피해를 입기 전보다 더 쾌척하고 깨끗한 예배당을 갖게 됐다.  

이석찬 목사는 “보수 작업을 오랫동안 하면서 몸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교회가 더 번듯해져 마음은 매우 기쁘다”면서 “성도들이 태풍도 이겨내는 신앙과 믿음으로 더욱 든든한 일꾼들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불과 2년 사이에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낸 하정교회는 낙망하지 않고, 한걸음 씩 전진한 끝에 재난 속에 아름다운 성전을 재건할 수 있었다.       

 

지금 고난을 만난 교회  
재난을 이겨낸 교회도 있지만 고난이 현재 진행형인 교회도 있다. 경남서지방회 하동교회(김바울 목사)는 지난 2월 25일 발생한 화재로 현재 예배사역은 물론 김 목사 부부의 생활조차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냉장고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로 예배당과 사택이 전소되었다. 자비량으로 힘들게 목회해온 김바울 목사와 우옥순 사모는 복구에 엄두도 못 내고 현재 마을회관에 머물며 면사무소에서 제공하는 구호물품으로 생활 중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경남서지방회(지방회장 임광호 목사)는 십시일반 힘을 모아 ‘하동교회 복구를 위한 모금’을 시작했고 작은 지방회의 힘만으로 감당하기에 재정과 인력이 부족해 최근 총회임원회의 허락을 받아 전국의 교회를 대상으로 모금 활동에 들어갔다. 

지방회장 임광호 목사는 “어려운 가운데 사명을 완수하고 애쓰는 김바울 목사 부부와 그리고 하동교회가 복음의 최일선에서 성결의 복음을 힘있게 전할 수 있도록 사랑을 보태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뜻밖의 재난을 당한 교회는 아무 잘못이 없다. 그러나 그 재난에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것은 그 교회의 잘못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은 없다. 재난을 딛고 다시 희망으로 일어설 때 마침내 역전의 스토리를 써내려 갈 것이다. 그것이 부활을 사는 교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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