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신음소리가
나직이 들려 옵니다
그 참혹한 고통에
외마디 비명조차 없으셨던 당신!
그 모순된 상황에
그저 침묵하셨던 당신!
추종자들에겐 나약함으로,
배신자들에겐 비굴함으로,
변명의 치장으로 화려한 이들에겐
어리석음으로 보였던 당신의 침묵!
그 침묵이
위대한 힘이었음을...
당신의 그 침묵이
에덴에서 시작되어
당연한 인간이 삶의 분신이었던
변명의 역사를 뒤엎는
위대한 혁명이었음을...
그 때는
그 어느 누구도 몰랐습니다
알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때,
당신은
당신의 침묵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모든 이들은
자신들의 판단이 옳았음에
박수를 보내며 입을 모았습니다
“그는 몽상가였다”고
그러나
당신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 후
삼일째 새벽,
그 침묵은
힘이 되어 돌아 왔습니다
그 침묵속에 내재된 힘을
그 누구의 판단도,
그 어떤 어두움도,
인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조차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힘은
생명의 빛을 발하며
분연히 솟아 올랐습니다
이제,
역사는 바뀌었습니다
변명의 역사가
침묵의 힘에 스러져 갔습니다
당신은
마침내
이기셨습니다
당신의 침묵은
더 이상
나약함도,
비굴함도,
어리석음도 아닙니다
그것은
강함이요,
위대함이요,
지혜입니다
광활한 벌판을 가로지르는
환희의 송가입니다
비로소
당신은
침묵을 깨뜨리시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영을 주겠노라고...
오!
사랑하는 나의 님이시여!
변명의 무가치함을,
더 나아가
침묵의 위대함을 보여주신
당신의 영이
부활의 소망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 안에
충만히 임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