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백희 장로 (부산서지방• 남천교회 명예)

겨우내 봄을 기다리던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어 그윽한 향기를 사방으로 날리는 2월 마지막 주일, 우리 교회에서는 ‘이웃 초청 멋진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오랫동안 인내심 강하게 버티던 코로나도 지쳤는지 우리 앞에서 물러가고 있으니, 집회 시기가 적절한 때입니다. 이웃들의 마음 문을 열어 그들을 맞이하고, 우리의 심령도 봄에 돋아나는 새싹처럼 생기를 북돋우기 위해서입니다, 

교회 주위에는 몇 년 전까지 주택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언제인가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되어 주택들은 모두 철거하고, 한동안 공허한 빈터였습니다. 그 자리에 우람한 고층 아파트가 들어 섰습니다. 아파트성벽으로 둘러싸인 교회는 안온합니다. 근래에 그 아파트 주인들이 잇달아 입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대면으로 움츠렸던 성도들은 기지개를 켜고, 입주한 주민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며 음악회 초청장을 전달했습니다. 아울러 성도들의 가족과 친지, 이웃교회 성도들도 초청했습니다.

음악회는 문화원 조난영 집사님의 사회로 시작하여 목사님 인사와 기도, 경남 문화원 이사장님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먼저 KBS 전국 노래자랑 대상을 받은 별빛교회 목사님이 서시를 우렁차게 독창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위드 클래식 앙상블의 ‘참 아름다워라’ 기악연주가 감미롭게 흘렀습니다. 그리고 에제르 앙상블의 ‘성도여 다 함께’ 중창은 한없는 은혜가 가슴에 넘치었습니다. 25명의 굿 뉴스 여성합창단의 ‘눈으로는 볼 수 없고’의 맑은 어울림 합창은 우리의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었습니다. 

경남 리틀싱어즈의 귀여운 어린이 합창단이 꾀꼬리 목소리로 찬양했습니다. ‘야곱의 축복’을 찬양하며 일사불란하게 율동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어린이들은 명랑하고, 깜찍하고, 순진해서 그들이 부르는 청아한 노래와 춤은 성도의 가슴을 뭉클하게 울리고, 눈시울을 적시게 했습니다. 어린이들의 별빛처럼 반짝이는 눈에서 우리 미래의 희망을 보며, 감사와 기쁨이 넘쳐났습니다. 순서가 끝날 때마다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출연진 70여 단원과 더불어 모든 관람객이 기립해서 연합찬양으로 ‘여기에 모인 우리’ ‘너는 하나님의 사람’을 찬양할 때는 예배당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렸습니다. 우리는 한없는 은혜와 새 힘을 가슴에 담고, 목사님의 감사 인사와 축도로 막을 내렸습니다. 2020년 2월 23일 주일은 대구의 코로나19 발생으로 온 교회 분위기가 얼어붙었습니다. 그날 사랑방 구역장 김 집사님은 구역원들 사랑의 친교를 위하여 예약한 식당 일정을 눈물을 머금고 전격 취소했습니다. 또 교회 식사는 물론, 주일 모든 행사모임이 전면 멈추었습니다. 

2023년 2월 26일 주일은 코로나19 안개 속에서 방황하다가 꼭 3년 만에 돌아와 멋진 음악회를 열었고, 사랑방 구역장 김 집사님이 예약한 식당에서 구역 식구들과 함께 식사하며 사랑의 친교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장롱 속에 넣어둔 사연들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해바라기 웃음꽃을 한창 피웠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