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거장 리브가

세상에 누구에게든지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말’과 ‘시간’입니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고, 말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오래 쌓아온 공든 탑을 우르르 무너지게도 할 수 있습니다. 때와 장소와 분위기에 맞는 말은 상대방에게 감동을 줍니다. 

모스크바 광장에서 구걸하는 한 시각장애인이 있었습니다. 그의 앞에 있는 팻말에는 ‘앞을 못 보는 사람에게 동정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동정하여 동전을 떨어뜨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광경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신사가 그의 앞에 있는 팻말을 집어 들고는 문구를 고쳐도 되겠느냐고 묻고는 문구를 새로 고쳐 적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추는가 싶더니 그의 앞에 돈을 던져 주는게 아니겠습니까!

 얼마 되지 않아 그의 앞에는 동전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이에 놀란 시각장애인이 자기 앞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자신 앞에 쓴 팻말에 뭐라고 쓰였는지 읽어달라고 했습니다. 그 팻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는 그것을 볼 수 없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아브라함이 자신의 아들 이삭의 아내가 될 사람을 구하기 위해 종 엘리에셀을 자신의 고향 땅으로 보냅니다. 이에 순종하여 엘리에셀은 주인의 고향에 거의 다다랐을 때 하나님께 표징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하나님께 구한 내용은 장차 이삭의 여인이 될 사람이라면 자신이 그녀에게 물을 요청하였을 때 자신에게 뿐 아니라, 낙타에게도 물을 주게 함으로써 그 여인이 이삭의 부인이 될 사람임을 알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라고 하는 한 여인이 나타나서는 물을 요청하는 엘리에셀은 물론 낙타에게도 물을 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낙타는 한 달 동안 물을 먹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지만, 한 번 물을 먹기 시작하면 80리터의 물을 단번에 마신다고 합니다. 엘리에셀이 모두 10필의 낙타를 몰고 갔으니(창 24:10), 리브가가 그 열 필의 낙타 모두에게 물을 준다고 가정했을 때(20절) 800리터 이상의 물을 길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녀가 20리터 크기의 양동이를 사용했다면 최소한 40번 이상의 물 긷는 작업을 해야 했을 것입니다. 한 번에 3분씩 따져서 쉬지 않고 작업을 한다고 해도 약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노동이었습니다. 더욱이 엘리에셀이 물을 달라고 했을 때 리브가는 이미 물을 담아 집으로 가는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16절), 리브가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가 엘리에셀과 낙타에게 이런 호의를 베풀었던 것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엘리에셀을 향한 리브가의 호칭이 얼마나 인상 깊은지 모릅니다. 낯선 이방인 엘리에셀에게 리브가는 ‘내 주여’(히. 아도나이 18절)라고 하였습니다. ‘내 주여’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아도나이’는 주로 인간이 하나님에게 사용하며, 사람에게는 아내가 남편을 향해, 또 종이 주인에게 주로 사용합니다. 

이 외에도 여호수아가 모세에게, 그리고 한나가 사무엘을 향해서 사용을 하였는데 놀랍게도 이 호칭을 상대방에게 사용한 이들은 모두 신앙의 거장들이 되었습니다. 리브가라고 하는 여인은 마음 씀씀이는 물론이요, 언어가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이런 성품의 사람 리브가의 인생에는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가 펼쳐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그녀가 이스라엘 족장의 여인이 되어 장차 오실 메시야의 조상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 4:32)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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