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년을 며칠처럼 여기며 미련하게
바보처럼 섬겼던 단 한 가지 이유, 
라헬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림자 지고 별 반짝이면 
더욱 그리운 나의 마음
세상 사람이 뭐라 해도 
그대 없이 난 못 살겠네
사모하는 나의 마음 그대에게 보여주고
애태우는 나의 심정 그대에게 밝혀주리

서유석의 노래 <사모하는 마음>(1971)은 70년대를 청춘으로 지낸 이들에게는 강가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통기타 반주에 맞춰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며 고백의 노래로 불렀던 대 유행곡이었습니다. 목이 터지도록 노래를 부르는 이유,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고, 자갈밭에 둘러앉아도 불편하지 않고, 시큼한 김치만 있어도 진수성찬, 모기가 밤새 물어도 웃는 얼굴, 진부한 얘기든 심각한 철학이든지 다 아는 게임이든지 그저 즐거운 이유는 모두 ‘그대’를 사모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나에게도 말없이 바라보며 눈길이 마주치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그녀가 있었습니다. 웃음 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 긴 머리에 말 없는 웃음, ‘눈이 큰 아이’였던 그녀를 사모하며 10년의 기다림 끝에 우린 부부가 되었습니다.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우리의 이야기, 잊을 수 없는 사연들을 만들고 간직하며 40년이 훨씬 넘는 긴 세월이 훌쩍 지나니 ‘긴 머리 소녀’였던 그는 이제 긴 머리 ‘손녀’를 품에 안은 ‘흰머리 할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언제나 내 마음의 소녀입니다. 그녀 앞에서 언제나 나는 청바지에 통기타를 치며 사모하는 마음을 부르는 소년일 뿐입니다. 그녀가 내 곁에 있어도 나는 늘 그녀가 그립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7년 동안 품삯 없이 일하는 불공정 계약을 맺으면서도 불평하거나 노동의 대가를 요구할 합리적인 조건을 달지 않고 수용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10번이나 불리하게 변경하는 계약조건을 다 받아들였습니다. 칠 년을 며칠처럼 여기며 미련하게 바보처럼 섬겼던 단 한 가지 이유, 라헬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습니다.(창 29:20).

전도자는 말하기를 “하나님이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思慕)하는 마음을 주셨다.”라고 하였습니다(전 3:11). 조급하지 않고 긴 기간을 성실하게 일할 수 있는 것,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기보다 미래를 낙관하며 희망으로 사는 것, 변덕스럽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정도를 걷는 것, 순간의 즐거움에 중독되지 않고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일,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나눠주고 못마땅한 일도 너그럽게 수용해 주는 태도 등, 이 모든 것이 과거, 현재, 미래의 시제에 고착되지 않고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전도자는 또한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라고 하였습니다. 봄은 새싹이 보여 아름답고, 여름은 열매가 열어 아름답고, 가을은 열매가 익어 아름답고, 겨울은 힘‘겨울’ 때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그러므로 ‘때’는 기회이며 선물입니다. 아침은 사모하는 마음이 다시 뜨거워지고, 낮은 사모하는 대상을 만나 변함없이 사랑하고, 저녁은 영원하지 않은 것을 어둠 속에 묻고 인생의 한계와 분수를 깨닫는 기회입니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페이(pay) 때문에 살지 않습니다. 힘없는 이에게 열정 페이를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아는 이는 그 사랑이 내 안에 들어와 머물고, 그 사랑이 나를 강권하기에 사모(思慕) 페이로 헌신합니다. 두렵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오늘의 모든 이들이 하나님이 주신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때에 아름답게 빛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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