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디어 사역 어떻게 ②
미디어 사역, 혼자 다하려고 하지 말고 청장년 외에도 청소년에게 기회줘야
미디어 사역자는 중보자와 같이 하나님과 성도 연결하는 매개자
나이가 어려도 잘 훈련되면 예배 돕는 미디어 사역 봉사자 될 것
미디어 사역을 담당하는 이들은 먼저 예배자로 서 있어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교회가 미디어 사역을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럼에도 미디어 사역은 기술과 재정, 그리고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기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 한다. 특별히 작은 교회들에게는 더욱 어렵게만 느껴진다. 무엇보다 함께 일해 줄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목사님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미디어 사역을 내려놓을 수도 없다. 이제는 미디어가 복음 전달 사역에 귀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 속 카메라맨이 몇 살쯤 되어 보이는가? 필자는 10년 전, 미국에서 미디어 사역으로 유명한 달라스의 게이트웨이(Gateway)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교회의 다양한 미디어 시설을 탐방하고, 메인 채플을 주관하는 예배디렉터와 인터뷰하기 위함이었다. 채플실에서는 예배 준비를 위한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채플실은 미디어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강단을 비추는 화려한 조명과 듣기 좋은 사운드로 가득했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교회 방송실은 한국의 TV방송국에 견줄 정도로 대단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채플실의 분위기와 방송실의 화려한 장비, 그리고 예배를 준비하는 스텝들의 자세를 보며 인상적인 탐방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을 만난 일이다. 그 어린 학생은 교회를 대표하는 메인 예배에 다른 장년 전문가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방송국용 카메라를 직접 운용하고 있었다. 전문가들만이 운용해야 할 것 같은 방송용 카메라를 어린 학생에게 맡긴다는 사실에 놀랐고, 자신이 맡은 사역을 너무도 멋지게 해내고 있는 그 학생을 보며 또 한 번 놀랐다.

필자는 미국에서 이 어린 학생과의 만남으로 미디어 사역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 보통 교회 방송실에서 미디어 사역을 돕는 봉사자를 구한다고 하면, 청년들이나 미디어 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는 장년들로 구성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미국에서의 특별한 경험으로 인해 함께하는 봉사자들을 구성했다. 미디어 사역에 함께 하고 싶은 중고등부 학생들을 찾아 방송실에서 함께 봉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나이가 어리더라도 잘 훈련된다면 예배를 돕는 미디어 사역에 귀한 봉사자로 섬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함께 방송실에서 봉사하게 된 중고등부 학생은 현재 미디어 관련 학과에 들어가 미디어 전문가의 꿈을 꾸고 있고, 지금도 미디어 동역자로 함께 봉사하고 있다. 또 다른 학생은 현재 목회자가 되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귀한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다. 

목회자들에게 제안하는 것은 미디어 사역을 혼자 다 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교회의 효율적이고 활발한 미디어 사역을 위해서는 한 명의 사역자에게 전담시켜 사역을 맡기지 말고, 그 목회자를 중심으로 미디어에 관심 있는 성도들을 모아 미디어팀을 만들어 운영할 것을 추천한다. 미디어 사역은 혼자 하다 보면 쉽게 지칠 수도 있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들에도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성도들과 교회에 맞는 미디어 사역에 대해 고민하고, 작은 부분부터 함께 하기를 권한다. 이 사역은 청년이나 장년들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려놓자. 

교육부서에서 아이들과 예배를 드릴 때도 목회자와 선생님만 준비하기보다 아이들을 함께 미디어팀에 참여시킬 수 있도록 고민해보기 바란다. 

앞서 언급한 게이트웨이 교회에서 찬양팀이 찬양을 마치고 담임 목회자가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 강단으로 들어올 때, 일사불란하게 보면대를 정리하는 스텝들은 어린 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은 미디어 팀으로 훈련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들을 보며 방송용 카메라를 잡고 멋지게 메인 예배를 중계하던 학생도 처음에는 보면대를 나르는 일로부터 시작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모습이 참 귀해 보였다. 학생들이 예배의 스텝으로 무대에 올라 보면대를 나르는 일은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니다. 예배를 섬기는 귀한 일이고, 그들에게는 훌륭한 훈련의 장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 섬김을 통해 기쁘게 예배 받으셨을 것이다. 

어리지만 함께하고 싶은 학생들을 미디어팀으로 합류시켜 주고, 그들에게 아주 작은 일로부터 시작해서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봉사의 영역을 점차 넓혀 준다면 그들은 교회에 귀한 봉사자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지금 섬기고 있는 교회의 미디어 사역을 생각해보라. 만약 4년 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을 귀한 봉사자로 교육하고 성장시켰다면, 그 학생은 지금 우리 옆에서 어엿한 청년으로 교회의 귀한 봉사자로 사역하고 있을 것이다. 

미디어 교육의 기회는 목회자에게 꼭 필요하다. 하지만, 교회를 위해서라면 미디어팀을 이루어 함께 교육받을 기회를 주기를 추천한다. 필자의 연구소에서 개설하는 아카데미에 등록받을 때, 목회자가 등록하려면 꼭 성도 한 명이 함께 등록하도록 권유한다. 그 이유는 미디어 사역을 맡은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게 된다면 그 자리를 맡아 사역을 이끌어갈 인력이 전무해지기 때문이다. 미디어 사역에 관심이 있는 성도들이 함께 강의를  듣는다면, 그 인원은 교회에 소중한 봉사자로 쓰임 받게 될 것이다. 

한 교회로부터 미디어팀의 영상 제작 강의를 요청받았다. 미디어 사역에 함께 하기로 마음을 모은 성도들을 온라인으로 만나 교육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들은 한 번도 영상편집을 배워본 적이 없는 성도들이었지만 5주의 교육을 성실하게 받았다. 그렇게 교육받는 학생의 절반 이상은 현재 각자의 부서와 교회 미디어 사역에 멋지게 협력하고 있다는 감사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현장 사역에 투입될만한 실력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회는 이들에게 섬길 기회와 장을 마련해 주었다. 또한, 이들은 팀을 이루었기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었고,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이제는 훌륭한 미디어 사역 동역자들로 성장할 수 있었다. 

미디어 사역은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그러기에 교회는 그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독교 단체에서 하는 미디어 세미나를 비롯하여, 전문 미디어 세미나를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미디어 전시전에도 함께 방문할 수 있게 돕는다면, 탄탄한 미디어팀으로 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삼성제일교회에서도 매년 미디어 봉사자들과 함께 KOVA(국제음향영상전시전)와 메타버스 전시전, P&I(국제사진 전시전)와 같은 미디어의 흐름과 전문기기들의 경향을 볼 수 있는 전시전을 방문하고, 방송팀 자체 세미나를 개최하여 미디어팀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팀을 구성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는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이지만 특별히 미디어 분야는 계속해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 발맞춰 가려면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기술력을 쌓아야 예배를 잘 도울 수 있게 된다. 또한 미디어 사역을 담당하는 이들은 먼저 예배자로 성공해야 한다. 방송실에서 온전하게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예배자로 설 수만 있다면, 어디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서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방송실은 도피성이 아니다. 이들이 예배자로 먼저 서 있어야, 그들이 송출하는 미디어를 통해 성도들이 예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미디어 사역을 하는 이들은 중보자와 같이 하나님과 성도들을 연결하는 매개자임을 잊지 않도록 목회자들이 함께 힘써 도와주자.

올해 성결미디어연구소에서는 미디어 사역자 양성을 위한 미디어아카데미를 개최하여 교회의 미디어 사역을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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