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하나님 존재 논쟁

故 이용신 목사 (서호교회 원로)
故 이용신 목사 (서호교회 원로)

강연회가 끝난 후, 예배를 드린 후에 정치공작대원과 토론이 벌어졌다. 

“지금 어느 때인데 예배를 드려요?” 하고, 험상궂게 생긴 사나이가 묻는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야지요.” 하고 대답을 했더니, 

“하나님?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시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물질밖에는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하고 강변을 하는 것이었다.

“좋소, 그렇다면 이 팔에 무엇이 들어있기에 이렇게 움직이나요?” 하고 그의 팔을 움직이며 들이댔다. “힘이 있어서요, 힘이.” 하고 대답한다. 

“옳습니다. 힘이 들어있어서 움직이는 것인데, 그 힘이 물질인가요? 힘이 눈으로 보이나요? 물질이란 질과 양으로 공간을 차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힘은 무게와 부피가 없으니까 이것이 물질일 수 없습니다. 자, 들어보시오. 이 세상에는 물질이 아닌 힘이 존재하는 것을 아셨을 것입니다. 이 힘은 그냥 생기지 않고 힘의 근원에서 나옵니다. 여기 시계가 있습니다. 시계는 태엽이 풀리는 에너지로 운동합니다. 태엽은 사람이 감아줍니다. 사람은 밥을 먹고 기운을 얻습니다. 밥은 태양에너지에 의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태양은 태양을 있게 한 분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무신론자는 그 있게 하는 근원을 알 수 없는 세력이라고 하고, 철학자들은 제일 원인이 되는 실재자라 했고, 종교가는 그를 하나님이라 부릅니다.” 어디서 이런 지혜로운 말이 생각났는지 그 자신도 놀랐다. 성경에 대답할 말을 주겠다 하셨는데 꼭 그대로 이뤄졌음을 믿었다. 

이렇게 들이댔더니, “우리도 신앙의 자유가 있소. 다만 조선인민공화국을 위하여 예수를 믿어야 하오.” 라고 대답한다. 인민공화국을 위해 믿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찬송 대신 인민의 노래를 부르고 인민군에게 위문품을 거둬 보내는 것이라고 궤변을 하더니, 주소 성명 등을 적은 뒤에 가도 좋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개울 물에서 귀를 씻었다. ‘인민공화국을 위해 예수를 믿는 자가 어디 있느냐?’고 생각하며 황당한 마귀의 궤변으로 더러워진 귀를 씻어냈다.

1950년 9월 5일 평복을 한 사람이 찾아와 교원회의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한다. 그때 가기도 싫거니와 몸이 좀 아팠다. 그러한 핑계를 하고 못 간다고 했더니, 가마라도 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 정치보위부에 끌려간 것이다. 거기서 밤새도록 심문을 받았다. 말할 수 없는 욕설과 심한 구타를 당했다. 권총까지 들이대며 몇 번이고 죽인다고 위협했다. 빨갱이라더니 그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보고 슬그머니 감탄하는 마음이 우러났다. 그는 진리도 아닌 공산주의를 위하여 저토록 열렬한데 나는 진리를 믿으며 비굴할 수 없다고 다짐할 때 용기가 솟았다. 그리하여 “사람은 진리를 위하여 사는 것입니다. 당신들은 공산주의가 진리라고 믿고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나도 예수 믿는 것이 진리라고 믿고 있는 한 열렬히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하고 겸손한 태도로 차분하게 말했다. 그러자 미친개같이 날뛰던 그가 조용히 담배를 피우더니 “그래 지금도 믿소?”한다. 

“예, 지금도 믿습니다.” 하고 차분하게 대답할 때 그는 담배 연기를 푹푹 뿜어내며 “지독하오” 하더니 밖에 나가 있으라고 한다. 밖의 복도에 나가니 심문을 받은 이가 또 한 사람이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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