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성전 마련의 꿈 이루어지다
목자재단, 미주선교 50주년 기념 
태평양 건너 공사현장으로 달려와
한 달 할 일 일주일 만에 완공 
자비량 봉사에 1만 달러 후원도
이 · 미용 봉사와 기술도 전수

조용하던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이잉’ 요란한 전기 드릴 소리가 귀를 울렸다. 다름 아닌 목자재단(이사장 조일래 목사)의 하와이 갈보리교회(제키 카오후 목사) 새 성전 리모델링 공사현장이다. 목자재단이 미주성결교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첫 해외 원정 사역에 나선 것이다.

갈보리교회는 하와이에 2개밖에 없는 성결교회 중 하나이지만 15년째 남의 건물에 세를 살았다. 그마저 좁고 낡아서 새 성전 마련이 절실했다. 그래서 2019년 교회당으로 사용하기 위해 창고를 구입 했지만 재정적 여유가 없어서 수리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리모델링 공사비만 15만 달러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목자재단 리모델링 사역팀의 도움으로 새 성전을 갖는 꿈을 이루게 되었다.

목자재단 리모델링 사역팀은 지난 1월 24일 밤새 비행기를 탔지만 하와이에 도착하자마자 공사 현장을 먼저 찾았다. 호놀룰루 리오나에 있는 허름한 창고를 교회당으로 바꾸는 작업을 위해서다. 이날 한국은 최고 한파가 찾아온 날이지만 하와이는 오후부터 찜통더위가 시작되었다. 시간이 없어 시차 적응을 할 시간도 없이 공사에 들어갔다.

목회 사역을 잠시 내려놓은 채종석 목사(채산교회)와 박현선 사모, 백성도 목사(곤지암성결교회)가 강단을 만드는 일을 맡았다. 인테리어업체를 운영하는 엄태희 장로 부부(수정교회)와 아들 재형 씨 부부 2층 보강작업과 벽과 천장 시공을 담당했다. 이들 부자는 성수기에 업체의 문을 닫고 교회당 리모델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조일래 목사와 이은자 사모, 이금수 안수집사(수정교회)와 배정숙 권사, 한국성결신문 편집국장 황승영 목사 등이 힘을 보탰다.

목자재단 봉사팀은 성전 재건에 힘을 쏟은 느헤미야의 심정으로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땀을 흘렸다. 현지 장비가 익숙해지면서 본격적인 리모델링 작업도 속도를 냈다. 리모델링팀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튼튼하면서도 경건한 예배당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 목재를 자르고 벽에 대고, 그 위에 석고보드를 붙였다. 천장도 실링 타일로 깨끗하게 단장했다. 강단도 직접 나무로 짜고, 마루를 깔았다. 

2층 사무실 및 세미나실도 안전하게 보강했다. 출입문도 벽에 끼웠다. 한국에서 십자가도 직접 만들어왔다. 70대 고령인 이금수 안수집사와 조일래 목사도 재료를 나르고, 공사 현장 청소와 공구 정리하는 일을 도맡았다. 박현선 사모와 가장 젊은 김지희 씨도 손 놓고 있지 않고 현장을 누비며 땀을 흘렸다. 하와이 갈보리교회 성도들도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하며 봉사팀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등 섬겼다.

밤낮없는 작업으로 리오나 새성전은 사흘 만에 성전의 모습이 드러났다. 천장 작업이 공법이 달라 새벽까지 작업이 이어지는 등 고생은 컸지만 공사가 끝나자 허름했던 창고는 완전한 교회당으로 탈바꿈했다. 강단 앞에 십자가를 붙이고 나니 영락없 는 교회당이었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공사는 천장과 벽면까지 거의 재시공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목자재단이 돈을 받는 건 아니다. 인건비만 5만 달러 이상이 드는 공사지만 모두 무료다. 항공비와 체류비 일부 등도 목자재단과 봉사자들이 부담했다. 여기에 재료비 등 1만 달러도 내놓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계획했던 바닥 공사는 완성하지 못했다. 장비가 있었다면 가능했지만 한국에서 쓰던 연장도 없었고, 현지에 있는 것마저 손에 잘 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와이에서 1개월 정도도 소요되어야 하는 작업이 일주일도 안 돼서 끝났다. 현지 성도들도 이렇게 빠른 공사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새성전의 모습이 드러나자 제키 카오후 목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카오후 목사는 “꿈에 그리던 성전이 지어지니까 정말 꿈만 같다. 목사님과 장로님 등 사역자들이 직접 만들어주시니까 성막과 같다”면서 “광야 생활이 끝나고 성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전이 되도록 하겠다.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나누는데 더욱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하요한 장로도 “새 성전에서 새벽에 기도할 생각 하니 절로 기운이 난다”며 “강단 벽을 붙잡고, 리모델링 봉사자의 이름을 날마다 부르며 기도하는 걸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예배당 리모델링 사역을 통해 교회를 살리고 목회자를 격려한다’는 목자재단의 목표가 현실화 된 것이다. 하와이 교회가 70여 개이지만 자체 교회당을 가진 교회는 10개 남짓이다. 갈보리교회 성전이 완성되면 하와이가 들썩거릴 것이라고 성도들은 입을 모았다.

서주미 권사는 “하와이는 대개 관광 목적으로 오는데 오직 봉사만 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미국까지 와서 자비량으로 해주는 것도 처음 봤다”고 말했다. 성도들도 “광야 생활이 끝나고 성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전이 되도록 하겠다.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나누는데 더욱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봉사뿐 아니라 이‧미용 봉사도 진행됐다.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송명숙 권사와 배정숙 권사(수정교회)가 한인 성도들에게 미용 기술을 가르쳤다. 또 28일과 30일 양일간 파마와 컷 등 무료로 이‧미용 봉사도 했다.

한편 목자재단은 2020년 출범해 지금까지 40여 개 교회를 리모델링했지만 해외는 이번이 처음이라 봉사자들의 감격도 컸다. 조일래 목사는 “앞으로 1년에 한 차례 해외나 선교지에서 리모델링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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