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설교자는 살아남는다”
성경에 대한 치열한 연구 필요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국민설교’ 해야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았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상황의 악화는 영적인 각성을 불러오기에 설교자들에게는 특단의 열심과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 원론적으로 설교의 준비와 계획은 설교자의 설교관, 그리고 설교현장의 상황과 밀접한 연관을 맺기 마련이기에 설교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보편적인 설교계획을 공유해야 하는 것은 동시대에 사역하는 설교자 모두가 시대의 흐름과 상황이라는 ‘같은 배’를 탔기 때문이다.
설교 경쟁력이 교회를 살린다
3년을 넘기면서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교회는 초토화되었다. 1만 교회가 문을 닫고 1백만 명 넘는 교인들이 교회를 떠났다.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 간의 접촉이 제한되면서 모임을 생명으로 하는 교회는 기피의 대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침묵하는 하나님 대신 백신을 만들어 내는 과학을 신뢰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코로나로 인해 교회가 급하게 도입한 온라인예배는 이제 모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음에도 성도들이 애용하는 도피처(?)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의 소통구조가 O2O(On & Off line)임을 감안하면 온라인예배는 교회가 코로나로 인해 선행학습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집근처 교회라는 교회의 지역성이 깨진 현실에서 온라인예배는 매우 효과적인 대안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모임을 생명으로 하는 교회에서 온라인 방식은 불가피한 대안일 뿐 본질이 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온라인예배가 성도들의 신앙상태를 해이하게 하고 모임으로서의 교회성을 침해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모든 설교자들이 함께 호흡해야 하는 시대상황은 분명하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호되게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저조하다. 그로 인해 탈종교화, 탈교회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심방과 전도는 갈 길을 잃은지 오래다. 그 결과 주일학교 없는 교회가 속출하고 교회는 경로당화되고 있다.
코로나로 교회마다 30% 가량의 성도들이 결손되면서 거품이 꺼진 알곡만 남은 교회라고 자위하고 싶지만 온라인예배에 기댄 신앙의 편리주의, 출석교회 대신 유명 설교자를 따라 이동하는 디지털 유목민 현상(Digital Nomad) 등 새로운 신앙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히 설교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확립된 설교 중심성이 여전히 새해에도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준비된 설교자는 살아남고 그 반대는 도태된다는 복음 시장의 냉정한 원리는 설교자들로 하여금 특단의 준비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설교자의 경쟁력 확보이다. 그 첫 걸음은 하나님과 양심 앞에 부끄러울 것이 없는 참 신앙인이 되는 것이다. 많은 설교자들의 설교가 신앙인격에서 하나님은 고사하고 성도들에게 신뢰받지 못하기에 설교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실패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아 왔는가!
신앙인격과 더불어 설교자의 경쟁력은 설교 자체에서 요청되어진다. 우리 시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전문성이다. 설교자가 성직자라는 배타성으로 자기 입지를 주장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설교의 전문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작업은 냉철한 설교자의 자기 진단과 평가로부터 시작하여 성장을 향한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현장에서 배움의 기회가 부족하다면 자신의 성향을 고려해 모범적인 설교자를 멘토로 설정하고 그의 설교를 연구하고 모방하는 작업을 시도하라!
또한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회중에게 전달하는 것이라 할 때 설교자의 경쟁력 확보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대한 치열한 연구와 새로운 관점에서 본문을 보려는 노력, 오늘의 시대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특히 지식 정보화 사회라는 이 시대의 특성에 맞게 설교자는 인문학적인 지식을 추구해야 한다.
많은 설교자가 간과하는 것이 설교가 가진 연설적 성격이다. 연설로서의 설교의 기본은 정해진 시간에 하나의 주제를 다룬다는 것, 지성과 영성을 자극한다는 것, 그리고 종국적으로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흔히 전달되지 않는 설교를 보면 이미 알고 있는 성경 내용만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하나의 주제가 분명하지 않은 논리적 모호성 그리고 감성 자극 없는 건조함과 공감과 감동부재가 발견되어진다.
설교가 완전한 복음을 불완전한 인간에게 전하는 작업임을 염두에 둔다면 설교의 연설적 성격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은 설교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성경적 설교를 표방하고 설교 전체를 성경적 내용으로 일관함에도 정작 회중들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이 부분의 훈련이 필요하다. 설교학자인 포사이드가 말한 것처럼 성경으로 도배를 해도 비성경적인 설교가 있고 성경이야기가 없어도 성경적인 설교가 있다!
우리 상황 가운데 전도의 닫힘과 온라인 설교의 만개라는 현실은 모든 설교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즉 설교가 온라인을 통한 전도의 기능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설교자는 이중의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전도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교는 신앙이라는 전제와 신앙 안의 이야기라는 울타리를 넘어가야 한다. 즉 신앙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와 내용으로 모든 국민이 들을 수 있는 ‘국민설교’를 지향해야 한다.
교회 안에 갇힌 주제 혹은 성도만을 대상으로 하는 ‘좁은 설교’를 지양해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믿음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들을 만한’ ‘국민설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질 만한 삶의 의미, 정체성 등 근본적인 문제를 주제로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설교의 주제를 전개할 때에도 그림이나 도서 등 ‘일반적 관심’에 부응하는 소재를 활용하고 마지막으로 성경의 메시지를 제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이런 국민설교가 주일 강단이라면 액티브 크리스천이 모이는 새벽예배나 수요예배에는 성경의 깊이를 파고드는 강해설교가 필요하다.
또 설교마다 동일한 방식이 아닌 특성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새벽예배 설교가 성경 한 권에 대한 연속 강해설교라면 수요예배는 구속사적 성서연구, 주일 오후예배는 기독교 역사 혹은 평신도 신학강좌 등 다양한 형태의 설교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영상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맞도록 설교시에 다양한 그림이나 사진 필름 등 시청각적인 보조 자료들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며 월 1회 주일 오후예배시에 영화 한 편을 설교화하는 영화설교를 시도해 보는 것도 새해 설교 구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설교자들은 목회자이자 성직자로 교회의 일차적인 수호자이다. 즉 교회의 전통을 지킬 책임이 우리 사역자들에게 있다. 따라서 교회력을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교회의 중요한 절기는 설교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래서 설교자가 세우는 일년 설교계획의 큰 틀은 교회력과 설교자 개인이 세운 목회력의 조합이어야 한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생명의 하나님, 희망의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되게 하시는 하나님이지 절망과 좌절의 하나님이 아니다. 이러한 하나님 이해는 우리 설교자들의 설교에서 반드시 표명되고 강조되어야 한다.
어느 때고 어렵지 않은 때가 없지만 특히 2023년은 정치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전례없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러한 때 설교자들은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새힘을 얻도록 성도들을 격려해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이러한 희망의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회가 많이 약해졌다! 말씀의 종교인 기독교를 다시 살리려면 말씀이 살아야 한다! 성령과 말씀의 자기 경쟁력을 가진 설교자만이 이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