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세밑의 한국성결신문에는 우리성결교회가 이렇게 변하고 있는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기사가 제1면 톱란을 장식하고 있었다. 목회에서 은퇴하고 한세월을 보낸 노(老) 목사가 자리를 같이한 어느 목사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충정로 3가 35번지 시절엔 다방에서 커피 한 잔 마셔도 눈총받았었는데…” 어르신 목사가 말꼬리를 이었다. “생활신앙이란 말도 모르시나? 삶의 현장을 파고들어야 복음 전파의 길이 열리는 시대일세.”

▨… 제1면 톱란의 제목은 신앙경력이 웬만한 성결인이라면 한 번은 고개를 갸웃하지 않았을까. 신문기자들은 그 점을 노렸겠지만. 총회본부에 ‘지저스커피’ 문 열어 그 제목 밑의 사진은 스무명 가까운 성결인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었는데 ‘지저스커피 시작예배’라는 알쏭달쏭한 문구가 독자의 눈을 끌었다. “성결교회가 이렇게 변하기도 하네. 뉘 있어 해 아래 새것이 없다 하셨나?” 태어날 때부터 성결인이었던 그 꼴통 목사가 중얼거렸다.

▨… 한국성결신문(제1344호)에 의하면 ‘지저스 커피’ 카페 수익금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수익금의 50%를 총회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선교적 교회 인큐베이팅 바리스타 교육과 제자훈련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 계획을 찬성해야 할지, 수정을 요구해야 할지는 성결인 모두가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이겠지만 전국에 100개의 지점을 세운다는 야망은 성결교회를 행여라도 무슨 기업체로 오인하게 하지는 않겠는지 진지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 모르기는 하지만 총회본부 주차장은 카페 지저스커피 때문에 실제적인 주차 가능 면적이 더 좁아졌을 것이다. 총회본부를 드나드는 ‘높은 분’들의 주차 불만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그것을 극복했다는 것도 어쩌면 우리 교단이 놀랄만한 해 아래 새것 아닐까. 1950년 대의 근본주의적 신앙에서 벗어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우리의 신앙을 새롭게 하고 있다. 그 실상을 이제 총회본부 주차장이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 그러나 조심하자. 구각을 탈피하려다가 자본주의 올무에 묶인다면 우리는 가룟 유다를 뒤따르게 될 것이다. 드라이버가 지적해주었다. “공동체를 신성한 잠재력으로 존중하는 정신의 부재로 말미암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전체주의적 질서와 자유라는 미명 하에 횡행하는 경제적 탐욕 사이에 꼼짝없이 갇힌 신세가 되어 있다” (T.F.Driver, 변화하는 세계와 그리스도) 커피 향에 젖어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향한 변화의 열정까지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충고로 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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