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작은 관심만 있으면 할 수 있어”
20년 째 필리핀 현지인 지원
쌀 나누기로 시작해 사역 확장
매년 선교비 500만 원 이상 헌납
교회 리모델링, 자립 기반 지원도

매년 선교비로 500~600만 원(체류비와 항공비 제외) 이상을 들여 20년 째 필리핀 현지인을 돕는 성결인이 있다. 노준배 집사(연곡효성교회‧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노 집사는 “하나님께서 우연한 기회에 그들을 만나게 하셨고 그래서 돕게 되었다”며 “선교는 작은 관심만 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집사가 필리핀 현지인을 돕기 시작한 것은 2002년 한 사람과의 만남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아내와 함께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 세부로 여행을 간 노 집사는 현지 가이드로 일하고 있던 쥴리라는 여성을 만났고 금새 친해져 그의 집에 초청받아 방문하게 되었다. “집에 놀러갔는데 너무 열악한 거에요. 세부라고 하면 관광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빈민촌에 사는 분들은 너무 가난하게 살거든요. 유심히 보던 중 쌀만 있으면 당장 굶지는 않겠다고 생각해 쌀을 사서 줬어요.”

그렇게 그의 나눔이 시작되었다. 쥴리네 한 집을 돕기 시작해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쌀을 나눠주기 시작했고 지역 교회 리모델링도 도왔다. 교회 리모델링은 연곡효성교회 모세형 담임목사와 함께 필리핀을 방문해 직접 재료를 나르고 못질을 하며 마무리했다.

 

이때부터 연곡효성교회도 필리핀 선교에 동참해 지금까지 돕고 있다. 쌀을 현지인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조금씩 확대되어 지금은 한번 방문할 때마다 최소 500kg에서 많게는 1,000kg까지 나눠준다. 개인의 자비량 선교로는 엄청난 규모다.

여기에 소외되고 가난한 현지인들에게 식료품을 비롯해 생필품 등도 직접 구입해 가져다주는 일도 노 집사의 몫이다. 쥴리를 현지 코디네이터로 세워 필요한 비용을 송금할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그는 일년에 5~6차례를 직접 방문해 섬긴다. 

이런 그의 헌신을 알기에 교회에서 선교비를 후원할 때도 있지만 노 집사 개인 경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그는 “한번도 얼마나 썼는지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일년에 500~600만 원은 들어가는 것 같다”며 “현지에 가면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서 마음껏 돕게 된다”고 웃어보였다. 노 집사 사역의 또 다른 특징은 현지인들의 자립을 돕는다는 점이다. 쥴리에게는 안정된 수입을 위해 작은 공판장을 마련해줬고 윌리라는 현지 남성에게는  트라이시클을 구입해줬다. 특히 윌리의 트라이시클은 ‘가께요 툭툭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인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있다. 트라이시클에 적혀있는 카카오톡으로 가격과 이용방법을 문의하면 한국에서 노 집사가 안내하고 윌리에게 전화를 해서 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는데 한국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광객들에게 호응이 높았다.

한국에서 일일이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노 집사는 오히려 ‘감사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노 집사의 이런 사역이 작은 열매를 맺는 기쁨도 맛보았다. 20년 째 지원만 받던 현지인들이 스스로 더 소외된 사람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로 관광객들이 급감해 그나마 있던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돈을 조금씩 모아 쌀을 나눈 것이다. 그 나눔의 중심에는 초창기 노 집사의 도움을 받았던 쥴리와 윌리가 있었다. 노 집사의 선한 나눔이 현지인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이제는 스스로 돕는 모임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제 노 집사의 눈은 현지의 소외된 어린이들을 향해 있다. 너무 공부가 하고 싶은데 환경 때문에 공부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선물해주고 싶은 것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누군가 응원하고 지원해준다면 충분히 필리핀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작은 일이지만 의미있고 보람된 일에 적극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또 노 집사는 이웃을 향한 작은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제가 20년간 현지인들을 돕게 된 계기는 그들을 향한 작은 관심이었다”며 “선교에 대해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작은 관심을 갖는 것이 선교의 시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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