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연수의 확산을 기대하며

주의 발자취를 따라 직접 걷고 사도바울의 사역지와 종교 개혁지를 돌아보며 온몸으로 체험한 성지연수는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했다. 

필자가 지방회장으로 있는 전주지방회는 지난 10월 3~12일 9박 10일 일정으로 교역자와 사모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집트-이스라엘, 소아시아-로마, 종교 개혁지 등 3코스로 나눠서 성지연수를 했다. 두 달이 지났지만 성지연수에 대한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또한 성지연수를 통해 큰 배움과 체험을 갖게 되어 목회자의 역량 강화와 재충전의 기회가 되었다.

지방회 차원에서 작은 교회 목회자도 성지 연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히 지원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 

사실 전주지방회(회장 서성일 목사)는 이 성지연수를 위해 지방회 결의로 2년 동안 지방회비를 0.5% 더 거두어 성지연수기금을 마련하였다. 

이번 성지연수는 농어촌 교회와 미자립교회 교역자 부부에게 500만 원을 지원하였고, 교회 경상비를 고려한 차등 지원을 통하여 많은 교역자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이 이번 성지연수에 참여한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주었다.

성지연수를 위해 지방회 교육원장 류승동 목사를 비롯해 선배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뜻을 함께 모아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생각할 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성지연수 기간 동안 서로 섬기고 나누려는 동역자 의식으로 인한 풍성한 식탁과 교제는 전주지방회의 귀한 전통이 확장되었고 지방회의 자부심을 더욱 갖게 되었다.

교육원이 주관한 성지연수는 처음부터 준비에 소홀함이 없었다. 연수를 떠나기 전에 사전 준비 모임을 하고 영상공유, 미리 공부할 내용과 준비할 것을 점검했다. 소책자를 제작하여 경건의 시간과 여정도 미리 공부하게 했다. 

이런 세심한 준비 덕분에 토론과 나눔의 장을 넓힐 수 있었고, 성지를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풍성한 질문과 순례에서 느끼는 감동과 간증을 더욱 깊이 나눌 수 있었다. 

비록 성지연수는 끝났지만, 이후에도 팀별로 모여서 그때의 감동과 추억을 나누며 계속된 교제가 이뤄지고 있다.

종교 개혁지, 코스에서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마음을 심어주었다. 종교 개혁지 팀장 송창빈 목사(중앙교회)는 “어느 때보다 한국교회의 개혁과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 종교개혁 505주년에 의미 있는 연수를 갖게 되어 기쁘고 큰 책임 의식을 느낀다”는 소감은 공유했다. 

다른 목회자들도 존 위클리프와 얀 후스가 자국어로 성경을 번역하고 피 흘려 순교했기에 루터의 종교개혁의 밑거름이 되었다며 복음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순교자들처럼 순교를 각오하고 최선을 다해 목회할 것을 다짐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집트-이스라엘 코스 팀 역시 성서의 땅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집트 이스라엘팀을 이끈 박동희 목사(봉동바울교회)는 이집트-이스라엘 코스는 10여 년 만에 열린 출애굽의 여정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의 40년 광야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히브리대 박사 학위과정 중에 있는 목사님의 세심한 가이드 덕분에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의 성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성지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도 끊임없이 나왔고,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받은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렇게 받은 은혜는 혼자 간직하지 않고 차량 이동 중에 받은 감동을 나눌 수 있어서 그 감동이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소아시아-로마 코스 팀은 멋진 풍광과 유적지에서 받은 감동도 컸지만 함께 했던 팀원들이 서로 마음을 다해 매일 간식과 식사로 섬기면서 쉽지 않은 여정에 큰 힘이 되었다. 

성지연수 총무 이병성 목사(하리교회)는 “사도 요한의 유배지와 바울 선교지를 통해 우리의 목회 여정도 하나님께 전적인 순종과 역사하심을 믿고 끝까지 순교정신으로 복음 전도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여전도사로 20년간 섬기신 김영주 전도사(전주태평교회) 역시 “사도 요한의 유배지 밧모섬에서 기도한 시간과 복음을 위해 쇠사슬에 매여 끌려간 사명자의 길을 걸으며 가장 큰 감동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폐허가 된 고린도 교회의 모습과 이슬람화되고 관광지화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서 생명을 걸고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마음을 새기는 시간이기도 했다.

더 기쁜 소식은 성지연수의 만족도가 매우 좋아서 전주지방회에서는 성지연수를 2차로 실시할 것을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라기는 이런 좋은 성지연수의 기회가 교단 내의 모든 지방회로 확산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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