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보편적 가치에 어긋나”
김영주·김민석 의원 동참
이기용 목사(신길교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갑자기 날씨가 영하로 뚝 떨어진 12월의 첫날 이기용 목사는 길원평 교수(진평연 집행위원장)와 함께 1시간 동안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시위에는 신길교회 성도 10여 명이 차별금지법 반대 피켓을 만들어 이 목사 옆에서 시위에 동참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부의장 김영주 의원과 김민석 의원도 시위 현장에 격려차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두 의원은 모두 신길교회가 위치한 영등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기용 목사는 “사람들이 모이면 각자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포괄적 차별금지법만큼은 대한민국 목회자들 100명 중 95명 이상이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특정 정치 이념이 아니라 보편적 가치에 근거해 반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법안은 다음 세대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악법이기 때문에 미약한 사람이지만 이 자리에 섰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목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포괄적’이라는 말에는 성정체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뿐 아니라 또 다른 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내가 느끼는 성(性)과 타인이 느끼는 성이 불일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정체성이 형성되고 있는 다음세대들에게 큰 문제다. 교과서에도 그런 내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교육으로 그런 내용을 접하게 된다. 우리 손자 손녀들에게 그런 교육을 받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기용 목사는 또 “미국에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이미 통과됐다. 실체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서야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우리 사회는 동성애자들을 깊이 수용하고 있다. 커밍아웃한 연예인이 TV에 나와도 항의하지 않는 굉장히 성숙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다. 그런데 이것이 법으로 제정됐을 때, 다음세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인 시위 말미 방문한 국회부의장 김영주 의원은 “대한민국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법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의원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기독교계의 우려처럼 비판의 자유를 막거나 종교적 신념과 양심의 자유에 따른 이견 표시를 봉쇄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러한 우려를 담은 채 통과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기용 목사의 1인 시위에 앞서 지난달 20일 전 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교회)가 1인 시위를 했으며, 김운성 목사(영락교회),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도 시위에 동참하는 등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교계 지도자들의 1인 시위가 매주 목요일마다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