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고산지대에 산골 예배당 봉헌
예배당 지으며 길도 만들고 수로도 생겨

서산 신장교회(박명건 목사)가 교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선교지 동티모르에 에르메라 라 우아나 하투게오 지역에 하투게오교회를 건축해 지난 10월 29일 봉헌했다.

이날 봉헌식은 현지인 성도들뿐 아니라 군수와 면장 등 지역 유지와 마을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 축제처럼 성대하게 열렸다. 헌당식 전날에 극심한 폭우가 내려 행사 개최가 어려워지는 상황도 있었지만 막상 당일에는 날씨가 화창하게 개어 행사 전부터 감사가 가득했다.

하투게오교회 건축은 시작부터 감동이 충만했다. 건축을 지원한 신장교회는 서산의 작은 시골에 있는 노인 성도만 20여 명이 출석하는 전형적인 시골교회인데 교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특별한 선교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외교회 건축을 준비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년 전부터 담임목사를 비롯해 온 성도가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며 건축비를 모았다. 이렇게 3년 넘게 모은 헌금 1,500만 원을 50주년에 맞춰 작년에 지원해 하투게오교회 새 예배당을 건축한 것이다. 봉헌식은 코로나로 인해 뒤늦게 올해 진행됐다. 

 

하투게오교회는 해발 2,000m 고산지대에 세워진 교회로 과거 인도네시아 식민지 시절에 가톨릭이던 동네 청년이 불을 질러 예배당이 소실되는 아픈 상처를 가졌다. 예배당이 소실된 후에도 성도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예배를 드리며 오랫동안 예배당 건축을 위해 기도해 왔는데, 손현성 선교사를 통해 신장교회와 연결되어 작년에 건축 후원을 받게 된 것이다.

손 선교사는 “하투게오 지역은 오지 중의 오지라서 오토바이도 접근할 길이 없고, 예배당이 건축되기 전에는 물도 구할 수 없는 곳이었는데, 이곳에 예배당이 새롭게 세워진 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길도, 물도 없던 마을에 예배당이 건축된다는 소식을 듣고, 현지인 독립유공자와 참빛교회(이재연 목사)가 후원해 산 정상에서 물을 끌어오는 2km 수로 작업이 진행되었다. 또 현지 주민들이 7개월에 걸쳐 길을 만들어 예배당이 건축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마을에 수로가 생겨서 채소가 자라고 웅덩이를 만들어 물고기도 길러 마을 사람들의 먹거리 해결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예배당에 불을 질렀던 청년 중 한 명이 회개하고 하투게로교회 건축에 큰 역할을 하는 역사도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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