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나와 사시는 이유

이번에 소개하는 일반서적은 미하엘 하우스켈러의『왜 살아야 하는가』이고 신앙서적은 전대진의 『하나님, 저 잘 살고 있나요?』입니다. 

일반서적입니다. 미하엘 하우스켈러는 리버풀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입니다.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책은 ‘삶과 죽의 의미’를 사상가 10인의 철학과 고전을 읽고 심도 깊게 탐구한 책입니다. 영어 책 제목도 ‘The Meaning of Life and Death’입니다.

2022년에 읽은 인문과학 책 중에서 ‘삶과 죽음’의 ‘궁극적 의미’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탁월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독특함은 10인의 철학 사상가들이 보인 삶 전체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비교 분석한 후에 적당한 결론을 맺지 않고 독자들이 직접 자신의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철학 서적이 끝날 때면 적당한 결론이 등장해 책을 통해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자 했고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는지 독자에게 소개해주리라 기대한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기대를 실망시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책에는 결론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눈치를 챘겠지만 열 개의 장 중 어떤 장에도 결론이 등장하지 않는다.”(P. 434).

저자가 궁극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주지 않으므로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삶을 사는 사람’에게 달려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는 아직 끝에 도달하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삶이 의미를 지니도록 만들어보자. 그리고 이 책에서 무언가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면 이것만 기억하자.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P. 435).

신앙서적입니다. 전대진은 유기성 목사가 추천한 영성일기를 쓰기 시작하다가 크리스챤 서적의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로서 지난 6년간 기록한 예수동행 일기를 엮어 책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님, 저 잘 살고 있나요?』는 ‘살아라’가 아니라 ‘살았다’를 기록한 책입니다. ‘살아낸 것만 말하고, 나만 살아내지 않고, 남도 살아내도록 돕는 삶’에 대하여 도전합니다. 

두 권의 책이 철학과 영성일기라는 전혀 다른 장르이지만 미묘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10인의 철학 사상가들이 논한 어떤 장에도 결론을 제시하지 않았듯이, 영성일기에서 소개하고 있는 하나님 역시 삶과 죽음의 의미에 정답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정답을 알려주지 않으신다. 애초에 정답이란 건 없다고 하신다.”(P. 14).

그러나 영성일기에는 철학 책에서 발견할 수 없는 숨은 하나님의 대답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관심사는 삶과 죽음의 목적지가 아니라 그 목적지까지 가는 사람의 길을 ‘동행 하시는 하나님’ 이심을 귀띔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관심사는 ‘목적지’가 아니라 ‘나와 함께 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내가 자라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속 시도하기를 멈추지 말라 하신다.”(P. 14).

철인의 길을 걷고 싶었던 20대 젊은 시절의 질문은 미하엘 하우스켈러의 책 제목이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가’ 목사의 길을 20년 즈음 걷고 있는 나의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누구와 살고 있는가’ 질문이 바뀌니까 나의 고민이 달라집니다. ‘왜 살아야 하는가’에서 ‘누구와 살고 있는가’로 질문이 바뀌자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보다 ‘하나님이 나와 사시는 이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웨스트민스터신학교의 변증학 교수인 박성일 목사랑 대화하는 중에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 첫 번째 질문이 좀 수정되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그의 생각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을 먼저 묻는 것보다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ontology)이 무엇인가를 묻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내가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 보다 ‘내가 누구와 살고 있는가’를 질문하는 것이 목사의 제일 되는 목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존재 목적이 하나님을 빼고 생각할 수 없기에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매 순간 질문하면서 목회의 여정을 하나님과 동행하는 목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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