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천년을 연다는 2000년대 초반, 한국교회에는 자신을 향해 침을 뱉는 자해행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원로 목사와 후임 목사가 볼썽사납게 싸움질을 하는가 하면,  교회를 세습한 부자지간 목사도 진흙탕에서 뒹굴고 있다.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돈 문제 때문에 위상을 흐려놓는가 하면 무슨 무슨 회장이라는 명예욕 때문에 주님을 다시 십자가에 못박는 일도 서슴치 않고 있다.

▨… 2000년 역사의 교회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염려해야할 만큼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신도 수는 증가는커녕 빠른 속도로 줄고 있고, 개척교회 성공률은 열에 하나라더니 이제는 백에 하나도 힘든 상황이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임시직 초임 봉급에도 견줄 수 없는 생활비이지만 그나마 손에 쥘 수 있는 전도사는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았다고 자위해야 하는 지경이다.

▨… 우리 성결교단이라고 다를까. 다른 데는 발을 못 맞추더니 추락하는 데는 기막히게도 잘 맞추고 있다. 총회본부 재정비리가 터지고, 골고루 심판위원회에 제소도 하고, 똑똑함 자랑하느라 총회 발언대 독점도 하고, 하나님의 일을 한답시며 파벌놀음에 빠져 있는 ‘종로5가 마피아’를 뺨치는 행태, 어쩌면 추락의 속도는 더 빠를지도 모른다.

▨… 뒤르껭 이후 사회학자들은 ‘아노미’(Anomy)란 말을 자주 쓴다. 한 사회를 지탱해오던 가치(도덕)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질서는 아직 자리잡지 못한 가치의 공백상태를 일컫는 용어다. 아노미 현상은 필연적으로 공동체의식을 마비시키고 유아독선과 이기심을 부채질하여 가치의 혼돈을 가중시킨다. 옳은 것과 나쁜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것이다.

▨… 새 총회장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교단의 상황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그를 바라보는 시선들의 기대는 여느 해와는 다르다. 열정과 결단 그리고 책임있는 임무수행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황금률(마태 7:12)의 바탕에서 불같이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하려 한다면 교단의 어지러운 상황은 반드시 극복되어질 것이다. ‘덕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음’(논어)도 모르지 않으리라 모든 성결인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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