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정치에 대한 만평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 시대부터 신정을 분리하셔서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제사장(신정) 직분을 행사케 하셨다. 이를 무시하고 사울왕이 블레셋의 침공 앞에서 초조하게 사무엘선지자를 기다리지 못해 “나도 왕인데 나라고 제사를 드리지 못할 것까지 있겠나!” 하고 자신이 제물을 드렸지만 그 순간부터 그는 하나님께로부터 버림을 받고 말았다.

그런데 중세에 이르러 교황들이 정교분리를 무시한 채 전횡을 휘두르기에 이르렀다. 이노센트3세는 교황은 태양이고 황제나 왕들은 달과 별이라고까지 하며 교권으로 세상을 지배했다. 그래서 독일은 황제 헨리 4세는 그레고리 7세에게 항거하다 파문을 당했다. 여기에 반기를 든 영국 헨리 8세가 마침내 자신이 교회의 수장이 되어 성공회가 출현하게 되었던 것이다.

최근에 회자되는 이야기 가운데 한국 교회의 정치상황을 두고 감리교는 목사가 정치하고, 성결교는 목사와 장로가 지분을 나누어 정치하고, 장로교는 장로가 정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본래 장로교회의 목사는 가르치는 장로요, 장로는 치리하는 장로이므로 장로들의 회의에서 교회를 치리하는 교회라는 뜻에서 장로교회라 이름했다.

그러나 감리교회는 안수받은 목사직을 존중하고 그들 중에서 감독을 선출하여 감독이 치리하는 교회라는 점에서 감리교회라 했다. 감리교회의 장로직은 임명직이며 장로교회와 같은 당회 조직은 없어 처음에 장로직이 미약했으나, 지금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사실 오늘날 감리교회가 감독회장이 부재한 가운데 저렇게 파행의 길을 걷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 장로들의 종횡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침례교회는 헌장에 장로제도가 없는데 지금은 다른 교회와 형평을 맞추기 위하여 장로를 세우는 교회가 늘고 있다. 심지어 신부 중심의 천주교회에도 이상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해마다 평신도 위원장을 선출하고 그 직분을 맡았던 전임자들이 모여서 마치 장로교회의 당회와 같은 정치적 집단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장로님이 죽어 하나님 나라에 가는 꿈을 꾸었다. 천사가 장로님을 데리고 천국의 중국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랬더니 그곳엔 자기보다 조금 먼저 온 자기 교회 안수집사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메뉴를 보니 푸짐하고 맛깔 나는 탕수육이었다.

그리고 그 집사님이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예수님께서 사랑스레 바라보고 계셨다. 그래서 장로님이 이렇게 생각하셨단다. ‘음, 집사가 탕수육이라면 장로인 나는 적어도 팔보채나 난자완스, 아니면 코스 요리로 주시겠구나!’ 한껏 기대를 하고 있는데, 천사의 보고를 들은 예수님께서 주방장 천사를 불러 요리를 하명하셨다.

잠시 후, 드디어 장로님이 드실 메뉴를 서빙하는 천사가 들고 나오는데, 자장면이 아닌가! 순간, 장로님은 기분이 상했다. ‘그래도 주시는 것이니 감사히 먹어야지’ 하고 마음을 다스리면서 먹으려고 나무젓가락을 갈라 비볐다. 그래도 억울한 기분이 들어 여쭈어 보기라도 해야겠다 싶어 예수님께 가서 물었다. “예수님, 우리 교회 안수집사가 탕수육을 먹는데, 장로인 저는 왜 자장면입니까!” 볼멘소리로 묻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잔말 말고 먹어라. 먼저 온 네 교회 목사는 지금 배달 나갔다!”

이 농담은 목사나 장로를 폄하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목사나 장로가 더 낮은 자리에서 겸손히 봉사하고 섬겨야 옳다는 진한 메시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스 웨버는 “평신도는 전도하는 병정과 같고, 교역자는 양식을 공급하고 또 그들의 시중을 드는 식사당번과 같다”고 갈파하지 않았던가! 교역자가 누구인가. 하나님의 신령한 축복과 말씀을 전달하는 신령한 메신저인 것이다.

토종 우리말로 말하면 말씀의 배달꾼인 것이다. 지금 교단과 연합기관에는 권력과 명예병 환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굿보다 젯밥에 눈멀어버린 정치꾼들이 한국의 신성한 교회를 세속의 흙탕물로 휩쓸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교회지도자들의 세속화는 불교나 사이비교단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신문과 매스컴을 풀칠했던 승려들의 화려한 외출과 도박판이 오늘날 한국 종교계의 정수를 찔러 보여주었다. 초대교회 12사도들도 교회가 기하급수적으로 부흥하여갈 때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구제와 섬김에 진액을 쏟고 혼신을 다 뺏기다가 나중에야 “이게 아니구나”라고 돌이키고 일곱 안수집사를 뽑아 그 일을 맡기고 자신들은 말씀사역으로 복귀했이다.

무엇보다 본질에 충성하자. 그리고 겸손하자. 하나님께서 능력의 사람이 없어 당신을 택하셨거나 탁월한 인물이 없어 당신을 쓰시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말씀을 섬기기 위해 부름 받은 종임을 꿈에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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