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앞둔 학생들 신체적·정신적 고통 토로
수면시간 늘리고 간단한 운동 필요, 말씀묵상 긴장감 줄여

올해 고등학생 2학년인 김지연 양은 매번 시험을 앞두고 엄마랑 크게 싸운다.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 엄마에게 마음과 다르게 자꾸 짜증을 내고 시비를 거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편하지 않다. 친구들끼리 시험을 같이 준비하자고 매번 약속하지만 결국 서로 경쟁하며, 더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친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잘못인건 알지만 친구들도 거짓말을 하는데 저 혼자 당할 순 없는 거 아니에요? 한번 시험을 망치면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이 저를 싫어하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자꾸 거짓말을 하게 돼요. 그렇게 해서라도 좋은 점수를 받고 싶어요.”

시험 스트레스를 받는 자녀들의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긴장성 두통, 소화불량 등 신체 이상 증세를 보이는 차원을 넘어서, 시험 기간을 앞두고 예민해져서 부모, 친구와 심한 다툼을 벌이거나 책을 찢고 물건을 훔치는 등 성격이 급변하는 아이들도 증가추세다. 특히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진행되는 기말고사를 앞둔 자녀가 하나님 품안에서 시험을 잘 준비하고 치러낼 수 있도록 부모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시험은 평가, 그 이상이다. 학생 때는 다 겪는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요즘 아이들이 놓인 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수행평가로 진행되는 시험, 상대평가 시스템으로 인해 자녀들은 시험기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시험 못잖은 압박을 받고 있으며, 시험 기간 전후로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특히 시험 점수를 교실에 붙인다든지, 수업 진도가 빨라 힘들어하며, 친구와의 비교, 자격지심 등이 계속돼 아이들은 그야말로 전쟁터와 같은 시험기간을 지내며 몸과 마음의 병을 동시에 얻곤 한다. 아이들이 부모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갑자기 몸의 불편을 토로하기도 하는 것도 시험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 문제에서 소극적이 되기 쉽다.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자녀를 보는 것은 아프지만 그렇다고 시험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중1 아이를 자녀로 둔 김성심 집사(가명)는 “시험을 앞두고 예민해져 눈물을 흘리는 등 우울증 초기 증세를 보이는 딸이 걱정된다”면서도 “아이가 편하게 공부하는 곳으로 전학시킬 생각도 했지만 아이의 먼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의 고통을 잘 견디도록 기도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부모가 아이에게 시험에 대해 중요하지 않다,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를 더욱 많이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모의 입을 통해서 자녀에게 시험 결과에 관계 없이 “엄마 아빠가 너를 사랑하고 시험 성적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와 냉전인 자녀들도 이러한 얘기를 들을 때 마음이 열리고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부담을 줄이고 시험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험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는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가볍게 산책하는 것이 좋은 효과가 있다. 자녀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증세를 보이면 하루 20분 일찍 일어나게 해 간단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하도록 권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부나 성적에 대한 잔소리를 가급적 삼가며 자신감을 잃지 않고 아이가 시험을 치러낼 수 있도록 돕고, 시험기간에는 무리한 벼락치기보다는 건강 수면 시간(초등생 9시간, 중학생 7~8시간, 고등학생 7시간)을 지키도록 자녀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큐티나 가정예배를 통해 아이들에게 말씀묵상과 기도시간을 통해서 평정심을 찾도록 이끄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왜 하나님이 시험을 만들었고, 신앙인들이 시험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함께 토론하며 아이들이 시험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해소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사랑을 더 표현한다면 아이들이 받고 있는 지금의 시험 스트레스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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