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한미수교 우의를 세계평화 구현으로”
한미수교 의미 및 한국사에 끼친 영향 발제

KHN 코리아네이버스(이사장 이정익 목사, 회장 최명덕 목사,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는 지난 6월 13일 개최한 한미 수교 140주년 기념 서울포럼에는 한일장신대 구춘서 교수 등이 참석해 다양한 관점에서 한미 수교의 의미 등을 논의했다.

선교 분야에서 발제한 구춘서 교수(한일장신대학교)는 “조선의 선교사는 기독교 선교 역사상 유례없는 성공 사례”라고 정의했다. 조선 땅에 도착한 미국 선교사들이 가져온 유례없는 변화는 사회를 개혁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구 교수는 △여성들을 위한 글이라고 천대받던 한글로 성경을 번역해 모든 조선인이 읽고 쓸 수 있는 기초를 놓았다는 점 △병원과 학교를 설립해 환자를 치료하고 대중을 교육한 점 등을 들어 조선인들의 인권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에 따르면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는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하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역사 분야에서 한미 수교 140주년을 정리한 이완범 교수(한국중앙학연구원)는 ‘근현대 한미 관계사는 영욕이 교차하는 역사였지만 최근에는 해방 직후 일반적 의존관계에서 상호의존을 논의할 수 있을 정도로 변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1866년 제너럴셔먼호 사건으로 미국과 본격 접촉한 당시에는 서로에 무지했기 때문에 적대적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미관계가 긴밀하게 변한 계기는 일본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한반도 남부에 미군이 진주해오면서부터다.

이 교수는 미국이 6.25 전쟁에서 한국이 살아남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며, 결과적으로 한국이 미국에 안보적으로 의존하는 관계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 분야에서 발제한 송석원 교수(경희대학교)는 “재미 한인이 모국인 한국은 물론 거주국인 미국 사회, 나아가 한미관계에 다양한 공헌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재미 한인의 이민사는 고난의 역사인 동시에 성공의 역사이기도 하다.

근현대사에서 한국이 미국의 도움을 거의 일방적으로 받았지만, 두 나라의 이민 역사를 그렇지 않다고 했다. 재미 한인의 미국에서의 삶은 한국인이 미국에 공헌한 대표적 사례라는 게 송 교수의 생각이다.

경제 분야를 주제로 발제한 김승욱 교수(경희대학교)는 한국의 경제 발전을 먼저 논했다. 1961년 21억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총생산이 1979년에는 616억 달러로 30배 가까이 증가했고, 1996년까지 30년 동안 연평균 7.2%의 성장을 달성해 소위 한강의 기적이라고 하는 세계 최고의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한국의 경제 성장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김 교수는 시장 경제 체제를 수용한 사실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방 이후 3년의 미 군정기와 6.25 전쟁 등으로 겪으며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상당히 받게 됐다. 미군정은 해방 이후 귀속 재산에 대한 처리 방침을 통해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기초를 확립했고, 이것이 한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밑거름이 됐다는 주장이다.

한국이 오늘날 북한과 구분되는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 진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미국 시장이 없었다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도 전에 한국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의 수출 경험을 통해 한국 기업들 역시 점차 국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갔고, 그 결과 오늘날 수출 대국이 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윤영 교수(중앙대학교)는 정치 분야에서 한미 수교 140주년을 전망했다. 조 교수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신안보의 중요성이 부상했다”며 “자유세계의 질서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조윤영 교수는 특히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심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 자체의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이 무역 분쟁 형태로 표출됐지만, 그 이면에는 기술 표준 제도, 국제규범 등의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주도권 다툼이 존재하는 얘기다.

조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더욱 적극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와 인도 태평양 전략 참여를 약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 중국 견제를 위한 한국의 보다 적극적 참여와 협력을 미국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 분야를 주제로 발제한 정범진 교수(경희대학교)는 원자력 부문에서 한미의 협력을 당부했다.

정범진 교수는 “우리나라는 꾸준한 원전 건설을 통해 건강한 원전 건설 산업 생태계를 갖추게 됐다”면서도 “미국은 장기간 원전을 건설하지 않아 산업 생태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이에 따라 양국이 원자력 부문에서 향후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 중 하나인 안보 분야에서는 이규영 교수(서강대학교)가 발제했다. 이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한반도 안보 환경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강대국 러시아와 인접하고 있는 약소국들의 대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한반도 안보 환경은 두 당사국인 남북한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복합적 관계 속에서 실제 상황이 구성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외적 환경 아래에서 19세기처럼 강대국의 패권 경쟁의 대상 또는 장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21세기에 강대국의 흥정과 대결로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강한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주변국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과 전술을 추진해야 한다며, 모두를 만족시키는 대안적 전략은 안타깝게도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한 이사장 이정익 목사는 “한미수교 14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이기에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행사를 계획했고, 아주 은혜롭게 준비됐다”며 “한미수교에는 하나님의 특별한 경륜이 있으셨다. 주변 러시아·중국·일본이 140년 전에도 지금도 강대국이고, 오늘날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다. 미국과의 수교는 정치적 관계로 출발했지만, 신앙적 안목에서는 그 절묘한 시기 미국과의 교류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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