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신문 냄새에 아침을 느껴/차가운 물맛에 여름을 느껴/풍경 소리에 신선한 해 질 녘을 느껴/개구리 소리에 슬픔을 느껴/오늘 하루도 끝나지 않았어/하나하나에/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느껴.”

그냥 일상을 그린 평범한 글 같지만, ‘눈 깜빡이 시인’ 미즈노 겐조(水野源三, 1937~1984)가 쓴 『감사는 밥이다』라는 시집에 실린 ‘오늘 하루도’라는 시입니다.

위 시집 제목처럼 감사를 밥 먹듯이 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은 감사할 수 있을 때만 감사하라가 아니라 범사(凡事)에 감사하라고 하셨습니다. 도저히 감사할 수 없을 때도 감사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내가 만나는 ‘오늘’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 시를 통해 절실히 느낍니다. 오늘 하루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느끼며 삽시다.

우리 그렇게 매일매일 감사의 탑을 쌓아갑시다. 미즈노 겐조는 나가노현 사카키라는 조용한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고, 11세 때 세균성 이질로 인해 뇌성마비로 전신마비가 되고, 언어능력까지 잃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는 16세 때 마을을 찾아온 미야오 목사를 통해 복음을 듣게 되고, 성경과 설교 테이프를 들으면서 예수님을 구주(救主)로 영접했습니다. 그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얼굴에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과 눈을 깜박이는 것뿐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일본어 히라가나 50음도 표를 하나하나 가리키면, 그는 자신이 원하는 글자에 눈을 깜박여서 신호를 보내 한 글자씩 모으고, 이것들을 하나의 문장으로 엮어내 첫 시집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를 발간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첫 시집 인쇄 중 중병에 걸렸고, 책이 출판되자 그 책을 가슴에 부둥켜안고 울다가 아들을 남겨두고 먼저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다음과 같은 시를 썼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나를 위해/울지 마세요/더 이상 울지 마세요/마음속은 이상할 정도로/잠잠합니다/그리스도가/나와 함께/함께 하시기 때문이겠죠.”

사람들은 그의 가련한 처지를 인해 마음 아파했지만, 정작 그는 ‘어머니를 잃은 나를 위해’ 울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요? 마음 속이 잠잠하고 마음이 평안해서입니다. 예수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그의 제수씨가 어머니 역할을 하여 이후 시집을 세 권 더 발간합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해낸 것입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손과 발도 쓰지 못하고, 말도 못 하고,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만 하는 미즈노 겐조와 그의 눈의 움직임을 좇아 단어를 적는 어머니와 제수씨가 일심동체가 되어 지은 그의 시는 그 어떤 시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감사는 밥이다』라는 시집은 그가 그동안 출간한 4권의 시집에서 엄선한 시들을 한 권으로 모은 것으로 미즈노 겐조의 소소한 일상을 통한 하나님과 가족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기쁨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의 ‘힘들지 않았다면’이라는 시도 소개합니다. 진정 ‘고난은 변형된 축복’입니다.

“만약 내가 힘들지 않았다면/하나님의 사랑을 몰랐을 테지/만약 많은 형제자매가 힘들지 않았다면/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지 못했겠지/만약 주되신 예수님이 고난받지 않으셨다면/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낼 수 없으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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