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매일 아침 직접 쓴 말씀카드 전달
그림·사진 재능 듬뿍 담아
풀꽃처럼, 묵향처럼 퍼지는 말씀


감성 가득, 말씀 캘리그라피로 하나님 마음 전해

 

사랑의동산교회 교인들은 매일 아침 특별한 문자를 받는다. 캘리그라피로 전하는 임재규 담임목사의 말씀 메시지다. 교회에서 말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그의 말씀카드가 더 특별한 이유는 직접 그린 손 글씨에 말씀을 더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텍트 시대, 비대면 사역이 중요해진 요즘 임재규 목사의 캘리그라피 사역을 소개한다.

 

 

700명과 매일 말씀을 나누다

임재규 목사는 매일 새벽기도를 마친 후 직접 제작한 ‘말씀 캘리그라피’를 교인과 목회자들에게 보내는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임 목사가 카카오톡을 통해 말씀 캘리그라피를 전달하는 대상은 700명에 이른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교인과 주변 목회자들이 말씀카드를 받는 것이다. 이중 많은 사람들이 다시 지인들에게 보내기 때문에 말씀 캘리그라피에 담긴 복음의 메시지는 세계에 흩어진 교인들과 선교사들에게도 전달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실제로 교회 사역 등을 이유로 늦어지거나 보내지 못할 경우에는 “왜 오늘은 말씀을 안 보내주시냐”고 먼저 연락이 온다. 임 목사는 “매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정성을 들여 제작한 말씀카드와 메시지를 성도들에게 개별적으로 보내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아침이 가장 소중하고 보람된 시간”이라며 “교인들을 심방할 때마다 액자에 담아 선물하고, 새해 말씀카드도 직접 인쇄해 교인들과 이웃 교회에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명 심방이 700명 심방으로

매일 아침마다 말씀을 나누는 사역은 20년이 되었다. 한 평신도에게 받은 도전이 계기가 됐다.

임 목사는 “20년 전 김해 장유교회에서 한 교인이 ‘매일 아침마다 100가정에 우유를 배달한다’고 들었는데 속으로 ‘이거다’ 싶었다”며 “당시 교인들이 40명 정도였는데 평신도도 매일 아침마다 100가정에 우유를 배달하는데 목사가 이것도 못할까 싶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종이에 말씀을 적어 나누기 시작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임 목사는 매일 정성껏 말씀쪽지를 만들어 새벽예배가 끝나면 자전거를 타고 모든 교인들의 집을 방문했다.

교인들의 집 대문이나 자동차에 말씀이 적힌 종이를 붙이며 기도했고 교인들도 임 목사의 순수한 열정에 감동하며 교회도 조금씩 부흥하기 시작했다. 이후 휴대폰과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메시지를 통해 매일 아침마다 말씀을 나누는 것이 주요 사역 중 하나가 되었다.

40명에서 시작한 말씀 나눔이 20년간 점점 확대되어 지금은 700명에게 말씀을 나누는 사역이 된 것이다.

 

그림부터 사진 등 재료도 다양해

임재규 목사의 캘리그라피는 성경 말씀과 함께 간단한 그림으로 구성되었으며 부활부터 성탄, 이웃 사랑, 예수님에 대한 믿음 등 다양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위트있고 센스있는 문구와 작품들도 제법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잠언 25장 13절의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는 말씀을 보낼 때는 직접 얼음냉수를 찍은 후 그 위에 성경말씀을 합성했다.

“세상의 소금이 되자”는 메시지를 보낼 때는 말씀카드와 함께 직접 소금을 넣은 봉투를 찍어 보낸다.

임 목사는 “매일 아침마다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고 기도하며 결정한다”며 “다행히 교인분들이 좋아하시고 크게 호응해 주셔서 보람을 느끼고, 더 좋은 재료와 방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목사님, 교회 다닐래요”

20년간 매일 아침마다 말씀카드를 보내면서 경험했던 간증도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한 청년의 고백이었다.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지 않은 청년이었는데 임 목사가 보낸 말씀카드를 읽으면서 다시 교회로 돌아온 것이다.

임 목사는 “엔도 슈사쿠의 『침묵』에 나온 예수님의 말씀을 보냈는데 많이 힘든 가운데 그분이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다”며 “부족한 종의 작은 일을 통해 영혼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말씀카드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에게는 전도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임 목사가 직접 제작한 캘리그라프 뒷면에 교회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 전도용지나 명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는 “목회자들에게도 명함이 필요할 때가 많은데 선교차원에서 지방회 내 목사님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큰 재정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전도용으로도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선한 영향력에 감사·책으로 출판 예정”

임재규 목사는 자신의 캘리그라피가 다양하게 사용되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모은 작품들을 책으로도 발간할 계획이다.

임 목사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예술적인 은사를 주셨고 제 목회에도 적용하고 다른 분들도 도울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며 “그동안 제작한 작품이 1,000점을 훌쩍 넘겼는데 이제는 책으로 제작해 출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접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는 일도 꼭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때로는 짧은 그림이나 글귀가 감동을 주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때가 있다”며 “저에게 허락하신 사역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고백했다. 임재규 목사의 작품들은 그의 카카오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재규 목사
임재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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