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나누는 찐한 사랑 실천”
32살 교회에서 처음 헌혈…23년간 총 500회 헌혈 달성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수상…70세까지 800회 헌혈 목표

헌혈왕 김영기 목사(세종 즐거운교회)가 헌혈 500회를 달성했다. 사진은 헌혈증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한 김영기 목사.
헌혈왕 김영기 목사(세종 즐거운교회)가 헌혈 500회를 달성했다. 사진은 헌혈증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한 김영기 목사.

“헌혈은 이웃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예수님 사랑 나누는 것도 헌혈 만한 게 없어요. 올해 사순절 기간 헌혈 500회를 달성한 성결인이 있어 주목된다.

대한적십자사 헌혈 명예의 전당에 오른 김영기 목사(즐거운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김 목사는 32살에 처음 헌혈을 시작해 올해로 23년째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생명’을 나누는 헌혈을 이어오고 있다.

“헌혈은 이제 제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 되었어요. 헌혈하러 가는 길이 얼마나 즐겁고 기쁜지 몰라요. 그저 피 조금 뽑는 것으로 예수님 사랑을 나누고 생명도 살릴 수 있다는게 얼마나 매력적이에요.”

헌혈, 1999년 시작해 23년간 계속

김 목사의 헌혈 인생은 부목사 시절, 한 성도의 꾸준한 헌혈 봉사를 접하며 시작됐다. “청년부 부목사 시절인데, 청년부장 장로님이 ‘RH-’로 희귀혈액형으로 당시 99번째 헌혈을 했다는걸 알게 됐어요. 헌혈하라면 귀찮게만 생각하던 때였는데 내심 충격을 받았어요.

마침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 있어서 1999년 추수감사주일에 헌혈 버스를 불러 교회 청년들과 함께 이웃돕기 헌혈을 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달 2번씩 헌혈하고 있어요.”

김 목사는 이때 난생 처음 헌혈을 하고 이전에 모르던 새로운 인생에 발을 들어놓게 되었다. "내 피를 조금만 내어주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감격은 꼭 예수님의 사랑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듯한 기쁨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매달 2번씩 '성분 헌혈’ 실천

1999년 헌혈을 시작한 김 목사는 처음에는 혈액 성분 전체를 채취하는 ‘전혈’로 시작해 한해동안 10번을 채우지 못했다. 전혈의 경우 최소 8주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에는 혈액 내 필요한 성분(혈장, 혈소판 등)만 채취해 회복이 빠른 ‘성분헌혈’로 바꿔 헌혈 횟수를 늘렸다. 성분헌혈은 2주에 한번씩 한달에 2회 헌혈이 가능하다.

이후 김 목사는 매달 2번씩 성분 헌혈을 해 지난 3월 31일 헌혈 500회를 달성했다. 국내 전체 헌혈자 중 36번째 기록이다. 충남, 세종 지역에서는 3번째라고 했다. 앞서 김 목사는 2019년 헌혈 400회 이상 달성한 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고, 적십자 봉사활동으로 대전 동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헌혈 봉사 동력은 ‘예수 사랑 나눔’ 22년을 한결같이 500회 헌혈을 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김영기 목사는 “강력한 동기부여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헌혈을 시작한 후 헌혈이야말로,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닮은 행위임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심으로 우리를 살리신 것처럼 나의 피를 이웃을 위해 나눠주자. 그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확신하고 지금껏 최선을 다해 헌혈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주셨으니 생명나눔 실천

헌혈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담보되어야 한다. 김 목사는 “제가 500번이나 헌혈했다는 것 자체가 건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하나님이 얼마나 저를 건강하게 하셨는지 아무리 헌혈해도 한번 어지럽지도 않아요. 저는 헌혈 체질이에요. 체질!”이라고 하며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물론 헌혈을 500번이나 하기까지 고비도 있었다. 몇 년 전에는 교단 목회자축구대회에서 무릎근육이 파열되어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 잠시 헌혈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수술 후 헌혈이 가능한 날짜를 계산해 그날이 되자마자 헌혈의 집으로 달려갈 정도로 헌혈을 향한 그의 열정도 뜨겁다. 각종 통증으로 진통제를 먹어야 할 때 김 목사는 먼저 헌혈을 한 후에 약을 먹을 정도로 철저히 몸 관리를 하고 있다. 헌혈에 대한 ‘오해’ 안타까워 그는 이처럼 헌혈에 열정적인데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무관심하거나 오해를 갖는 부분은 안타깝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혈액 보유량은 계속 부족한 상황인데 코로나에 걸려서 못하고, 코로나에 걸릴까봐 못하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더 안타까운 상황이 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상황에도 헌혈을 계속한다고 그러면 주변에서 걱정을 하기도 해요. 헌혈하다가 병에 걸리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수혈하는 곳은 위생과 방역이 철저하고, 혈액 관리도 철저하니깐 걱정할 것 전혀 없어요. 기억할 것은 하나. 내 작은 실천이 진짜 생명을 살린다는 점이에요.”

사진=김영기 목사 제공
사진=김영기 목사 제공

 

적십자 자원봉사로 섬김 확대

헌혈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김 목사의 선행은 비단 헌혈뿐만이 아니다. 2016년부터는 적십자봉사회에 가입해 마을청소, 자원봉사자 리더교육, 어려운 이웃에 구제품을 전달하는 ‘희망풍차’ 봉사도 참여하고 있다.

김 목사는 “어느 날 헌혈이 너무 쉬운 사랑나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몸으로도 봉사해야겠다 싶어서 적십자봉사회에 가입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70세까지 헌혈 800번 이상 목표 김 목사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70세까지 헌혈을 할 수 있거든요. 더 이상 헌혈을 못하는 그날까지, 800번 이상 꾸준히 헌혈하는 것을 목표로 묵묵히 헌혈 봉사를 계속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성결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헌혈, 어렵지 않습니다. 헌혈은 이웃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지금,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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